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이른 아침, 엄마에게 전화가 왔다. 많이 아프시다.
계획했던 게으름을 취소하고 대신 흰 죽을 끓였다. 잠깐 식혔다가 얼른 사각용기에 담았다. 집에 가져다 드리고 돌아오는 길, 집에서 기다리는 가족들에게 줄 빵을 사기로 했다.
고소한 이른 아침의 빵집, 손님은 없지만 갓 나온 빵들이 채워져 가는 시간이다. 윤기가 흐르는 빵들은 전부 맛있어 보였다. 포장도 하지 못하고 식힘망 위에 올려둔 것들도 많았다.
대학 때 했던 아르바이트가 떠올랐다.
아직 가게의 문을 열기 전, 제빵사 분들이 가져다 주신 오븐 팬 위의 빵들은 늘 먹음직스러웠다. 특히 치즈가 흘러내리는 피자빵이나 윤기가 흐르는 소시지빵은 내가 좋아하던 메뉴였다.
오픈 전 정리를 마치면 10분 정도 여유가 있었다. 직원들 중 몇몇은 휴식을 취했다. 나는 그냥 아르바이트생에 별달리 친한 사람도 없었지만 상관없었다.
녹아내리는 치즈가 날 바라보는 듯했다. 결국 풍기는 냄새를 참지 못하고, 내가 일하는 카운터에 첫 손님이 되기로 했다. 따끈한 빵을 한 입 물자, 고소하고 짭짤한 풍미는 상상 이상이었다.
어떤 유명한 빵보다도 갓 나온 빵이 가장 맛있다더니, 사실이었다. 그 뒤로도 종종 빵집의 첫 손님이 되었다.
사회생활을 시작한 후에도 마찬가지였다. 출근길엔 즐거움을 주었고, 때로는 고단한 퇴근길에도 함께했다. 겨우 한 덩어리의 밀가루가 다시 시작할 용기를 주기도, 외로운 시간의 위로가 되기도 한다.
다이어트도 좋고 건강도 챙겨야 하지만, 가끔은 순간의 기쁨을 챙기고 싶다.
아침의 빵집은 언제나 옳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