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흐의 마을, 오베르

고흐의 마을, 오베르

너른 들판 가득 누런 밀밭이

제 한껏 마구 흐트러져 있을 것만 같은 마을

밀밭 사이로 난 좁은 길을 걷다 보면

키 큰 삼나무 한 그루가

하늘을 향해 마구 자라나 있을 것만 같은 마을

낮 빛에 고개 겨우 치켜든 밀밭 사이로

바람 한줄기 푸르르 불어 가면

까마귀의 날개 짓 같은 검누런 흙먼지가

떼 지어 후루룩 일어날 것만 같은 마을

파란 하늘을 떠돌던 하얀 구름 뭉치가

아침 파도의 포말처럼 우르르 밀려오면

제 속살까지 단숨에 젖어버릴 것만 같은 마을

길을 잃은 여행자의 손에도

붓 한 자루와 캔버스 하나

아무렇게나 툭 쥐어줄 것만 같은 마을

고흐와 동생 테오가 담쟁이덩굴에 안겨

애틋한 긴 잠에 빠져든

마법에 걸린 성과 같은 마을


Copyright@Dr.Franz Ko(고일석), NY


오베르 들판의 밀밭
형 빈센트와 동생 테오의 무덤, 오베르 공동묘지 끝자락


빈센트거 마지막까지 머물렀던 여인숙
오베르 마을 성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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