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네브리즘(Tenebrism)는 흔히 [키아로스쿠로](Chiaroscuro)라는 회화기법과의 비교를 통해 설명되고 있다.
앞서 말한 것과 같이 테네브리즘은 빛의 선택적 집중과 확대된 어둠의 ‘극명한 대비’를 통해 작가의 표현적 극대화와 감상하는 이의 감정적 극대화를 이루고 내는 획기적인 회화기법이다.
테네브리즘에서의 빛은, 그림 속의 주인공이나 사물을 밝히기 위해 사용한 보조적인 도구로서의 빛이 아니라 그림의 전체적인 구도를 잡아주고, 그림 속에 담겨 있는 이야기를 풀어가는 ‘적극적인 서술자로서의 빛’이며 ‘실체로서 존재하지는 않지만 자신의 역할을 주도적으로 수행하고 있는 또 다른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다.
이에 반해 키아로스쿠로는 현실적인 빛의 흐름을 기반으로, 밝은 부분과 어두운 부분의 부드러운 전환을 통해 사실적인 입체감을 표현하는 회화기법이다.
키아로스쿠로의 빛은 서술자나 주도적인 주인공으로서가 아니라 작품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만들어가는 조력자로서의 빛이라고 할 수 있다.
테네브리즘 기법은 카라바조와 스페인계 이탈리아 명암화법 화가(Tenebrist)인 [주세페 데 리베라](Jusepe de Rivera, 1591-1652), 이탈리아 바로크 화가인 [아르테미시아 젠틸레스키](Artemisia Gentileschi, 1593-1652 or 1656) 등과 같이 17세기에 활동한 화가들의 작품에서 주로 만나볼 수 있다.
키아로스쿠로 기법을 찾아볼 수 있는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17세기 네덜란드 바로크 화가인 [램브란트](Rembrandt Harmenszoon van Rijn, 1606 - 1669)의 <야경>(De Nachtwacht, The Nightwatch, 1642)와, 그 이전 세기의 이탈리아 르네상스 예술가인 [레오나르도 다 빈치](Leonardo di ser Piero da Vinci, 1452-1519)의 <모나리자>(Mona Lisa, c.1503-1506, Musée du Louvre) 그리고 이와 동일한 세기의 이탈리아 르네상스 예술가인 [라파엘로 산치오](Raffaello Sanzio da Urbino, 1483 - 1520)의 <아테네 학당>(The School of Athens, 1509 - 1511) 등을 꼽을 수 있다.
이와 같이 키아로스쿠로는 테네브리즘 이전 시대부터 있어온 회화적 기법으로 테네브리즘은, 키아로스쿠로라는 회화 기법이 선택적 집중화를 통해 진화한 회화 기법으로 생각할 수 있다.
즉, 테네브리즘의 뿌리가 키아로스쿠로이며, 테네브리즘은 키아로스쿠로의 줄기인 셈이다.
카라바조가 1602년 경(c.1601-1602)에 그린 <성 도마의 의심>(The Incredulity of Saint Thomas)과, 그보다 약 40여 년이 지난 1642년경에 램브란트가 그린 <야경>(The Nightwatch)의 비교 감상을 통해 테네브리즘 기법과 키아로스쿠로 기법의 차이점을 좀 더 자세하게 들여다볼 수 있다.
카라바조의 <성 도마의 의심> (<의심하는 도마>) c.1601-1602
The Incredulity of Saint Thomas 또는 Doubting Thomas
먼저 카라바조의 <성 도마의 의심>을 살펴보자.
이 작품에서는 빛이 마치 인공적인 조명을 이용하여 비추고 있는 듯이 주인공들의 특정 부분에게만 집중되면서 명암의 강렬한 대비를 이루고 있다.
그림을 들여다보고 있으면 카라바조의 작품에서 만나는 빛은, 작가인 카라바조가 무엇을 표현하고자 하는지를 서술하는 ‘적극적이자 세밀한 서술자’란 것을 알아차릴 수 있게 된다.
램브란트의 <야경>(De Nachtwacht, The Nightwatch)
Rembrandt Harmenszoon van Rijn, 1642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국립미술관
이와는 달리 렘브란트의 <야경>을 들여다보고 있으면, 전체적인 흐름을 따라 흐르는 빛이 인물과 사물의 표면에서 자연스럽게 반사되면서 명암의 전환을 부드럽게 이루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들 두 작품에서 ‘빛’이 갖는 차이점은, 카라바조의 <성 도마의 의심>에서 빛은 강렬한 대비를 통해 극적으로 연출된 사실감을 만들고 있고, 램브란트의 <야경>에서 빛은 부드러운 전환을 통해 현실적인 사실감을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예술에서는 정답이란 건 없다. 화가 각자가 표현하는 것이 정답이고, 감상하는 이 각자가 바라보는 것이 정답일 수 있다.
카라바조와 램브란트, 테네브리즘 기법과 키아로스쿠로 기법을 사용한 그들의 작품들은 예술이라는 지적 활동이 창조해낸 신비롭고 아름다운, 오직 인간만이 이룰 수 있는 창조적 결과물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