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드 Sherlock의 Speedy's를 가다
영국으로 여행하기로 결심한 뒤, 나는 영국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들이 무엇인지 생각해봤다. 여러가지 이미지들이 머릿속에 떠올랐지만 그 중 단연 첫 번째로 떠오른 것은 바로 '셜록홈즈'였다. 그리고 셜록홈즈를 떠올리니 영국드라마로 재탄생되어 나온 '셜록(Sherlock)'이 뒤이어 떠올랐다.
영드 셜록은 아서 코난도일의 원작소설 셜록홈즈를 현대적으로 무척 잘 재해석해낸 것으로 정평이 나 있는 드라마이다. 원작 소설인 셜록홈즈의 팬들이 원하는 부분을 충분히 충족시켜주면서도 세세한 디테일을 현대적으로 아주 잘 살린, 그야말로 셜록홈즈 덕후들을 열광하게 만든 드라마라고 할 수 있다. 덕분에 우리나라 뿐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많은 팬을 보유한 인기드라마가 되었다. 뿐만 아니라 베네딕트 컴버배치라는 배우를 우리나라에 알린 결정적인 드라마이기도 했다. 원래도 각종 드라마나 영화 등에 자주 등장하는 배우였지만, 그를 우리나라 뿐 아니라 세계에 각인시킨 작품은 셜록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하기야, 같은 남자임에도 불구하고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연기하는 셜록홈즈는 정말 빠져들 수 밖에 없는 매력이 있다. 중저음의 보이스로 섹시하게 사건 현장을 브리핑하는 모습하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상생활에서는 어딘지 모르게 나사빠진듯한 모습을 보이며 여자들의 모성애를 자극하는 치명적인 매력의 남자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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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영드 셜록의 팬으로써 런던에 갔으면 꼭 들러야한다고 생각했던 곳이 있었는데, 그곳은 바로 드라마에서 셜록과 왓슨의 집으로 나오는 베이커 221B가였다. 실제로 드라마를 촬영했던 집은 베이커가 221B가 아니었지만(실제 221B가에 가면 셜록홈즈 박물관이 있다. 이 박물관에 대한 후기는 나중에 여행기에서 풀도록 하겠다.)셜록의 집 밑에 SPEEDY'S라는 음식점은 실제로 있는 곳이라는 정보를 입수하고 무작정 그 집을 찾아가보기로 했다. Speedy's Sandwich & Bar는 그냥 이름으로 구글맵에 검색하면 바로 떠서 생각보다 찾기 쉬웠다.
드라마에서 셜록은 영국하면 떠오르는 또 하나의 대표적인 교통수단, Black Cab을 주로 타고 다닌다. 이 식당에 도착하니 셜록이 집에서 나오면서 Cab~!을 외치는 장면이 자연스레 내 눈앞에 펼쳐지는 듯 했다.
셜록홈즈하면 많은 사람들이 그의 단짝 왓슨박사를 함께 떠올린다. 배트맨과 로빈, 오성과 한음, 덤앤 더머(?), 톰과 제리(??)처럼말이다. 사실 이런 환상의 궁합을 자랑하는 명콤비는 장르 불문, 시대 불문 현실과 상상속 그 어디든지 존재해왔다. 셜록과 왓슨박사 역시 그런 명콤비에 포함되어도 전혀 손색없을 최고의 추리듀오이자, 서로에게 완벽한 파트너로 알려져왔다.
이 골목길은 당장이라도 눈 앞에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나타나서 Cab!을 외치며 런던 시내를 누비고 살인현장을 둘러볼 것만 같은 분위기였다.(음침했다기 보단 생각보다 차분했다는 표현이 어울린다.)나는 근처를 둘러본 뒤 실제로 이 SPEEDY'S에서 가볍게 식사도 했는데, 이름과는 어울리지 않게 점심즈음 먹었던 잉글리시 브랙퍼스트는 꽤 나쁘지 않은 맛을 보여줬다. 다만, 잉글리시 브랙퍼스트 같은 음식이 영국을 대표하는 음식이라는 점은 역시 말로만 듣던대로 영국의 식문화가 그리 발달하지 않았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 같아 아이러니했다. 스크램블에그와 베이컨, 구운 양송이 버섯 등이 맛 없기도 참 쉽지 않을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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