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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희크 Mar 21. 2016

경쟁을 안하고 살 수 있다는 것

일과 사랑에 빠지고도 행복한 지금

나는 지금 협동조합 형식의 카페에서 일을 한다. 

매번 사람들을 만나고 또는 여행을 가서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나는 자랑을 하게 된다. 

내가 지금 얼마나 좋은지, 내가 일을 하면서 어떤 행복을 느끼는지. 


돈을 많이 받는 것도 아니고 열정노동하면서 괜찮다 괜찮다 자기 암시를 거는 것도 아니다. 

가끔 욱하고 가끔 때려칠까 하고 가끔 너무 좋아 죽겠다. 무슨 연애하는 것과 비슷하다. 

협동조합이나 사회적 경제 관련 일도 경쟁하는 이들도 있고 더 빛나고 싶어 '내가 ***다!' 라고 외치고 싶어하는 사람도 여전히 많다. 


나는 사회적 경제나 협동조합이 아니라 내가 일하는 ' 이 곳'의 신기함을 말하고 싶은 거다. 

같이 일하는 사람들은 톡톡 튄다기보다 조용하고 일의 빠른 진행속도보다는 모두가 다 이해하고 모두가 다 오케이를 하는 것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리고 일보다 그 일을 하는 사람의 마음을 더 알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고 행동한다. 그래서 늘 이 곳에서는 '마음 나누기'라는 게 제일 중요하다. 

일생을 나만의 것 찾기 남보다 잘나거나 아니면 독특하고 유니크한 무언가가 되기를 열망하며 살아온 나에게 이 곳 분위기는 처음에 지루했다. 그런데 그 지루함이 지금은 너무나 소중하고 감사하고 나를 변화시켜줘서 행복한 것이 되었다는 게 신기할 뿐. 


사람들은 지금의 내게 진짜 그렇게 살 수 있어? 라고 묻는데 이건 살아봐야 아는 것. 길을 아는 것과 걷는 것의 차이는 너무 크다는 것을..나도 서른 넘어서야 알았다. 


여전히 흔들리며 걷지만 내가 걷는 이 길은 정말로 서로 어떻게 사는지, 카드값은 내는지, 앞으로 어떻게 살고 싶은지, 연애는 어떤지 걱정하고 해나갈 방법을 서로 찾으면서 가는 그런 길이다. 지금 내가 얼마나 괜찮은지 사진이나 글로 자랑할 일도 없다. 

경쟁에서 비켜나도, 그 롤러코스터에서 내려도 길은 있다는 것. 이제는 함께 할 사람들 나처럼 불안하거나 이거 좀 아닌데 싶은 사람들을 찾고 만나고 싶고 그렇다. 이런 마음을 가지게 된 것도 감사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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