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한 운동화
언제부턴가 하나의 운동화만 신게 된다.
굉장히 평발이라 오래 걷거나 서 있으면 여간 아픈 게 아니다. 봄, 여름엔 밝은 걸로 하고 추워지면 어두운 것을 신는다. 복장이나 날씨에 상관없이 현관에 놓인 하나의 신발이 자연스레 편안하다. 문을 나서기 전 어떤 고민도 없이 스쳐갈 수 있어서 좋다.
그래도 사기 전엔 신중한 편이다. 밑창이 적당히 푹신한지, 내부는 널찍해 조이지 않는지 후기를 꼼꼼히 살피거나 신어보거나 한다. 그렇게 고른 것을 한참 신다 덥거나 추울 때쯤 살펴보면 밑창이 많이 닳아 있다. 잘 신었다는 증표 같아 맘 편히 다른 것을 찾는다.
누가 어찌 보든 개의치 않게 되는 게 싫지 않고 반가워진다. 유행은 몰라도 아무 가방에 부스스한 머리라도 편한 운동화 하나만큼은 세심히 고르는 내가 좋아진다. 거울 속 세월보다 초롱한 눈빛이나 올라간 입매가 보이는 아침이면 완벽한 시작이다. 편한 운동화처럼 하나로 충분한 게 늘어가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