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배. 하늘을 노 저어 스며든다

작은 배. 하늘을 노 저어 스며든다


아주 멀리는 갈 수 없는

작은 배가 있었어

언제든 떠날 수는 있었지만

항상 그 자리를 맴도는 삶에서

그리 멀리 갈 수 없었던

그의 삶을 닮은

작은 배가 있었어


먼 여정에는 두려움이 앞섰기에

용기를 내었다가도

이내 거두고 마는 그의 삶을

작은 배는 닮아 있었어


어느 쌀쌀한 날의 깊은 밤 그는

작은 배를 하늘 호수에 띄웠어

머물 곳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았거든


그가 찾으려는 곳엔

작은 향기와 작은 바람과

작은 비가 있어야 했어

그래야 작은 별빛이

작은 꽃을 피울 수 있다고 믿었거든


다른 어느 날 밤 그는

잔 별빛 부스러기들이 쓸려 쌓인

작은 섬을 찾았어

그 작은 섬에는

작은 배를 가둘 수 있는

작은 성이 있었어


그는 작은 꽃씨를 심고 물을 주었어

그리고 어느 날 꽃이 피었고

그는 시처럼 그 꽃에게 스며들었어

이제 그는 더 이상

노 저어 하늘을 유영하진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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