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이어 이어폰도 마친가집니다요~
‘내 단짝 블루투스 이어폰 선택하기’에서 ‘다음 글에서는 블루투스 이어폰의 단점이나 인이어 이어폰의 관리 같은 이야기를 하겠다고 먼저 이야기 했었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그냥 블루투스 이어폰과 인이어 이어폰을 건강하게 쓰는 방법을 이야기하는게 낫겠더라. 그래서 여섯 번째 글은 그 주제로 이야기해봤다.
일단 첫 번째, 귀의 건강을 챙겨야 한다. 인이어 이어폰 반대론자 중 많은 사람들이 외이도염 같은 염증이 생기는 게 싫다고들 한다. 대부분의 블루투스 이어폰이 노이즈 캔슬링 기능 기본 탑재에 인이어 타입이라 했었지? 아무래도 귀를 틀어막는 타입이다 보니 귀 안의 습도와 온도는 높아지고, 그런 환경에서 원인이 되는 세균과 곰팡이가 쉽게 번식하기 때문이다.
일단, 과도하게 큰 이어팁을 쓰면 귀에 이물감도 심해지고 세균 번식의 위험성이 커지는 만큼, 과하게 꽉 끼는 이어팁은 쓰지 않는게 좋다. 기본 제공 이어팁 중 그런 게 없다면, ‘내 단짝 블루투스 이어폰 선택하기’에서 말 한 대로 ‘서드파티 이어팁’을 찾아보는 것도 좋다.
둘째, 꼭 맞는 이어팁을 골랐다면 좀 귀찮아도, 주기적으로 이어폰을 청소해야 한다. 내가 유난스러운지는 몰라도, 보통 하루나 이틀에 한 번 정도 하루를 정리하는 저녁 시간에는 물티슈로 모든 이어폰과 헤드폰을 닦아준다. 가끔은 ‘알코올 스왑’ 같은 것으로 이어폰 유닛과 충전 케이스를 닦아주기도 하는데, 알코올 스왑을 쓸 땐 너무 박박 닦으면 미세한 도장이 깎이니 그건 하지 맙시다요.
아, 염증 같은 거 예방한답시고 면봉이나 휴지를 돌돌 말아 귓구멍을 닦거나 하진 말자. 귀지나 유분은 오히려 귓속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니, 큰 문제가 없으면 그냥 두는 게 낫다. 정 찝찝하면 샤워할 때 귓바퀴를 좀 닦든지. 아, 샤워한 후에는 귓속을 충분히 말린 후 이어폰을 써야 귀에 세균이나 곰팡이 번식을 막을 수 있다.
이어폰 외관을 깨끗이 닦는 것도 귀 건강에 도움이 된다. 알리익스프레스 같은 곳에서 사진처럼 다양한 솔과 이어폰 세정 도구가 담긴 키트도 팔고 있으니, 이걸로 유닛과 충전 케이스의 구석구석 먼지를 털어주는 것도 좋다.
요즘은 한 2~3만 원 정도에 휴대용 컴프레서도 팔고 있으니, 이걸로 구석구석을 불어주는 것도 좋다. 단, 스피커 부분에 직접 분사하는 것은 절대 금물. 드라이버가 망가질 수 있다.
셋째, 오래 블루투스 이어폰을 쓸 때는 좀 쉬어줘야 한다. ‘WHO’는 이어폰 최대 볼륨의 60%로 하루 60분 이하 사용을 권고한다. 하지만 어쩔 수 없이 이어폰을 오래 써야 한다면, 한 시간 정도 이어폰을 썼으면 한 5~10분은 쉬어줘야 한다고 하니 이를 의식적으로 기억하고 있어야 한다. 만약 더 크게 듣고 싶은 느낌이 든다면 볼륨을 올리는 대신, 좀 더 차음이 잘 되는 이어팁으로 바꾸거나 노이즈 캔슬링 정도를 최대한 올려주면 더 크게 듣는 느낌을 낼 수 있다.
넷째, 인이어나 블루투스 이어폰을 끼우고 거리를 걸을 때는 어떤 원칙을 세우고 몸에 배도록 해야 한다. 노이즈 캔슬링 기능을 켠, 귀에 정말 잘 맞는 이어팁을 장착한 블루투스 이어폰을 끼운 채로 거리로 나선다고 생각해 보자. 그날 기분이 좋다면 음악도 빠방하게 들리겠지. 하지만 뒤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전혀 알 수가 없다. 자전거 따르릉 소리는 택도 없고, 자동차의 ‘부우우웅~’ 소리 역시 거의 다가와서야 들릴 정도다. 만약 길거리나 건물의 복도 같은 곳에서 걸어다니며 노이즈 캔슬링 이어폰을 쓸 수밖에 없는 상황이 자주 일어난다면, 길가나 건물 벽면으로 붙어가는 버릇을 들이자. 그러면 통행에 불편을 주지 않으면서 자동차나 자전거를 잘 피해 다닐 수 있다. 위의 네 가지만 잘 지켜줘도 귀를 덜 상하면서도 이어폰 생활을 할 수 있다.
이 글을 쓰면서, 2025년 12월 11일 기준 5만 명 가까이 되는 분이 내 글을 읽어주셨다. 그런데 내심 그분들에게 조금 미안하다. 2030 세대가 왜 유선 이어폰을 좋아하는지에 대한 답도 아직 하지 않았으니까. 또, 마음에 드는 이어폰을 알거나 추천받기 위해 이걸 다 읽은 분들도 있을 거고. 다음 편에는 마지막으로 그 두 가지에 대한 답을 하는 것으로 이 시리즈를 마무리하려 한다. 꾸준히 읽어주신 여러분, 한 편만 더 기다려줘요. 네?!
*메인 이미지 출처 - '원룸 만들기' (https://oneroommaking.com/product/이어폰-청소스틱/5121?srsltid=AfmBOorcAP8AlzMqJDCIwnR-mjhPRxGNib2lXY2Cr9aMBex-UqCHE-D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