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카타르시스란 무엇인가

카타르시스란 무엇인가

흔히들 ‘쾌감이나 희열, 전율을 나타내는 외래어’ 정도라고 여기고 있는 카타르시스(Catharsis)는 정제(精製, purification), 정화(淨化, clarification), 정죄(淨罪, purgation or cleansing)를 뜻하는 그리스어 κάθαρσις(katharsis)에서 유래된 단어이다. 

따라서 그 뜻만으로 보자면 카타르시스는 '감정의 정화 또는 정죄'를 나타내는 단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카타르시스를 이 정도로만 해석하기에는 어딘가 크게 부족하게 느껴진다. 

인간은 원래 ‘그렇게 느껴지는 것을 그런 것’이라고 단정지어버리는, 주관적 편견이 강한 존재이다. 

따라서 카타르시스에 대한 해석에도 주관적 편견은, 어떻게 해서든지 간에, 자신의 자리를 마련해야만 직성이 풀리는 법이다. 

어쨌든 카타르시스에 대한 이러한 해석이 단지 언어적인 기원만을 따진 것일 뿐이라서, 카타르시스 자체를 온전하게 담아낼 수 있는 질 좋은 그릇이라 할 수는 없어 보인다.  

    

그렇다면 “카타르시스란 무엇일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기 위해서는 "그것은 이것이다."라는 식의 명확한 [정의]를 찾으려 하기보다는 "그것은 이러저러하다."거나 "그것은 이런저런 배경을 갖고 있다."와 같은, ‘주변의 간접적인 접근을 통한 산발적이지만 포괄적인 이해’가 필요해진다. 


대개의 경우 카타르시스는 ‘특정한 의미를 가진 특정 행위’와 ‘그에 대한 특정한 기술’의 형태로 표현하게 된다. 

카타르시스는 특히 예술작품과 문학작품, 또는 드라마나 영화, 연극이나 뮤지컬과 같은 [행위를 동반한 예술](Performing Arts)에 있어, 어떤 상황에서 감정의 극단적인 변화를 통해 재생(renewal)과 회복(restoration)을 초래하는 연민(pity)이나 공포(fear)의 발현과, 그를 통해 쾌감이나 희열, 전율을 느끼게 되는 극적인 상태를 말한다고 할 수 있다.    

 

심리적 측면에서의 카타르시스는 스스로에 의해, 또는 타인이나 이성적 테두리에 의해 억압된 감정의 응어리를 언어나 감정, 행위적인 표현을 매개로 하여, 억눌려 있는 자신의 내적인 욕구를 바깥세상을 향해 방출함으로써 정신적이고 육체적인 안정감을 찾을 수 있게 해주는 일종의 도구나 방법이라 할 수 있다. 


여기에서 말하고 있는 이러한 심리적 측면에서의 카타르시스가, ‘카타르시스’라는 용어를 바라보는 ‘세상 사람들의 눈높이’이고 또한 그러한 것이라고 받아들여지고 있는 카타르시스에 대한 가장 일반적인 인지이기도 하다.     

특히 비극을 소재로 한 공연에서 시각적인 자극은 카타르시스를 관객에게 전달시키는 중요한 매개체이다. 

관객은 비극이 주는 카타르시스를 통해 불안감과 우울함, 긴장감과 슬픔을 해소시켜 자신의 내면에 쌓여있던 억압된 찌꺼기들을 세상 밖으로 분출할 수 있게 된다.


―――――― α ――――――


카타르시스는 원래 아리스토텔레스가 저서 [시학](the Poetics, 詩學)에서 사용한 메타포(metaphor)로, 아리스토텔레스는 시학에서 관객의 마음에 미치는 비극의 영향을 카타르시스가 신체에 미치는 영향과 비교하고 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비극이 관객에게 미치는 가장 중요한 작용 중에 하나이며 카타르시스야말로 비극의 백미라고 말하고 있다.      


셰익스피어가 남긴 작품들 중에서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이라 꼽히는 <햄릿>,  <오셀로>, <리어왕>, <맥베스>가  [셰익스피어의 5대 희극]이라 꼽히는 <베니스의 상인>, <한여름 밤의 꿈>, <말괄량이 길들이기>, <십이야>, <뜻대로 하세요>(학자에 따라서는 <뜻대로 하세요> 대신에 <헛소동>을 꼽기도 한다.) 보다 더 오랫동안 가슴에 남겨지게 되는 것도, 인간의 내면에 잠재되어 있는 인간적인 본성이 희극에서보다는 비극을 통해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되는 특성 때문인 것이다.       


https://www.yes24.com/Product/Goods/109025158

  

매거진의 이전글 지혜에 대한 몽환의 사색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