싹수없는 메일 한 통으로 배운 자기 통제의 중요성

감정에 끌리지 않고 태도를 선택하는 법

by 감정 쓰는 직장인

분노를 일으킨 메일 한 통

제품 리뉴얼 과정 중 파악한 원가 차이가 이해되질 않았다.
같은 조건으로 두 가지 맛을 요청했는데, 하나는 20원, 다른 하나는 3원 차이였다.
이유가 궁금해 거래처(제조원) 영업사원에게 문의 메일을 보냈다.

돌아온 회신은 싸가지 없었다.

“레시피가 다르니 원가가 다르다, 그건 당연히 알 거라 생각했다.”

이전부터 문자든 메일이든, 묘하게 사람 신경을 긁는 표현을 쓰던 사람이었다.
잔잔히 쌓였던 불쾌감이 그날 폭발했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예의 없는 태도엔 같은 태도로 맞서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분노에 찬 메일을 쓰던 순간, 손가락이 키보드 위에서 멈췄다.

화를 내는 게 문제 해결에 도움이 안 된다는 걸 알고 있었다.
결국 이렇게 썼다.

“빠른 피드백 주셔서 감사합니다.
다만 한 가지 확인이 필요합니다…”

ChatGPT Image 2025년 10월 8일 오전 10_17_57.png


감사할 일은 없었지만

사실 거래처에서 온 회신은 느렸고, 감사할 일도 없었다.
그럼에도 ‘감사합니다’로 시작했다.

그리고 놀랍게도, 상황은 그 순간부터 풀리기 시작했다.

상대는 본인 답변의 한계를 인정했고,
제품 담당 연구원을 통해 구체적인 설명을 내놓았다.

이야기는 감정전이 아니라 실무로 옮겨갔다.
최악으로 치달을 뻔한 일이 하루 만에 마무리됐다.


현실 버전의 끌어당김의 법칙

예전엔 생각했다.
감사할 일이 생겨야 감사할 수 있고,
기분 좋은 일이 있어야 웃을 수 있다고.

그런데 이번엔 반대였다.

감정을 선택했더니 그에 맞는 결과가 따라왔다.
감사할 일이 없었는데 “감사합니다”라고 말하자,
진짜로 감사할 일이 생겼다.

이를 통해 허상이 아닐까 생각했던 ‘끌어당김의 법칙’을 현실에서 겪었다.

감정이 원인을 만들고, 태도가 결과를 끌어당긴다.
우리가 고마움을 느껴서 감사하는 게 아니라,
감사하는 태도를 선택했기 때문에 고마운 일이 따라오는 것.


감정을 담지 않는다는 것

메일에 감정을 담지 않는 건 차가운 태도가 아니다.
내가 지켜야 할 에너지의 경계를 세우는 일이다.
그래야 일을 망치지 않고, 나를 망치지도 않는다.

결국 이 일로 나는 두 가지를 배웠다.

첫째, 싸가지 없는 사람 때문에 화내는 건 결국 나한테 손해다.
둘째, 감사는 감정이 아니라 전략이다.
감정을 억지로 바꾸지 않아도, 태도를 바꾸면 결과는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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