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의 문제

아는 맛의 진리

by 여지나


기대를 자주 하는 편이다. 맛집을 가기 전엔 일부러 별로일 거라 생각할 때도 있다. 얼마나 맛있을까 상상하다 갑자기 훅 떨어지는 느낌이 싫다.


첫 연애도 무척 기대했다. 남자친구의 행동이 상상했던 반응과 다를 때면 내가 느끼는 실망의 크기가 버거웠다. 그에게 '이젠 기대하지 않을게.'라며 생채기를 내기도 했다.


문제는 종종 다짐하기를 잊는다는 것이다. 깜박하고 기대하고 실망하고. 인간은 왜 이렇게 어리석을까. 별일도 아닌데 실망하는 내 모습이 싫다.


'아는 맛'이 무섭다고 했던가. 매일 먹어도 맛있는 게 진짜라면 내가 좋아하는 라면 한 종류랑, 매일 만나도 싫지 않은 사람이랑, 제일 편한 우리 집. 그런 게 더 좋아지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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