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이 배우자를 선택할 때 사랑과 더불어 안정감을 고려한다.
사람에 따라 그건 경제적일 수도, 정서적일 수도, 그 외의 다른 것일 수도 있다. 내게는 정서적인 게 중요했다.
돈이야 많이 벌지 못해도 몸만 성하면 어떻게든 살 수 있겠지만, 정서적 안정감이라는 건 훨씬 귀한 느낌이었다. 내 안식처라 여겼고, 잃을 수 없다고 생각했다.
많은 사람들이 그렇듯, 나 역시 배우자가 완전한 안식처가 될 수 없다는 걸 얼마 지나지 않아 깨달았다. 그리고 무던해 보이던 그가 나와 비슷하게 약하다는 걸 뒤늦게 받아들였다.
그에겐 내가 찾던 안정감도, 보듬어야 할 여림도 적당히 큼직하게 자리하고 있었다.
얼마 전 환자복을 입은 그가 생일선물로 준 연양갱이 생각난다. 무심히 건넨 것을 받은 손이 오랜만에 간지러웠다. 여러 가지 일로 흔들리던 마음이 양갱을 쥔 손바닥에 머물렀다.
병원 매점에서 산, 아마 내가 좋아해서 골랐을 그것이 미지근해서 그랬을 것이다. 케이크도 촛불도 없는 생일이 눈물로 끝나지 않은 건 어쩌면 그 덕일지도 모르겠다.
한동안 병원 신세를 지던 그가 완전히 퇴원하자 공허한 마음에 온기가 돌기 시작했다.
안정감이라는 건 꼭 크거나 단단하지 않아도 괜찮은 거였다. 존재만으로도 그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