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암스테르담에서 뉴욕까지
그것이 사물이든 사람이든 무엇인가가 특정한 이름으로 불리는 것 에는 필시 어떤 사연이 담겨 있기 마련이다. 내가 나의 이름으로 불 리게 된 것처럼 뉴욕이 뉴욕이라 불리게 된 것에서도 그에 대한 사연을 찾아볼 수 있다.
뉴욕이란 곳으로 삶을 옮기기로 결정한 후에 가장 먼저 살펴본 것 이 뉴욕이란 지명에 대한 것이었다.
“뉴욕은 왜 뉴욕이란 이름으로 불리게 되었을까.”
자료를 통해 살펴본 뉴욕이란 지명에는 많은 정치적 사건과 이에 덧붙여진 옮긴이의 견해가 떼어 내기 어려우리만큼 뒤섞여 있어서 그중에서 가장 타당해 보이는 것들만을 정리해서 받아들이기로 하였다.
자료에 따르면 뉴욕베이(New York Bay)는 1524년 대서양을 항해 하던 이탈리아인 지오바니 다 베라차노(Giovanni da Verrazzano)가 처음으로 발견하였다.
또한 1609년에는 영국의 탐험가인 헨리 허드슨(Henry Hudson)이 네덜란드(Dutch) 동인도회사의 일원으로 뉴욕 베이 일대를 탐험하면서 지금의 허드슨강과 맨해튼섬 지역을 탐험하 였는데, 허드슨(Hudson)이라는 강의 이름은 이때의 탐험가인 헨리 허드슨의 이름에서 유래한 것이다.
맨해튼(Manhattan)이란 이름은 원래 이 지역에 살던 원주민들이 ‘언덕이 많은 섬’이라는 의미의 Manna-hata(매나하타)라고 부른 것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하지만 원래 이 섬에는 아무도 살지 않았다는 기록도 있고 매나하타란 말에 대해서도 또 다른 해석이 제기되고도 있다.
사실 맨해튼섬은 북쪽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선 대부분이 평지로만 이루어져 있어 언덕이 많은 섬이라는 표현에는 선뜻 동의하기가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어쨌든 이후 네덜란드인들이 맨해튼섬의 남쪽에 신대륙의 식민지를 건설하였고 1626년에는 네덜란드의 초대 총독이었던 미누이트가 원주민들로부터 맨해튼섬을 매입(이 섬의 매입에 대해서는 여러 정치적 논란이 있다)하여 뉴암스테르담이라 명명하였다.
당시 네덜란드의 총독은 맨해튼섬에다가 네덜란드 서인도회사를 설립하였는데 이로서 맨해튼이라는 지명이 네덜란드 서인도회사의 상업 식민지로서 세계사에 첫걸음을 딛게 되었다.
그로부터 여러 복잡한 정치적 사건이 있었고 수십 년이 지난 1664 년 9월 8일에는 영국 함대가 맨해튼섬을 점령하면서 영국의 왕제인 요크공의 이름을 따서 뉴욕이라고 이름을 바꾸었다.
이렇게 해서 지금의 맨해튼 지역이 뉴욕이란 이름을 갖게 되었다.
1665년에는 영국의 초대 총독이 임명되면서 아메리카 대륙 동쪽의 이 작은 섬이 뉴욕 이란 이름으로 세계사의 전면에 등장하였고 점차 유럽과 신대륙을 잇는 항만도시로서 번성하게 되었다.
또한 지금의 맨해튼 지역은 미국 독립전쟁 당시 영국군의 거점 지역이었기에 뺏으려는 자와 지키려는 자 사이에서 치열한 전투가 벌어진 곳이며 독립 미합중국의 초대 대통령인 조지 워싱턴이 취임 선서를 한 미국의 첫 번째 수도이기도 하다.
그 후 남북전쟁의 소용돌 이와 근대화의 거대한 변혁을 통해 현재와 같이 세계의 중심으로서 자리매김 하였다. 결국 역사적으로 보면 맨해튼이 뉴욕인 것이고 뉴욕이 곧 맨해튼인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행정적으로는 어떠하든 간에 '맨해튼을 뉴욕이라고 부르고 뉴욕을 맨해튼이라고 부르는 것'을 단지 혼동 때문이라고만은 할 수 없어 보인다.
(본 글은 <<뉴욕읽기, 뉴욕일기>>에서 발췌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