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코비의 <공감적 경청>과 프랭클린플래너의 <위클리콤파스>
그대 멀리 간 길을 따라가다 길을 놓치고 말았네
이 길도 아니고 저 길도 아니고 길이 길을 만드네
아파도 가야 하고 아프지 않아도 가야 하는 길
상처 없는 길이 아니라면 영혼 없는 길이 아니라면
어디에서 와 어디로 가는지 살아서 슬픈 자들이여
아무리 소리쳐 영혼을 불러도 그대는 대답이 없네
그대가 물속에 심어 놓은 씨앗이 봄에 꽃을 피웠네
꽃잎은 물위로 져도 물결을 타고 강을 건너가네
우리도 피고 지는 꽃잎 되어 강을 건너가네
꽃필수록 아픈 세상 아프지 않을 때까지 건너가네
<타인의 고통> 이산하
87년 6월의 민주항쟁도 올해로 벌써 34년을 맞는다. 이 시는 잔혹한 군부 독재 아래서 모진 고문으로 목숨을 잃은 50상 청년을 기리며 어느 시인이 쓴 노래 가사다. 이 노래 말처럼 타인의 고통에 대해 느끼는 감정을 공감능력이라 한다. 사회적 동물인 인간은 나 외의 다른 사람과 맺고 있는 관계를 떠나서는 생각할 수 없는 존재다. 먼 옛날부터 인간은 서로 협력하면서 공동체를 만들고 유지시켜왔다. 인간은 사자나 표범 등에 비하면 너무 느리고, 코끼리나 코뿔소에 비하면 너무 힘이 약한 존재다. 그럼에도 이들과 경쟁에서 살아남은 것은 직립보행으로 인한 손의 자유로움과 이로 인한 도구의 사용으로 공동의 적에 대항하여 서로 힘을 합쳐 싸웠기 때문이다. 어찌보면 인간은 태생적으로 타인과 어울려 살아가야하는 유전자를 갖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공동체를 유지, 발전시키기 위한 가장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는 다른 사람과의 관계이고 협력하는 능력이다. 공감능력은 사람이 사람답게 살 수 있도록 하는 필수적인 능력이자 의무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우리 주변에는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어려워하고 또 외면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렇게 인간관계에서 고통과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 중 공감 능력이 결여된 타인 때문에 혹은 나의 공감능력 부족으로 인해 상황이 악화되고 있는 경우들이 생각보다 많다. 심지어 사회조직의 기초단위이자 가장 원초적인 혈연관계인 가정에서조차 부모와 자식간에 혹은 부부사이, 형제자매 사이에서도 관계 맺음이 원활하지 못해 괴로워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물며 전혀 다른 성장환경과 사회적 조건을 가진 사람들이 모인 조직에서는 더 말할 나위가 없다.
우리는 이런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대화를 시도하고 상황이 악화될 경우 이 문제를 해결해줄 상담소나 심리치료 기관을 방문하기도 하지만 타인과의 관계에서 이전보다 더 많은 문제와 어려움을 느끼게 되기도 한다. 어쩌면 인간의 내면에는 다른 사람과 좋은 관계를 맺고 유지하는 능력이 부족하거나 어렵게 만드는 요소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그래서 공감능력을 키우고 원활한 인간관계를 위한 방법으로 스티븐 코비는 ‘공감적 경청’을 할 것을 주장한다. 스티븐 코비는 ‘먼저 경청해서 상대방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라.’고 말한다. 사람들의 대부분의 경우 말을 하고 있거나 말할 준비만 하고 있고 누군가의 이야기를 이해하려는 의도를 갖고 듣는 게 아니라 대답할 의도를 갖고 듣기 때문이며, 자신이 갖고 있는 패러다임을 통해 모든 것을 여과시키고 다른 사람의 생활 속에 자신의 경험을 심어주고자 하기 때문에 공감이 방해받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따라서 이와는 질적으로 다른 태도인 공감적 경청을 해야 하며, ‘공감적 경청’이란 이해하려는 의도를 갖고 듣는 것이며, 다른 사람이 가진 준거틀의 내면에 들어가는 것을 말한다. 즉 다른 사람의 관점을 통해서 사물을 보고, 그들이 세상을 보는 방식에 입각하여 세상을 보는 것이라고 한다. 우리는 플래너를 통해서 매일 매주 이러한 방법을 실천하고 점검할 수 있다. 우리의 플래너에는 중요한 역할 별로 한 주 동안의 계획과 실천을 하도록 하는 위클리콤파스(Weekly compus)가 있다. 이를 통해 지금 이 시기에 내가 맺고 있는 주요한 인간관계를 검토하고 장기적으로 관계를 발전시킬 일들을 수행할 수 있다. 이것은 내가 구성되어 있는 집단에서 이번주의 주요 역할(엄마, 딸, 팀원, 과장, 친구 등)을 확인하고 그에 따른 계획을 정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그것을 실행해 나가는 과정에서 나는 내게 소중한 사람들의 여러 상황을 좀 더 신중하게 들여다보고 경청하는 태도로 살펴보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