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 팀에 소위 말해 ‘빌런’이라고 불리는 직원이 있었다.
그는 팀장을 퇴사하게 만든 데 이어 팀원까지 회사를 떠나게 했다.
감정 기복이 심하고, 사소한 일에도 언성을 높여 팀 분위기를 살얼음판으로 만드는 사람이었다.
처음엔 ‘나와는 상관없다’고 생각했지만, 어느 날 신규 채널 TF에서 그와 함께 일하게 되었다.
실제로 같이 일해보니 소문만큼 험악하진 않았다.
그러나 제품 출시 직전, 디자인 문제가 생겨 거래처 입점 일정이 어긋날 위기가 닥쳤다.
그때 그는 메신저로 온갖 욕설과 비아냥을 쏟아냈다. 순간 욱했지만 곧 생각했다.
‘여기서 감정 싸움 해봤자 얻는 건 없다.’
나는 현재 문제를 요약해 줬고, 디자인 일정을 당길 수 있는지 확인해 보겠다고 답하며 대화를 끝냈다.
그는 마지막에 “대리님 잘못 아니니 너무 신경 쓰지 마세요^^”라는
상황과 맥락에 전혀 맞지 않는 말을 했다. 심히 당황스러웠다.
그 후에도 그는 종종 회사 욕을 하거나, “다들 비협조적이다”라며 비아냥을 섞었다.
나는 그때마다 이렇게 대응했다.
1. 영혼 없는 공감 - “그렇죠, 여기가 체계가 없는 것 같긴 해요.”
2. 업무 대화로 전환 - “확인해 보고 말씀드릴게요.”, “자료 업데이트해서 메일 드리겠습니다.”
3. 공적 기록 우선 - 메일·메신저로 정리, 전화는 최소화. 퇴근 후 전화는 받지 않았다.
그렇게 필요 이상의 친분을 쌓지 않은 채 업무적으로만 협력했다.
그런데 겉으로 갈등이 보이지 않으니, 주변에선 오해가 생겼다.
“둘이 베프 아니냐?”는 말까지 돌았다.
결과적으로 소모적 싸움에 휘말리지 않고, TF에 성과까지 낼 수 있었다.
빌런을 대하는 방법은 단순했다.
맞서 싸우지 않고, 무대응과 거리 두기로 에너지를 아끼는 것.
혹시 지금 빌런 같은 동료 때문에 지쳐 있다면, 이렇게 시도해 보기를 권하고 싶다.
· 욕설·비아냥에 즉각 반응하지 않는다.
어쨌든 일을 하기 위해 이 사람과 소통하고 있다는 사실을 스스로에게 계속 상기시킨다.
· 최소한의 공감 후, 곧바로 업무 대화로 전환한다.
· 구두 대화 보다 메신저 같은 기록을 남긴다.
· 퇴근 이후 전화는 받지 않아도 된다. 정말 긴급한 상황이 아니라면.
빌런을 상대하는 기술은, 의외로 아무 기술도 쓰지 않는 데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