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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수 Jun 28. 2023

너의 모든것

너가 나를 욕망하는 만큼만

원래 연애라는 것이 다 그런게 아닌가? 상대방을 멋대로 상상하고 멋대로 해석하고 그게 맘에 들고 그런게 연애 아닌가요?


사실 나는 스토커가 될 수 있어

나도 너의 주변에 널려있는 수많은 디지털 실마리, 옷 입는 취향, 마시는 술, 놀러다니는 공간, 속옷, 그 전에 만났던 사람들에 대한 아주 작은 어렴풋한 인상들로 너를 조합해왔어. 그래서 나는 아주 섬세할 수 있어. 너의 마음을 알고 싶고 알고 있어서. 그게 나의 욕망이야. 너를 샅샅들이 알아내서 너의 마음에 완전히 침투하고, 너를 아주 작은 단위로 배려하고, 또 너의 세상에 나의 취향과 흔적을 마구잡이로 흩트려놓고 싶어. 내가 떠났을 때 내가 어질러 놓은 너의 방 속에서 네가 덩그라니 남겨지도록.


하지만 너가 나만큼의 욕망을 보여주지 않으니까. 나는 선 밖에서 때를 기다려. 그 때라는 건 영영 오지 않을 수도 있겠지.


그래서 나는 스토커가 되지 않았어. 너가 허락한다면 나는 너의 일상에 침투하고 너를 지배하고 싶어. 그리고 내가 공고히 쌓아올린 잘못된 선입견과 이미지를 너가 깨트려주는 순간을 기다리고 싶어. 하지만 너가 나에게 곁을 내주지 않아서. 아니 너가 나의 세상을 지배하려하지 않아서.

아니 너가 나를 존중해줘서.


그래서 나는 선밖에서 너를 기다려. 너가 너만의 세계로 완전해보일때 나는 너가 미워. 선 밖의 나는 연락도 종종. 애정을 갈구 할 수 없어. 너가 나를 경계하지않도록.

툭 던지는 나의 말들은 사실 참지 못하고 터져 나오는 말이야. 참고 참다가 나도 모르게. 이마저도 너에게 부담이 되지않을 정도로만 살짝 터트리는게 나를 돌아버리게 하는 나의 전략이야.


사실 나는 선밖에서 너의 생각을 많이 해.

나를 욕망하지 않는 너의 생각. 갑자기 내가 너를 떠난다면 너는 새삼스러워 하겠지. 원래도 없었던 관심이 그마저도 사라져 먼지처럼 후 날아가 버린 줄로만 알겠지. 하지만 나는 속에서 타버려 재가 된 거야.


그리고 나는 그 이후에도 너를 생각할거야.

헤짚어 버리지 못했던 너의 방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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