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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욱 Sep 04. 2015

배움의 창

올 여름, 캄보디아로 해외봉사를 떠나 그 곳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학교를 보수하면서 내 마음을 가장 건드렸던 풍경은 수업에 들어오지 못하고 창 밖에서 교실을 하염없이 쳐다보던 아이들이었다.

캄보디아의 초등학교에는 아직도 사정이 여의치 못해 수업을 오지 못하는 아이들이 종종 있다. 그런 아이들의 그 모습이 애잔하면서도 아름답고, 또 대견해보였다. 교육이란 당연히 받아야하고 누려야 하는 권리임에도 그러지 못하는 아이들이 안타까웠다. 교실을 하염없이 쳐다보는 그 동그랗고 맑은 눈망울들이 너무나도 마음에 걸렸던 나는 꼭 이 아이들의 모습을 담아내고 싶었다.


그렇게 수업 중간 교실을 잠시 다른 선생님에게 부탁한 뒤 아이들의 뒤로 다가가 사진을 찍었다.

창문너머로 교실을 쳐다보는 아이들

그리고 셔터를 누르는 순간, '아 이 사진은 내가 앞으로 살면서 찍게 될 사진들 중에 열 손가락 안에 꼽을 사진이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배움의 창

어쩌면 이 사진은 내가 찍었다기 보단 내게로 와서 찍혀준 사진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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