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곤한 싸움보다 중요한 건 ‘내 평온’이었다
직장 생활하다 보면 원치 않게 실수를 할 때가 있다.
그날도 그랬다.
내부 영업 담당에게 파일을 보낸 후에야,
파일명을 수정하지 않았다는 걸 깨달았다.
급히 메일을 회수하고 올바른 파일명으로 다시 보냈다.
어차피 파일 내용은 같았기에, 문제 될 일은 아닐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상대방은 이미 이전 메일을 읽은 상태였다.
둘 중 어떤 것이 맞는 건지 물었고,
나는 두 번째 보낸 게 최종본이고
메일을 회수했기에 혼동 없을 줄 알았다고 설명했다.
상대는 쉽게 납득하지 않았다.
그는 그날 바로 확인하고 싶었지만
퇴근 시간 이후라 나를 배려해 연락을 미뤘다며,
잘못된 파일을 거래처에 보낼 경우의 신뢰 문제,
그리고 내 예의 없는 소통 방식을 지적했다.
파일을 공유폴더에 올리고 나서,
‘올렸다는 말’을 따로 하지 않았다고 또 문제 삼았다.
처음엔 억울해서 끝까지 해명하는 게 옳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대화를 이어가다 보니,
파일명 하나로 이렇게 길게 언쟁을 해야 하나 싶었다.
이 사람은 논리를 듣고 싶은 게 아니었다.
그냥 자신이 납득할 만한 방식의 ‘사과’를 원하고 있었다.
그때 한 번 더 확인사살 할 수 있었다.
그가 회사에서 다들 인정하는 지랄 맞은 성격의 소유자라는 걸.
괜히 이 사람과 엮이면 피곤해진다는 걸 알았기에,
그냥 숙이고 들어갔다.
상대가 듣고 싶은 말을 해주었다.
앞으로 이런 일을 반복히지 않게 주의하겠다고도 덧붙였다.
그제야 대화가 끝났다.
회사에는 언제나 나를 불편하게 하는 사람이 한 명쯤 있다.
상대가 내 말을 듣지 않는다고 느껴질 때,
굳이 끝까지 설득하지 않아도 되는 순간이 있다.
그럴 땐, 상대가 원하는 말을 해주는 게
결국 나를 지키는 방법이기도 하다.
상대가 나를 업무 기본도 안 된 사람이라 말할 수도 있다.
그래도 그게 팩트는 아니다.
중요한 건 나를 오래 보고 판단하는 사람들이다.
하루의 언쟁보다, 매일 쌓아가는 신뢰가 더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