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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단짝 블루투스 이어폰 선택하기

비싸다고 무조건 나와 잘 맞는건 아님 주의!!!

by Francis

블루투스 이어폰, 제일 중요한 건…’에서는 일방적으로 블루투스 이어폰과 노이즈 캔슬링을 찬양했다. 솔직히 고백하는데, 그 찬양은 모두 진짜다.

tempImageUku0x4.heic SONY MDR-E888은 이렇게 생겼다. (출처 - https://mbjcl.com.np/?92169436)

고등학교 시절 SONY MDR-E888 이어폰으로 시작해 최근까지, 30년 넘게 이어폰과 헤드폰을 갈아 치워 왔다. 그러다 보니 어떤 이어폰이 좋은지는 좀 알게 되더라. 어떤 게 좋은 소리인지도 감이 좀 오고 말이야. 그러다 보니 내가 그동안 이어폰을 골라 오며 기준점으로 삼은 몇 가지를 공개한다.


첫째, 가격을 정해야 한다. 한번 생각을 떠올려 보니, 한 20가지가 넘는 여러 브랜드의 다양한 가격대 이어폰을 써 봤는데, 대부분 가격대 감안하면 좋은 이어폰들이더라. 그러니 일단 내가 이어폰에 투자할 수 있는 최고 금액을 정한 다음 제품을 알아보는게 중요하다. 어느 정도 가격 이상이면 그리 소리가 나쁘거나 하지는 않더라고.

tempImageSuzKAb.heic 청음 매장 '셰에라자드' 청담의 전경 (출처 - https://www.facebook.com/Schezade1/)

가격이 20만 원 넘는 제품들은 청담동 ‘셰에라자드’나 논현동 ‘국제 MIDI’, 용산 ‘사운드캣’ 같은 곳을 들러 한 번 체험해 보는 게 좋다. 다들 좋은 제품이지만 브랜드의 특징이나 어느 대역 음이 주로 강조되는지를 직접 느껴볼 수 있으니까.


단, 카드나 지갑 같은 건 절대 가지고 가지 말 것!


체험숍에서 이것저것 듣고 다니다 그 뽕에 취해 덜컥 결제해 버릴 수도 있다. 마음에 드는 제품을 찾았다면 온라인 사이트에서 사는 게 보통 저렴함.


10만 원 이하를 구한다면 온라인 리뷰를 자세히 읽어본 다음 무료 반품이 가능한 사이트를 활용하는 게 좋다. 주변 사람들 추천을 받아 사는 것도 좋고. 중고도 괜찮다면 당근마켓 같은 곳에서 사는 것도 뭐… 미개봉 중고도 가끔 나오더라고.

tempImage5htGQF.heic 샤오미 ‘Redmi Buds Pro 6, 저렴한데 은근 좋더라?

내 돈 내산으로 체험해 보니, 7만 원쯤 하는 샤오미 ‘Redmi Buds Pro 6’와 30만 원대 초반인 소니 ‘WF-1000XM5’를 번갈아 가며 들어보니 Redmi Buds Pro 6 소리가 그리 딸리지 않더라? 새 이어폰을 사면 늘 테스트 삼아 들어보는 스틸리 댄의 <Gaucho>와 드림 씨어터의 <Mirror>도 어느 정도 비슷한 소리였다.

tempImagegKZKxr.heic 블라우풍트의 에어팟 프로 카피캣. 소리는.......... (출처 - https://blaupunkt.com/kor/produkt/blp-be341/)

그런데 물론 진짜 별로인 것도 있다. 중국에서 인수한 독일 브랜드 ‘블라우풍트’(Blaupunkt)에서 출시한 4만 원쯤 하는 에어팟 프로 카피 제품이 제법 그럴싸해서 한 번 사 봤다. 그런데, 와… 그건 진짜 못 쓰겠더라. 이어폰으로 듣는 라디오 느낌? 경험상으로는 5~6만 원짜리부터는 그럭저럭 쓸 만하더라고.


두 번째, 블루투스 코덱은 가장 높은 버전의 제품을 골라야 한다. 요즘 대부분 Bluetooth 5.3의 전송 속도는 2 Mbps인데, 이 정도면 LDAC 코덱을 지원할 경우 이론상 CD를 넘어서는 990 kbps급 비트레이트의 음원을 들려준다. 블루투스 버전이 5 이상이면 음질은 떨어지지만 연결성이 높은 SBC 코덱부터 AAC와 aptX, 그리고 LDAC까지 모두 활용할 수 있다. 단, 결제 전 지원하는 코덱들은 꼭 확인해 보자. Redmi Buds Pro 6 같은 경우도 LDAC 같은 코덱을 전부 지원하더라.


세 번째, 주로 쓰는 스마트폰과 가장 친한 블루투스 이어폰을 골라야 한다. 2024년 기준, 한국 사용자의 96%가 음악을 스마트폰으로 듣는단다. 그 이야기인즉슨 음악을 주로 듣기 위해 이어폰을 샀다면 스마트폰과의 궁합이 좋아야 한다.

거의 99%의 블루투스 이어폰이 스마트폰과 연동되고 연결과 설정, 파인 튜닝을 위한 iOS와 안드로이드 앱이 각각 나오고 있는데, 브랜드가 어느 OS를 기반으로 하느냐에 따라 차이가 있다.

일단 소니나 AKG, Xiaomi처럼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제조사까지 겸하는 회사의 블루투스 이어폰은 아무래도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사용자에게 편한 경우가 많다. 반면 젠하이저나 B&O처럼 음향 기기만 만드는 브랜드는 두 스마트폰 모두에서 편한 사용감을 보였다. 이건 사람들 리뷰를 열심히 읽어 본 뒤 판단하는 게 맞을 듯하다.

tempImageU4gchp.heic 이어폰 스토어에 올라온 서드파티 폼팁 시리즈 (출처 - https://samastore.co.kr/category/comply-폼-팁/)

넷째, 인이어 타입 블루투스 이어폰을 쓴다면 이어팁이 잘 맞는지 체크해야 한다. 좀 비싼 이어폰을 살 생각이라면 서드파티로 판매하는 이어팁이 있는지도 검색해 봐야 한다. ‘컴플라이’ 등 회사에서는 기존 이어팁의 단점을 개선한 다양한 이어팁을 판매한다. 이런 이어팁이 좋기도 하지만 서드파티 이어팁을 판매한다는 건, 해당 모델을 꽤 많은 사람이 사용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거든. 이어팁에 따라 사운드가 꽤 달라지기도 하고 말이야.

블루투스 이어폰이 싸든 비싸든 보통 대·중·소 세 가지 이어팁을 기본 제공한다. 패시브 노이즈 캔슬링이 얼마나 잘 되느냐, 말하자면 사용자의 귓구멍이 얼마나 꽉 막히느냐에 따라 노이즈 캔슬링 효율도 올라간다.


이렇게 네 가지 조건만 기준에 두고 생각해 보면 자신에게 맞는 인이어 블루투스 이어폰을 사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 이렇게 글의 회차를 늘리고 싶지는 않았는데, 이미 2,300자가 넘은 상황에서 그 이야기를 더하는 건…

(이미 내용도 지루한데) 오래 읽기도 지루할 것 같으니 블루투스 이어폰의 단점이나 인이어 관리 등 이야기는 다음 회로 넘기려 한다. 이미 적지 않은 분들이 따라오고 계신데 조금만 참으시라. 오늘도 여기까지 읽어주신 분들께 무한한 감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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