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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프카적’이란 것과 괴테적이란 것에 대해

‘카프카적’이란 것과 괴테적이란 것에 대해


프란츠 카프카는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1913-1927)의 작가인 프랑스의 마르셀 프루스트(Marcel Proust, 1871. 7. 10 - 1922. 11. 18.)와 <더블린 사람들>의 작가인 아일랜드 출신의 제임스 조이스(James Joyce, 1882. 2. 2. - 1941. 1. 13.)와 함께 20세기 문학을 대표하는 3대 작가 중에 한 명으로 꼽히고 있는 위대한 인물이다.


또한 카프카는 괴테와 함께 독일어 문학을 빛낸 독보적인 존재이기도 하다.

독일어 사전에 ‘카프카적’(kafkaesk)이란 단어가 실려 있다는 사실은 독일어 문학에 있어 카프카의 문학적 영향력을 가늠해 볼 수 있는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형용사인 kafkaesk는 ‘카프카 적인, 섬뜩한’ 또는 ‘설명하기 어려운 없는 방식으로 공포감과 위협을 주는, 무시무시한’이라는 뜻의 단어이다.

결국 카프카적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는 kafkaesk는 ‘카프카 풍(風)의, 부조리한, 숨 막히는, 으스스한, 불길하고 음흉한’과 같은 의미를 갖고 있는 단어이다.


이 단어가 카프카나, 카프카의 문학을 결코 대변하지는 못한다.

카프카적이라는 단어의 의미에 포함되어 있는 공포감과 위협, 숨 막힘과 음흄함과 같은 긍정적이지 못한 단어는 단지 일반 대중 독자가 바라본, 그것도 카프카에 대해 제대로 된 지식이 없는 아주 일반적인 대중 독자가 카프카의 작품을 처음으로 접하고 느끼게 되는 첫인상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kafkaesk라는 단어가 사전에 수록되어 있다는 것은 카프카가 그 존재만으로도 문학에서뿐만이 아니라 일상생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게 만든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괴테적’이란 단어는 독일어 사전에 실려 있지 않다는 것은 문학적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괴테는 독일 국민들이 가장 사랑하는 대문호이며 그의 영향력은 독일과 유럽을 넘어 전 세계의 문학 작가들과 예술가, 문학 애호가들에게까지 널리 퍼져 있다.


독일 땅이 아닌 체코의 프라하에서 살았던 카프카 또한 괴테의 영향을 피해갈 수 없었는데 어째서 독일인들은 ‘괴테적’이란 단어를 사용하지 않았단 말인가.

카프카의 작품에서 받게 되는 강렬한 느낌을 괴테의 작품에서는 받을 수 없었단 말인가.

젊은 날 그들의 손에 쥐어졌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The Sorrow of Young Werther)는 단지 ‘베르테르 효과’란 용어만을 만들어 내었단 말인가.

하긴 카프카적이란 단어나 베르테르 효과라는 용어 모두가 결코 긍정적인 의미를 가지지 못했으니, 인간의 감상은 애초부터 슬프거나 암울한 것에서 자기 위안을 삼으려는 경향이 강한 것일 수 있다.


여기에 다가 카프카의 문학세계를 탐구하기 위한 ‘카프카 문학사전’이 별도로 발간되어 있다는 사실에서도 카프카가 현대 문학에 미치고 있는 영향력을 짐작해 볼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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