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에서도 빈센트의 해바라기를 만나볼 수 있다. 빈센트의 1887년(August 1887 – September 1887) 작 해바라기가 뉴욕 맨해튼의 [메트로폴리탄미술관](The Met, The Metropolitan Museum of Art)의 전시실 벽면에 걸려있다. 두 송이의 해바라기가 캔버스를 가득 채우고 있는 이 작품은 <두 송이 해바라기>(Two Cut Sunflowers)라는 이름으로도 불리고 있다.
앞에서 언급한 것과 같이 빈센트는 1886년부터 1888년까지 노랑 해바라기를 모델로 삼은 열두 점의 작품을 그렸다. 그가 의도한 것이든 아니든 간에 빈센트의 <해바라기>는 '고흐의 해바라기들'이라는 애칭의 연작(시리즈)을 이루고 있다. 이 작품들 모두에게는 <해바라기>라는 한글 작품명과, <Sunflowers>라는 영문 작품명이 동일하게 붙어 있다. 따라서 ‘해바라기의 송이 수’나 ‘배경의 색상’, '작품 소장처‘ 등과 같은 것을 수식어로 사용함으로써 작품들 간의 구분을 시도하기도 한다.
[The Met]에서 소장 중인 1887년 작 <해바라기>(Sunflowers)
두 송이의 해바라기를 그린 고흐의 이 작품은 <두 송이 해바라기>(Two Cut Sunflowers)라는 작품명으로도 불리고 있다. Vincnt van Gogh, 1887, 43.2 x 61cm, Metropolitan Museum of Art), New York
필자는 1877년 작 뉴욕의 해바라기에 대해 "무척이나 뉴욕스럽다."라는 표현을 즐겨 사용하고 있다. 그것은 이 작품에게서 받고 있는 느낌이 런던이나 여타의 미술관들이 소장하고 있는 빈센트의 <해바라기>들의 그것과는 사뭇 다르기 때문이다.
뉴욕의 해바라기에서는 창백한 푸른 눈의 도시 여인을 비로 앞에서 마주하는 듯한 강렬한 인상을 받게 된다. 자세히 살펴보면 그 창백함은 해바라기의 노랑과 함께 사용한, 검정 빛마저 돌고 있는 짙은 파랑에서 오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짙다 못해 잔뜩 농익은 파랑이 뿜어내고 있는 검정은 빈센트의 작품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는 색이긴 하지만 <뉴욕의 해바라기>에서 만나게 되는 이 두 색은 도시의 그늘을 살아가는 두 송이 노랑해바라기의 고단한 삶을 전시실 벽면의 조명 아래로 옮겨온 듯하다. 그래서 메트로폴리탄미술관에서 만나는 빈센트의 해바라기를 뉴욕을 위해 그린 [뉴욕의 해바라기]라고 불러도 좋은 것이다.
뉴욕의 해바라기에게서 받게 되는 이와 같은 느낌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고흐가 이 그림을 그리던 당시의 시대적 상황을 좀 더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 그림을 그린 1887년에 고흐는 파리에서 생활하고 있었다. 자신의 고국인 네덜란드를 떠나 오직 그림을 그리기 위해, 화가로서 명성을 얻기 위해, 삶의 터전을 파리로 옮겨 온 것이다. 1887년은 고흐의 몸뿐만 아니라 영혼까지도 파리에 있었던 시기이다.
당시 파리는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세상의 중심’이었다. 특히 예술가라면 누구나가 파리에서 활동하기를 원했고, 그들에게 파리는 동경의 대상이었다. 이쯤에서 알 수 있게 된다. 빈센트의 19세기말 파리와 지금의 뉴욕이 지독히 닮아 있다는 것을. 그렇기에 빈센트의 1887년 작 <두 송이 해바라기>에서는 파리의 향기와 함께 뉴욕의 향기를 맡을 수 있다는 것을. 결국 <뉴욕의 해바라기>가 바로 <파리의 해바라기>라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