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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욱 Jan 08. 2018

구름 저 너머를 상상하는 상상력

희한하게도 그런 경험은 은근한 위안이 된다

구름 위를 비행하는 일은 늘 가 본 적 없는 어느 극지대의 빙하 위를 상상하게 한다. 기체 밑에 떠 있는 조각조각난 구름들은 기체로 이루어진 빙하처럼 보인다.


구름은 부드러워 보이지만 실은 그 안에 불안정한 대기를 품고 있다. 비행기가 구름을 뚫고 창밖이 온통 사우나 속 수증기처럼 뿌연 기체로 가득해지면, 기체는 언제 평온했냐는 듯이 소리를 내며 덜컹거리곤 한다.


그 불안정한 대기로 가득한 구름을 뚫고 마침내 지상에 가까워져 오면, 세상은 온통 잿빛이다. 방금 전까지 선명하게 맑고 화창했던 구름 뒤의 세상과는 다른 지상의 세계인 것이다. 지상과 하늘을 가르는 거대한 구름의 층. 희한하게도 그런 경험은 은근한 위안이 된다. 아, 구름이 가득할 때에도 저 너머는 내가 보지 못하는 푸름이 있겠구나, 하고. 지상에서도 구름 저 너머를 상상할 수 있는 상상력이 생겨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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