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 2개월 차의 소년이 본 한국사회
일본에 온 지 벌써 63일이 지났다.
생각해보면 눈 깜짝할 사이에 2개월이라는 시간이 흐른 것 같다. 2개월 동안 정말 많은 일이 있었다. 함께 웃고 떠들고, 때로는 혼자서 여러 일들을 해보곤 했다. 그 과정에서 수많은 인연이 생겨났다. 놀랍게도 일본 사람과의 인연만이 아니라 베트남, 필리핀, 대만, 프랑스 사람과도 친구가 될 수 있었다. 덕분에 한국에서만 살던 나의 세계관을 훨씬 넓혀주는 계기가 되었다.
그걸 느낀 건 몇일 전의 일이었다.
아는 후배와 전화를 하게 되었는데, 그때 일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그리고 한국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불과 3개월조차 되지 않았는데 이렇게 나와 생각이 많이 다르구나를 깨달았다.
이번 글은 한국이라는 세계관에서 사는 사람들은 당연하게 느낄 것 중에 하나를 깨부수려는 내용이다.
물론, 지금부터 이야기하려는 한국의 사고관이 나쁜 게 아니다.
이를 통해서 우리는 엄청나게 성장과 진화를 할 수 있었다고 본다. 다만, 내가 이야기하고 싶은 점은 이걸 당연하게 생각하기보다는 한 번쯤 이게 옳은가에 대한 의문을 스스로 던져봤으면 한다는 것이다. 나는 행복론 자라서 결국 인생의 최종 목표는 행복이라 생각한다. 과연 내가 지금부터 부술 사고관이 여러분의 목표나 행복을 위해서 정말 필요한 것인지 생각해봤으면 한다.
그럼 본격적인 내용을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내가 많은 사람들과 접하고, 다른 나라 사람들을 보면서 생각한 것.
한국 사회의 강점이자 어찌 보면 양날의 검이 되는 것.
그것은 바로 “이것”이다.
타인과 자신에 대한 의식
어디선가 들어본 내용인 듯해서 김이 빠졌을까?
나는 현재 대학생인데, 그곳의 사람들을 관찰해보면 공통점이 보인다. 바로 “한국인 패치(내가 지었다.ㅎ)”라고 하는 한국식 패션과 헤어 스타일을 모두가 한다. 예를 들어서 남자라면 애즈 펌을 하고 유튜버들이 추천한 신발과 옷을 입고 다닌다는 것이다. 덕분에 한국의 패션이나 스타일은 다른 나라에서도 모두 좋다고 인정받는다.
“한국인 패치” 덕분에 평균적인 한국 스타일의 수준이 올라갔다는 점은 정말로 좋은 일이다.
그런데 다시 한번 생각해보자.
이 “한국인 패치”는 도대체 왜 생긴 걸까?
나는 그 이유 중에서 가장 큰 게 “과도한 타인과 자신을 의식하는 것”인 듯하다.
한국은 엄청나게 좁은 나라다.
지금은 과거보다는 스마트폰이나 코로나 덕분에 다른 사람과 만나는 게 적어졌다고는 하나, 그럼에도 우리는 집단의 중요성을 무의식적으로 알고 있는 민족이다. 그렇다 보니 집단에서 벗어난 행동을 하면 안 되고, 그 과정에서 다른 사람의 의식을 더더욱 신경 쓰는 거라고 생각한다.
내가 왜 이런 생각을 하게 됐냐면, 일본의 길거리에 있는 사람들과 새롭게 사귄 서양 친구들 때문이다.
여기에 있는 사람들은 조금 더 자신에게 자유롭다.
그리고 타인에 대해 그렇게 관심이 없다.
나도 한국 사람에 비해 다른 사람을 신경 쓰지 않는 게 강한 편인데, 그럼에도 한국인이기에 나름의 신경을 쓴다. 하지만 여기서는 정말로 신경 쓰지 않는다. 만약 누군가가 괴상하다고 느낄 정도의 패션을 한다고 해도 그다지 신경 쓰지 않는다. 나의 경우, 처음 봤을 때 무의식적으로 그 사람에 대해 판단을 해버렸지만 외국인들은 정말로 그저 그렇게 생각한다. 이기적이라기보다는 다른 사람에게 그렇게까지 간섭이나 훈수를 두려는 습관이 없다는 느낌이다.
나도 사람들의 눈을 신경쓰기에 이미 “한국인 패치”를 해버린 사람이기에, 외국에서 만난 친구들을 보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다.
나는 내가 만족하는 선에서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는다. 패션이나 외형에서 말이다.
다만, 그럼에도 가끔씩 자신의 부족한 점을 자꾸만 떠올리곤 한다.
머릿속으로는 나는 지금 이대로의 모습도 충분히 매력적인 사람이라는 걸 알고 있어도 말이다.
우리는 모두가 알고 있다. 인간은 절대 완벽할 수 없고, 완벽한 존재가 아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더 나아지기 위해 나아간다. 절대 완벽해질 수는 없지만 말이다. 우리는 스스로도 모르는 사이 “완벽에 얼마나 가까운가”라는 잣대를 다른 사람에게 가져다 댄다. 만약, 처음부터 어느 정도 갖추어진 사람이고 나아갈 수 있을 만큼의 모든 게 준비된 사람이라면 괜찮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그렇게 강하고, 멋진 사람인 게 아니다.
우리는 항상 ‘흔들리는 추’ 같은 존재다.
어떤 때는 긍정적이었다가 어떤 때는 부정적이게 되고, 어떤 때는 기분 좋았다가, 어떤 때는 기분이 나빠진다. 그 사이에서 ‘완벽’이라는 정지 상태를 원하지만 그런 건 존재하지도 않고, 할 수도 없다. 만약 그런 게 가능하다면 그건 인간이 아니라 신인류 같은 것이지 않을까?
나에게 있어서는 “행복” 혹은 타인에게 있어서는 “다른 목표”를 향해 단지 매일 움직이는 존재에 지나지 않는다. 그런데 굳이 ‘높은 기준’을 가지고 상대를 바라볼 필요는 없다. 사람을 그대로 봐주기만 해도 이미 그 사람은 어떤 부분에선 멋진 사람일 테니 말이다.
이 글을 읽으며, 무언가를 향하려는 당신도 마찬가지다.
이미 멋진 사람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