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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욱 Nov 18. 2019

실현 가능해 보이는 부자들

책 <이웃집 부자들> 리뷰

친한 지인이 책을 냈다. 그렇다. 이건 책 리뷰를 빙자한 홍보이면서도 리뷰이기도 하다. 책의 제목은 <이웃집 부자들>. 이웃집 부자라니...? 빌 게이츠, 워런 버핏과 이재용, 손정의 같은 형들이 내 이웃에 살리는 만무 한데 말이다.


부자라는 존재가 그렇다. 워런 버핏, 빌 게이츠, 이재용, 최태원, 손정의. 나는 저 자리에 명왕성이나 안드로메다 혹은 아이유나 이정재 같은 단어를 집어넣는다고 하더라도 사람들이 크게 다르게 느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부자란 그런 존재다. 저 멀리 있어서 도저히 나와는 가까워질 수 없는 존재. 결코 나를 지칭하는 단어는 될 수 없겠다고 생각되는 그런 단어.


그런데 이 책에 나오는 부자들은 조금 다르다. 책에서 다루는 부자들은 순자산 20~30억 정도 되는 이들이다. 거리를 오며 가며 한 번쯤 봤을 수도 있는 진짜 내 옆에 있는 사람들을 다룬다. 그들은 아침 출근길에 지옥철의 바로 옆에서 함께 몸을 맞대고 있던 사람일 수도, 어느 직장가의 지하 아케이드 옆 테이블에서 점심시간에 함께 백반을 먹던 이들일 수도 있다. 20~30억이면 여전히 큰돈이기는 하지만, 아주 허무맹랑한 수치는 아니다. 빌 게이츠의 자산 1100억 달러(약 128조 4000억 원)는 아예 가늠조차 되지 않는 숫자지만, 그에 비해 20억은 조금 현실적으로 다가온다. 왠지 저 정도 부자라면 나도 할 수 있을 것만 같다(물론 쉽지는 않겠지만).


누구에게나 성공의 경험, 실현 가능한 목표는 삶의 원동력과 일의 추진력을 달아준다. 100억대 부자는 넘사벽 같아도, 20억대의 부자는 어쩐지 조금은 만만해서 충분히 가능할 것도 같다. 책에서도 그런 점을 강조한다. 때문에 수저 계급론에 등장하는 소위 말하는 금수저들의 사례는 없다. 모두 나나 당신 같은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사실 나는 이런 류의 경제경영서를 읽어 본 것이 거이 처음이라고 할 정도로, 재테크나 경제 분야에는 관심도 없고 문외한인 사람이다. 문과 출신의, 경제 경영과는 절대로 친해져 본 적 없는 내게 경제용어와 재테크 용어는 아직도 어렵다. 이번에도 만약 친한 지인의 책이 아니었다면 사보지 않았을 것이 뻔하다.


게다가 나는 소비의 화신이다. 나로 말할 것 같으면 직장 생활 내내 수입의 대부분을 거의 술값을 비롯한 각종 소비로 지출한 사람이었다. 그래서 매년 연말정산 때마다 경악을 금치 못했던 적이 많은 사람이다. 돈은 한 푼도 모으질 않았고 그래서 백수가 된 지금도 통장에는 돈이 한 푼도 없는 하루살이 생활을 계속하고 있다. 하지만 나이를 조금씩 먹으면서 재테크에 대해 조금씩 관심을 갖게 된 것도 사실이다. 그런 내가 이 책을 보고 가장 뼈저리게 느낀 점이라면, '아 이런 사람들도 아껴서 사는데 내가 뭐라고'였다.


이 책에는 어려운 경제용어나 재테크 기술은 나오지 않는다. 하지만 재테크에 관심이 생겼고, 돈을 모아야겠다는 마음을 슬슬 가지기 시작한 사람에게 어떤 방향이나 태도를 제시해 줄 수는 있는 책이다. 일종의 경제 경영과 관련한 자기 계발서의 느낌이다. 나는 자기 계발서의 목적이 마음을 다잡게 해주는 데에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보자면 자기 계발서의 목적에 아주 충실하게 부합하는 책이다. 생각보다 이런 부류의 경제 관련된 책도 충분히 재밌고 가볍게 읽을 수 있음을 깨닫게 해 준 책이기도 하다. 만약 당신이 지금 막 경제와 재테크에 대해 눈을 뜨기 시작했고 관심을 갖고 있는 단계라면, 이런 책을 통해 일종의 마인드셋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이다.


끝으로 책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을 몇 부분 발췌하며 마무리 짓는다.


*책을 덮고 머릿속에 떠오른 단어는 반포 아크로 리버파크였다. 아마 가장 많이 등장한 단어 중에 하나가 아닐까. 사고 싶고, 살고 싶다. 너란 녀석.


이건희 회장과 정주영 전 현대그룹 회장의 자서전을 읽는 건 좋은 독서일 수는 있지만 부자가 되기 위한 실천전략은 될 수 없다. 수십조 원의 가진 부자는 엄밀히 말해서 부자가 아니다. 그들은 마법사다. - 19p.
이렇게 다양한 직업을 가진 이웃집 부자들의 사례를 보여주는 것은 이 책의 목적에도 부합한다. 평범한 월급쟁이도 노력만 하면 얼마든지 부자가 될 수 있다는 실증 사례를 이들이 보여주기 때문이다. - 35p.
생활태도는 한번 망가지면 다시 돌이키기 힘듭니다. 성과는 나지 않는데 씀씀이를 유지하려면 짧은 시간 안에 또다시 대박을 내야 한다는 초조감이 생기고 그러다가 망가집니다. 샴페인은 터트리더라도 파티가 끝나갈 때 해야 합니다. - 51p.
내가 누군가를 함부로 대한다면 그 사람은 내 곁에 남지 않고 떠날 겁니다. 돈도 마찬가지입니다. 내가 돈을 함부로 대하면 돈은 내 곁에 남지 않고 다른 곳으로 떠납니다. - 59p.
환경은 바꿀 수 없다. 나는 바뀔 수 있다. 이웃집 부자들의 선택은 후자였다. - 15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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