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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ragrant lulu Jan 20. 2024

흐린 날엔 묵직함

feat. 커피 바디감

2024년 1월 20일. 토요일. 흐림. 비 올 예정.


오래된 커피를 내린다. 로스팅 날짜는 1월 1일.

가늘게 갈아서, 칼리타 드리퍼에 넣는다. 2번만 사알짝 흔든다.

적당한 줄기로 물을 붓는다. 적당한 속도로 왔다 갔다 한다. 2차까지만.

두 사람이 먹기에 적당한 양이 나왔다. 원두는 두 스푼, 커피는 220ml.


씨간장 같은 색깔이 비친다. 진하다.

잘 익은 자두의 맛이 난다. 묵직하다.

숙성된 적포도의 향미가 나온다. 성숙하다.

꽃이 다발로 피어 있는 향이 느껴진다. 만개하다. 

오래된 와인을 목으로 넘기는 것 같다. 중후하다.


으으음.

원액을 그대로 마셔도 적당히 진해서 조오타.

오늘의 커피는 무겁게 찌푸린 구름의 뉘앙스다.


묵직한 바디감.

저기압의 날씨에는 이런 커피를 마신다.


흐릿한 기분이 차츰 걷힌다.

찌뿌둥 머리는 조금 개운타.


오래된, 무거운, 어두운, 흐릿한.

날씨와 커피는 궁합을 이룬다.




cloudy and coffee




기분은 날씨에 영향을 받습니다.

신체 에너지도 그렇습니다.

비가 오려면 확 쏟아질 것이지,

끄물끄물한 하늘이 저를 불편하게 하네요.

두통을 머금고 글과 그림을 해 봤는데요.

머리가 깔끔하지는 않습니다.

모쪼록 주말 잘 보내시기 바랍니다.

마음만은 뽀송뽀송하세요~

오늘도 행복을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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