제1장. 형 독서모임 한번 와볼래요?
형 독서모임 한번 와볼래요?
같은 도장을 다니고 있던 동생 L이 갑자기 나에게 독서모임을 추천했다. 책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 녀석이 독서모임이라니. 게다가 나간 지 몇 개월도 안 된 것 같은데 나한테 추천하는 건 또 무슨 생각인가. 달리 생각해 보면 몇 번 안 나갔는데도 나한테 추천할 정도로 너무 좋았던 건가 하는 생각에 어떤 독서모임인지 궁금해졌다. 그래도 친한 동생이 강력 추천하는데 밑져야 본전 아닌가 하고 바로 모임을 신청하고 책을 읽었다.
내가 ‘책 읽는 동네 사람들’에서 시작한 책은 찰스 디킨스의 <두 도시 이야기>였다. 독서모임에서 모임을 하는 방식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두 도시 이야기>는 이 책을 다 같이 읽고 나누고 싶은 이야기를 발제해서 같이 이야기하는 방식이었다. 너무 오래전 모임이라 기억나는 건 ‘최고의 시간이었고 최악의 시간이었다’라는 유명한 첫 문장과 기요틴이 나오고 혁명에 대한 이야기였던 것 같은데…라는 희미한 기억정도일까. 어려운 책이라 읽기는 고됐지만 나와 다른 관점으로 책을 읽는 사람들과의 모임은 신선한 충격이었다. 주말 귀중한 시간을 내가며 모임을 한다니. 이 사람들 책에 참 진심이구나. 뭔가 대단한 매력이 있나 보다 하고 호기심에 모임을 열심히 나갔던 것 같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현재 2024년 나는 독서모임 운영진을 맡고 있다. 2018년부터 모임을 시작했으니 벌써 8년이 흘렀다. 독서모임에서 책의 매력을 찾았기 때문일까. 이제 내 인생은 독서모임을 빼놓고 이야기하기 힘들어졌다. 독서모임에서 만났던 책은 내 가치관이 되었으며, 모임에서 만난 사람들은 내 스승이 되었다. 조금 닭살 돋는 이야기이지만 독서모임이 나를 조금 더 사람답게 만들었다는 생각이 든다. (정말입니다.) 서당개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다던데, 이 정도 시간이면 독서모임에서 있었던 이야기, 내 생각을 정리해서 글로 써보면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어 브런치를 시작하게 되었다.
재밌고 자극적인 콘텐츠들이 늘어가는 요즘 독서인구는 꾸준히 줄어들고 있다. 내 글로 인해 독서와 독서모임에 대한 관심이 늘어났으면 하는 바람은 없고 그냥 재미로 글을 써보려 하니 재미있게 읽어주시면 좋겠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