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한 물 길 졸 졸 흐르는
자그마한 개울 끄트머리에
갈색 때 이끼 투명하게 낀
좁은 파이프를 지나온 눈물이
한 방울 한 방울
작은 웅덩이에 고인다
속 살 뽀얀 잔에 가만히 길어 올려
등판 너른 돌 위에 엉덩이 붙이니
나뭇잎에 조각조각 잘려나간 하늘이
말괄량이 나비 같이
머리 위에서 팔랑거린다
갈 빛의 웅덩이에
고여있는 너의 향기를
긴 호흡으로 들이키면
가슴속에 숨어 살던 그리움이
잔물결처럼 일렁대고
정체 잊었던 슬픔이 문득
늦은 저녁 빛처럼 길게 늘어진다
행여 너에게
눈물 떨어지지 않게
고개라도 돌려야겠다
잿빛 그림자 같은 그리움이
불쑥 밀려들지 못하도록
가만히 고개 돌려야겠다
더치커피의 성질을 느끼려면 느리게 드롭핑 된 냉랭한 상태를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
이미 식어 버린 밍밍한 쌀쌀함에 뜨거운 물을 조금 부어 희석하면 다소 연하면서도 미지근하고, 어딘가에선 쓸쓸해진 포근함마저 혀끝에 맴도는 것이 더치커피이다.
차갑지도 뜨겁지도 않은 은근한 사랑 같이, 손끝에 다일 듯 말 듯 아스라한 감촉 같이, 그 향을 혀로 돌려 입 안을 적시는 것이 더치커피를 받아들이는 방식이다.
더치커피를 좋아하시나요
그 갈색의 투명함에는
긴 기다림이 녹아 있죠
그래서 더치의 향은
연하지만 오래 남고
깊게 스며드는 거예요
하지만 왜인가요
그 빛과 향이
슬프고 외롭게 느껴지는 것은
어쩌면 그것이
더치커피에 내재된 속성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