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만 선명히 기억나는, 첫 포르노 이야기
자기가 처음 본 포르노… 그 내용은 고사하고, 내용 한 토막이라도 기억하는 사람이 있을까?
그런 ㅂㅅ이 어디… 하핫~ 그 음악까지도 정확히 기억하는 사람이 바로 여기 있다.
초등학교 4학년쯤 됐을까? 뭐, 그 나이 또래가 다 그렇지. 심심할 때면 어른들 장롱 속이 왜 그리 궁금했는지. 남들은 장롱에서 라이카나 니콘 카메라, 비싼 도자기도 나온다던데 나는 비디오테이프를 하나 찾았다.
상반신을 거의 벗은 인어 한 마리가 날 노려보는 표지… 마음은 이미 내용을 흩고 있었지만 비디오데크와 TV가 하나뿐인데, 부모님 앞에서 그걸 대놓고 볼 수는 없지 않은가. 그래도, 기회는 찾아온다. 마!
때는 1988년 9월, 올림픽으로 온 나라가 시끄러웠다. 마침 부모님은 올림픽 조정 경기를 보러 나가셨고, 날짜도 하필 토요일, 기회는 이때다! 혼자 보긴 쫄리니 친구 녀석까지 불러 판을 벌렸다.
경건히 음료까지 깔아놓은 우리는 비디오를 감아 데크에 걸었고, 곧 뭔지 모를 영어 대사와 신음 소리, 음료와 침이 꼴깍꼴깍 넘어가는 소리만 마루에 가득했음. 그 와중에 전혀 예상치 못한 소리가 들린다.
(덜컥-현관문 열리는 소리)
“나 왔다! 그런데 이게 무슨 소리야?”
아이고, 시간 계산을 잘못했네? 벌써 부모님이 들어오시다니. 한국 팀 경기 종료 시간을 계산했어야 했는데…
결국 나와 친구가 한 짓을 부모님께 고스란히 걸렸음. 나는 조용히 “죄송합니다” 한마디만 남긴 채 방으로 들어가야 했다.
이후 그 테이프는 사라졌고, 의외로 우리 집은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다시 평온해졌다.
친구는? 뭐, 남의 자식은 어쩌겠어. 그 친구도 ‘죄송합니다’ 한마디 남기고 그냥 돌아갔지 뭐.
물리적인 사건은 끝났지만, 잔상은 오래 남았다. 검색엔진이 생긴 이후로 나는 끊임없이 ‘내 인생 첫 포르노’를 찾아 헤맸다. 검색어는 1988년쯤 유행했던 ‘Splash’와 ‘인어’(영어로 mermaid) 정도? 이걸 토대로 연관 검색어를 모조리 뒤져 나가다 보니, 마침내 2015년쯤에야 그 제목을 알아냈다.
Talk Dirty To Me Part III
이러니 검색에 안 나오지… 인어랑은 아무 상관도 없잖아! 검색해 보니 Talk Dirty To Me 시리즈는 총 15개인데... 모두 ‘순진했던 사람이 첫 경험을 통해 변해가는 과정’을 다룬 영화더라. 만든 사람들은 이런 생각을 했는지는 모르겠다만…
그 중 새 번째 시리즈가 인어 이야기였던거고. 특히 중간 쯤에 등장한 숏컷 백발 여인 장면이 잊히지 않았다. 이상하게, 배우의 벗은 몸이나 섹스 장면 말고, 음악. 신기하지? 멜로디는 크게 다르지 않았지만, 키보드로 연주된 메인 리프가 내 머릿속에서는 기타 사운드였다는 차이 정도?
이건 욕망이라기보다 순수한 호기심과 추억이란 생각에 DVD를 한 번쯤 사보고 싶었지만… 일단 불법이니 좀 그렇더라. 이 글의 끝은 여러분께 묻는 질문으로 대신하겠다.
댓글 좀 제발 달아주세요.
여러분의 첫 포르노는 무엇이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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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시다시피 개인 정보는 하나도 없습니다! 나도 누가 이야기한지 모른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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