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간은 새벽이란다

#04.《새벽》

by 서정연


조용합니다. 고요합니다. 밤과 낮, 그리고 그 사이를 메우는 찰나의 새벽.


아이는 아직 새벽을 모릅니다. 배가 고프면 있는 힘껏 얼굴이 새빨개지도록 울어젖히고, 그 비명 같은 신호에 초보 부모는 기저귀를 살피며 서둘러 젖을 물립니다. 눅눅한 기저귀가 서러워서일 때도 있지만, 대부분은 배가 고프거나 졸리다는 이유로 집이 떠나갈 듯 목이 쉬어라 울어댑니다.


그 요란한 생명의 아우성이 한차례 지나가고, 배불리 젖을 먹은 아이를 넘겨받습니다. 트림을 시키는 시간, 아이와 나의 심장을 서로 맞대고 몸을 곧추세워 창밖을 향합니다.


《새벽》한 장면


"이로운, 새벽이야. 저 창밖을 보렴."


이제 막 눈을 뜨기 시작한 세상의 얼굴을 아이에게 보여줍니다. 유리 슐레비츠의 그림책 **《새벽》** 속 장면처럼, 어스름한 빛이 산과 호수를 깨우는 시간입니다.


아, 실바람. 호수가 살며시 몸을 떤다.


아직은 초점이 흐릿한 아이의 눈동자에 이 고요한 새벽빛은 어떻게 담기고 있을까요.


인생은 때로 폭풍우 치듯 시끄럽고 고단하겠지만, 그 소란 뒤에는 반드시 이렇게 평온한 새벽이 찾아온다는 것을 아이가 본능으로 느끼길 바랍니다. 심장을 맞댄 아이의 몸을 통해 전해지는 따스한 온기 속에, 나는 아이에게 인생의 첫 번째 평화를 가르쳐주고 싶습니다. 시끄럽게 울어대던 조금 전의 소동마저도, 이제는 새벽 호수의 물결처럼 잔잔하게 가라앉습니다.


“이로운, 네가 마주할 수만 번의 새벽이 오늘처럼 늘 경이롭기를.”




아이는 자라고, 삶을 다시 읽습니다.



[함께 읽은 그림책] 《새벽》 | 유리 슐레비츠(글/그림) | 시공주니어


글 | 서정연 아이가 자라는 찰나를 지켜보며, 그림책 속에서 삶의 물결을 발견하고 기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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