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프카의 문학 -1

카프카의 문학 -1



인간이라는 지극히 문학적인 존재에 대해

“문학이란 이런 것이다”라든지, “이런 것을 문학이라고 한다”, 또는 “문학이란 이러이러해야 한다”라는 것과 같이, 조금만 더 관심을 두고 살펴보면, “문학이 무엇인가”에 대해 기술한 수많은 텍스트들이 우리의 주변에 늘려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지난 수십 년간 문학 작품을 읽고 글을 쓰면서도 아직까지 그 답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이 문학이란 것의 정체이다. 간혹은 “문학은 수많은 외적 페르소나를 가진 유기체는 아닐까”라는 생각조차 하게도 된다. 그렇다면 대관절 문학이란 무엇인 걸까.


표준국어사전에서는 문학(文學, literature)을 ‘문학이란 사상이나 감정을 언어로 표현한 예술 또는 그런 작품. 시, 소설, 희곡, 수필, 평론 따위가 있다’라고 정의하고 있다. 즉 문학은 ‘언어를 표현의 매개체로 삼아 인간과 인간의 삶과 관련된 것들에 대해 새로운 형이상학적인 의미를 만들어내는 예술’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문학을 형이상학적이라고 표현하는 것은 “실체하는 것 같긴 하지만 실체하지 않는 것 같기도 하다”는 의미가 포함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문학에 대해 사전에는 어떻게 기술되어 있든 또한 누가 뭐라고 하든지 간에 문학은, 그것을 바라보는 방향이나, 자신의 문학관에 따라 어떤 것들에게는 고개를 끄덕이게 될 것이고, 어떤 것들에게는 고개를 젓게 될 것이다. 주변의 상황이나 자신의 여건에 따라서는 그것들 전부가 옳은 것으로 보이게도 될 것이고 전부가 틀린 것으로 보이게도 될 것이다.


이렇듯 맑은 날의 밤하늘에 총총하게 박혀 있는 별들보다도 더 많고 다양한 것이 문학에 대한 개개인의 주관이기에 어느 누구도 문학을 완전히 객관화시켜 설명할 수는 없게 된다. 또한 여기에 한 가지 더 덧붙일 수 있는 ‘인간은 문학을 완전히 떠나서는 살아갈 수 없는 지극히 문학적인 존재’라는 것이다. 인간은 신을 떠나서는 살아갈 수 없는 영적인 존재이듯이, 문학을 떠나서도 살아갈 수 없는 문학적인 존재인 것이다. 이렇게 본다면 “인간은 영적이기에 문학적이다”라고 말을 한다 해도 어색하지 않을 것 같다.


문학이란 무엇일까. 대관절 문학이 무엇이기에 우리는 문학을 떠나서는 살아갈 수 없고 카프카는 ‘문학적 구도자’로서의 삶을 살아간 것일까. 카프카의 문학을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아야 하는 것일까. 문학이 무엇인지조차 제대로 모르면서 카프카의 문학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말을 할 수 있을까. 그래도 몇 문장을 다시 그 위에 얹어 놓는 것은, 답을 찾을 수 없을 것만 같은 호기심에 대해서는, 늘어놓는 몇 가지 주절거림이 그 언저리나마 더듬어볼 수 있게 해주기도 하기 때문이다.



카프카의 문학은 섬세한 관찰과 성숙된 해석의 예술적인 결과물이다

앞에서 언급한 것 이외에도 문학이란 ‘관찰과 해석의 예술적인 결과물’이라고도 할 수 있다. 특정 사물이나 사건, 인물의 전체 또는 부분을 세밀하게 관찰하고 그것에 대한 해석을 자신만의 스토리텔링을 통해 예술적으로 풀어낸 것이 문학이다.

어떤 것에 대한 관찰과 해석, 스토릴텔링 과정에는 그것을 수행하는 작가의 경험과 상상력, 정체성과 인생관이 체계적으로 또는 두서없이 끼어들기 마련이다. 그러한 현상은 ‘인간이란 원래부터 변덕이 많은 불안정한 존재’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일이기는 하지만 그것으로 인해 발생하는 예측의 불가능성이 문학을 ‘더욱 인간적으로’, ‘더욱 예술적으로’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어쨌든 분명한 것은 자신의 문학적 정체성을 뚜렷하게 확보하지 않은 상태에서 글을 쓰게 된다면, 위에서 말한 것과 같은 문학의 특성 상, 그 글을 쓴 작가뿐만이 아니라 읽는 독자들까지도 길을 잃고 헤매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수작 중에 수작을 창조한 카프카의 문학

문학이 관찰과 해석의 예술적인 결과물이란 점에서 카프카의 문학은 확고한 자신만의 문학적 정체성을 통해 쓰인 수작 중에 수작이라고 할 수 있다.

직장인으로서의 낮 시간과 문학적 구도자로서의 밤 시간을 이중적으로 살아간 그의 삶은, 그 시대를 살아간 다른 사람들뿐만이 아니라 지금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 누구보다도 혼란스러웠고 고통스러웠을 것이다. 현실을 살아가고 있는 일반 대중의 눈에는 그런 카프카의 모습이 ‘그저 허우적거리기만 하다가 결국에는 삶을 놓아버린 패배자’로 비칠 수도 있다.


하긴 밤마다 글을 쓰면서도, 횟수가 많지는 않았지만 낭독회에 참가해서 자신의 작품을 발표하면서도, 살아서는 작품집 한 권을 제대로 출판하지 못했으니, 그나마 발표한 작품들마저도 대중의 외면을 받았으니, 카프카를 삶의 패배자이자 문학적 패배자라고 여기는 것도 무리는 아닐 수 있다.


그렇지만 카프카는 밤마다 자신을 에워싸고 있는 현실적인 환경과 자신의 내면에서 치열하게 끓어오르는 문학의 열정을 면밀하게 관찰하였고, 그 관찰을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분명하게 깨달아 갔으며 그로 인해 결국에는 누구보다 독창적인 자신만의 문학적 정체성을 형성할 수 있었다. 그렇게 카프카는 문학적으로 충분히 성숙된 상태에서 자신의 내면과 주변 상황을 섬세하게 읽어내었고 그를 통해 빚어낸 문장들이 <카프카의 문학>으로 탄생한 것이다.


인생이란 어느 누구도 알 수 없는 기묘하기 짝이 없는 것이다. 살아서는 대중 독자들로부터 철저하게 외면당한 고독한 무명 작가였지만 죽어서는 ‘위대한 작가’라는 호칭을 자신의 이름 앞에 붙이게 되었고, 자신의 글이 대중적인 작품이 되기를 거부하였지만 어느 책방에서나 집어들 수 있는 대중적인 책으로 발간되었으니, 인생은 카프카에게도 우리에게도 참으로 기이하면서도 신기하기 짝이 없는 무엇인 것 같다.


by Dr. Franz KO(고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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