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님은 여행을 가시면 꼭 특산물을 사 오신다.
지난번엔 백령도에 가서 '까나리'를 사 오셨다. 김치를 담글 때 사용하는 액젓으로 알고 있었는데 실물은 처음이었다. 멸치보다 길쭉하고 살이 은근 통통했다. 조림으로 만들어 반찬통으로 하나 주셨는데, 생각보다 고소하고 맛이 좋아서 한동안 식탁에 자리를 차지했다.
평소에도 종종 특별한 소비를 즐기신다. 처음 보는 패턴의 잠옷일 때도 있고, 색다른 간식거리일 때도 있다. 새롭고 특이한 걸 좋아하시나 보다 했는데 그게 다가 아니었다.
오랜만에 찾아간 시댁에서 어머님과 식탁에 앉아 믹스커피를 마시는 중이었다. 일상적인 대화를 나누던 중 대뜸 이렇게 말씀하셨다.
"한 번씩 50%가 되나 점검을 해봐야 되니라."
"네?"
"행복하게 살고 있는지 아닌지 말이다. 안 되믄 좀 채워야 되는 기고, 넘으믄 괜찮은기라."
100%는 바라지 않은지 오래다. 절반도 꽤 어렵고, 찾아보면 이미 감사한 것들도 많으니까. 까나리조림처럼, 삶에선 나를 위한 소소한 하나가 높은 점수를 차지하는 게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