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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rancis Dec 15. 2020

글밥 16년, 처음 써보는 내 이야기

박찬호처럼, 김대중 선생님처럼 떠들어보자

2004년 잡지 기자로 시작해 홍보대행사 작가로 지내면서, 흔히 이야기하는 ‘글밥’을 먹고 살아왔다. 뭐든 자꾸 하면 는다고, 부끄럽게도 어디 가서 글 좀 쓴다는 이야기는 종종 듣지만 ‘그래서 뭘 썼냐?’고 물으면 말문이 막힌다. IT와 중후 장대 산업, 영화와 음악, 공연과 문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어림잡아 A4지 5,000매, 500만 자가 넘는 글을 써 왔지만 그중에 내 이야기는 없었다. 


물론 이 생각을  이전에도 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잡지 기자를 그만두고 잠시 클린업 타임을 가지면서 블로그를 만들어 제법 방문자가 늘기도 했지만 홍보대행사에서 일을 하기 시작하면서 글을 쓰면 왠지 일을 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들다 보니 블로그도 7년 가까이 개점휴업 상태에 있다 얼마 전 과감히 접어버렸다. 뭔가 책이라도 써야지 하는 생각은 5년째 머릿속만 뱅뱅 돌아다닐 뿐. 



<It Ain’t Over ’till It’s Over>... 보통 요기 베라의 명언으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내가 이 말을 처음 알게 된 것은 1991년 레니 크래비츠의 두 번째 앨범 <Mama Said>에서였다. 그래. 끝날 때까진 아직 끝난 게 아니지. 


이제 나이도 먹을 만큼 먹었고 프리랜서 라이터의 삶은 여전히 팍팍하다.  안주하기는 이르다며 뭔가 거창한 이야기를 꺼내고 싶진 않다. 결국에는 습관 문제. 글을 쓰는 습관을 들이자는 뭐 교조적인 멘트보다는 [한달어스]의 [한달쓰기]를 통해 내 이야기를 하는 습관을 들이는 시간으로 한 달을 보내려 한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은 자기를 어떤 방식으로 이야기하는지 들어보고 함께하는 사람들을 관찰하는 것도 [한달쓰기]의 또다른 목적이다. [한달쓰기] 11기를 함께 하는 여러분에게 사과 먼저 해야겠다. 여러분이 앞으로 제 글쓰기의 훌륭한 모티브이자 소재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아, 그렇다고 여러분의 경험과 사유에서 나오는 단어와 문장을 훔치겠다는 건 아니고요. 


누가 들어주지 않으면 어떤가? 촤퍼 박찬호처럼, 돌아가신 김대중 선생님처럼 벽에다라도 대고 이야기해야겠다. 내가 누군지, 내가 뭘 좋아하는지, 오늘은 어떤 음악을 들었는지, 오늘은 어떤 것을 먹고 마셨는지… 한 사람이라도 이 넋두리를 보고 군침이 돈다면 헌 해에서 새 해로 넘어가는 30일은 성공적일 것 같다. 


#내이야기

#한달어스

#한달쓰기

#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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