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에서의 여름
문득, 가을이 왔음을 느끼는 저녁이다. 공기는 적당히 식었고 바람은 적당히 선선하다. 체질적으로 워낙 땀도 많고 더위를 많이 타는 체질이라 여름을 좋아하지 않는 내게 이런 신호는 사뭇 반갑다.
그래도 생각해보면 이번 여름은 캄보디아에서의 기억이 있어 마냥 싫지만은 않은 여름이었다. 뜨거운 햇살이 내리쬐는 덕분에 볼 수 있는 선명한 채도의 풍경들이 여름의 매력이라는걸, 우중충하고 모든것을 흐리멍텅하게 만들어버리는 겨울과는 다른 여름의 매력이 바로 그 햇살이라는걸 이제야 알았다. 아니, 아마 캄보디아와 저 아이들 덕분에 알 수 있었던 것들일테다. 분명 그 곳에서의 여름은 타는 듯한 태양빛과 끈적한 습도마저 하찮게 만들어버릴 정도로 매력적이었다.
얘들아 너희들 덕분에 여름이 조금은 좋아졌어.
너희는 내게 여름을 선물해주었구나.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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