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례한 한 마디에 휘둘리지 않는 방법

다짜고짜 경고부터 날리던 타 부서 팀장

by 감정 쓰는 직장인

어딜 가나 첫 만남부터 상대를 불편하게 만드는 사람이 있다.

그 팀장이 그랬다.


이직 후 신규 입사자 OJT 중,

우리에게 먼저 자기소개를 해보라고 했다.

나는 옆에 앉은 동기에게 먼저 하라고 손짓을 했고, 그걸 본 팀장은 이렇게 말했다.

“왜 남한테 떠미세요? 원래 본인 먼저 시키려 했는데. 뭐, 그럼 나부터 할게요.”

속으로 생각했다.

‘그럴 거였으면 왜 시킨 거지?’


그 팀장은 굳이 본인이 석사 졸업한 학교를 언급했고,

내가 듣기엔 학벌에 대한 묘한 우쭐함이 느껴졌다.

자기가 이 회사에서 제일 이상한 사람이라며, 나머지는 다 좋은 사람들이라고 했다.

일만 잘하면 본인과 부딪힐 일은 없다고도 했다.

처음엔 ‘이 분도 특이한 캐릭터다...뭐, 일 잘하면 된다고 하니 괜찮겠지’ 싶었다.


그리고 다른 입사자의 경력을 듣더니,

“경력이 너무 괜찮네요. 그쪽 팀장 밑에서 배우면 멋지게 성장할 것 같아요.”

칭찬을 쏟아냈다.

그걸 들으며 생각했다.

‘내가 좀 오해했나? 칭찬은 잘하는 사람 같네.’

하지만 착각이었다.


내 소개를 듣더니 갑자기 분위기가 바뀌었다.

“회사를 꽤 많이 옮겨 다녔네요.

저도 여기 오기까지 여러 군데 거쳤지만, 이젠 그만 옮겨야죠.

앞으로 더 이상의 이직은 없어야겠습니다.

꼭 무슨 교관 같았다.

'당신이 여기 대표라도 되세요?'라는 생각과

무례하다 싶었지만 그냥 넘겼다.


그 후로도 자잘한 불편함이 계속 이어졌다.

어느 날은 오프라인 매장 지원을 나간 날이었다.

1.5층에 있는 화장실을 다녀온 뒤, 입구 쪽에서 그 팀장을 마주쳤다.

인사했더니, 정색하며 말했다.

“방금 화장실 다녀온 거 너지? 문 안 닫았잖아. 가서 닫고 와.”

말투도, 손짓도 기분이 몹시 나빴다.

‘그냥 이상한 사람이려니’ 하고 넘겼다.

또 하루는, 시식용 그릇 하나가 싱크대 안에서 깨졌는데, 그걸 보고는 이렇게 말했다.

“너 아까도 그러더니 또 그러니? 가만히 있지 말고 빨리 A4용지 가져와서 싸서 버려.”

첫 번째는 그냥 손에서 놓쳐 떨어진 거였고, 이건 두 번째 실수였다.

그런데 마치 내가 계속 그릇을 깨는 사람처럼 몰아붙이는 게 억울했다.


또 다른 날. 회사 탕비실에서 나와 팀원 한 명, 그리고 그 팀장까지 셋이서 밥을 먹고 있었다.

나는 식사를 다 끝내지 않은 상태였고,

나머지 둘은 거의 다 먹어가고 있었다.

그런데 팀장이 나만 빼고 팀원에게 말했다.

“지수야, 우리 커피 사러 나가자.”

그 말 한마디에 묘하게 소외감이 밀려왔다.

‘내가 뭐 그렇게 미운 짓을 했나?’ 싶었다.


심리상담 받을 때 이 얘기를 했다.

의사는 이렇게 설명했다.

"그렇게 타박하는 말투는 마치 엄마 잔소리처럼 그 사람의 말버릇일 수 있어요.
커피 사러 나가자고 하며 민연님만 빼놓은 건,
아직 민연님을 공동체의 일원으로 완전히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신호일 거에요.
그 사람은 앞으로도 계속 그렇게 굴 테니, 신경 끄고 거리 두는 것이 본인에게 이롭겠어요."


그 말을 듣고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내가 이상한 게 아니었구나.

앞으론 타인의 이상한 말과 행동에 나를 끼워넣어 원인을 찾지 말자.


이상한 사람은 어디에나 있다.

내가 해야 할 일은, 그런 사람에게 휘둘리지 않고

거리 둔 채 나를 지키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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