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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ranz Jun 20. 2023

채용공고 40개로 분석한 PM/PO의 역량

40개의 프로덕트 매니저, 프로덕트 오너 JD를 분석한 결과는?

프로덕트 매니저(이하 PM)로서 포트폴리오와 이력서를 업데이트하며 각종 채용 사이트에 올라와 있는 PM, PO 채용공고를 분석해보는 작업을 했습니다. 이러한 작업이 유의미하다고 생각한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최근 채용시장의 트렌드와 언어를 읽기 위함입니다.

- PM 직군은 다양한 소프트스킬이 요구되는만큼 역량을 한 두 단어로 정의하기가 어렵습니다. 또한 IT 업계는 몹시 빠르게 변화하기 때문에 시장에서 원하는 PM 상도 트렌드를 타기 마련이죠. 이러한 경향성을 읽어내고, 채용 담당자가 사용하는 언어를 통해 제 역량을 풀어내고 싶었습니다.


2. 고객의 문제와 이를 해결하는 데 필요한 유효한 가설을 찾기 위해서입니다.

- 갑자기 고객이라니 생뚱맞을 수 있겠지만, PM은 무엇보다 고객의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하는 직무일 것입니다. 그리고 채용시장에서 PM 후보자의 서비스를 고용하는 고객은 다름 아닌 "사용자"(웃음)입니다. JD(Job Describtion)과 자격요건은 그런 사용자의 VoC를 옅볼 수 있는 중요한 창구라 생각합니다.

각 기업에 제출하는 이력서와 포트폴리오는 JD에 맞춰 맞춤형으로 작성하면 되지만, 항시 열어놓는 노션 포트폴리오 같은 경우에는 가급적 공통적으로 눈에 띄일 만한 역량들을 상단에 배치하고자 했습니다. 이러한 솔루션이 유효하기 위해서는 어느정도 정량적 데이터가 필요하다고 느꼈습니다.



방법론

분석의 대상은 원티드와 잡플래닛에 올라와 있는 PM/PO 채용공고 중 40개를 선택했습니다.

원티드와 잡플래닛에 한정한 이유는, 사람인이나 잡코리아 등의 거대 구직 플랫폼에는 전통적 기업들이 너무 많아 원하는 공고를 찾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제가 필요해서 하는 분석이다보니 주로 스타트업 문화에 기반한 공고들로 한정하고 싶었기 때문도 있습니다.


채용공고는 다음과 같은 기준으로 선정했습니다.


PM/PO 직군은 구별하지 않았습니다.
아직 국내에서 PM과 PO는 혼용해서 사용하는 사례가 많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서비스 기획자'라는 타이틀의 채용공고는 포함시키지 않았습니다.
저와 핏이 맞지 않는 전통적 조직에 가까운 컬처를 가지고 있을 것이라 생각되었기 때문입니다.

8년 이상의 경력을 요구하는 채용공고는 제외했습니다.
그 정도 연차에 요구하는 역량은 저와 같은 주니어와는 많이 다를 것이라 판단합니다.

JD를 너무 단순하게 기술하였거나, 참고할 만한 내용이 아니라 생각되는 경우도 과감히 제외했습니다.

분석군에 포함된 대상 기업들은 대부분 시리즈A~B 정도의 스타트업입니다.
다만 토스는 예외적으로 PM, PO를 구분하여 각각 포함시켰습니다. 국내에서 가장 유의미하게 PM과 PO를 구분하고 있고, 각 역할의 R&R을 잘 정의하고 있는 대표적인 조직이라고 생각되었기 때문입니다.


"ChatGPT야 PM 채용공고 좀 분석해줘..."


40개의 채용공고의 내용을 각각 "담당업무(JD)", "자격요건", "우대사항"으로 구분하여 모든 문장을 그대로 스프레드시트로 옮겼습니다. 그 후, 각 문장이 요구하는 조건들을 태그로 만들어 붙였습니다.


한 문장이 여러 개의 역량을 기술하고 있는 경우도 많이 있었습니다. (가령 "데이터적인 mind-set을 기반으로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고객 문제 분석과 가설 수립을 하고, PRD와 화면정의서 등의 문서를 통해 개발자/디자이너/각종 내외부 이해관계자들과의 원활한 협업을 이끌어내어 임팩트를 일으키거나 실패를 통한 러닝을 해본 / 할 수 있는 끈기 있고 주도적인 분") 이런 경우에는 같은 문장이더라도 잘게 쪼개 요구하는 역량들을 나눠보고자 했습니다.


이후 태그들을 다시 정리한 다음 각각의 개수를 세었습니다. 같은 담당업무 내에 같은 유형의 태그가 여러 번 나타나는 경우에는 이를 중복으로 카운팅 했습니다. 그만큼 그 역량을 중요하게 보고 있다고 판단되어서입니다. 이후 각 태그가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퍼센티지로 나타냈습니다.


다음은 그렇게 분석한 결과물, 약 10% 이상을 차지한 태그의 정의, 대표적인 몇몇 채용공고 문구들을 인용한 것입니다.



담당업무(JD)

1. 서비스 기획 및 고도화

- 당연히 PM하면 떠오르는 가장 직관적인 업무가 1위를 차지했습니다. 서비스 기획자 시절부터 PM은 어찌되었건 솔루션을 만들어내는 사람인 것이죠. 대부분의 채용공고에서 이 항목은 최상단에 위치합니다.

다만 어떤 제품을 담당하는지, PMF를 찾기 전인지 후인지, 리더십과 오너십을 얼마나 가져가는지에 따라 함께 서술되어 있는 단어들이 미묘하게 워딩이 다르기 때문에 여전히 눈여겨 봐야 할 부분이라 생각합니다. 이 역할이 PM인지, PO인지, 서비스 기획자인지 판가름 할 수 있는 지표가 될 수 있습니다.

성장 궤도에 오른 서비스와 조직을 안정적으로 리딩하고, 비즈니스 임팩트를 더욱 확장할 수 있도록 개선을 기획해요.

- V사 PM
담당하는 제품의 목표와 사일로의 비전을 세우고, 사용자들이 원하는 것과 비즈니스 전략을 연결하여 의미 있는 금융 서비스를 만들어낼 수 있어요.

- V사 PO


2. 고객 문제 정의

- 서비스가 해결해야 하는 문제, 즉 고객의 문제를 정의하는 것이 2위에 올랐습니다. 고객의 문제를 찾아내고 정의한다는 내용이라면 정성적, 정량적 수집 방법을 불문하고 한 데 묶을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의 목소리를 분석하고, 제품의 개선 포인트를 찾아 완성도 및 고객의 만족도를 높이는 역할 담당해요.

- V사
사용자의 진짜 문제를 찾고 해결하는 데 몰입합니다. 고객의 행동과 목소리를 분석하여 문제를 날카롭게 정의하고, 문제의 원인을 찾아 해결합니다.

- S사


3. 가설 수립 및 검증

- 고객의 문제를 정의했다면 이제 유효한 가설을 수립하고, 실험 계획을 설계하여 검증하는 일을 해야겠죠?

유효한 가설을 수립하고, 실험을 통해 도출된 인사이트를 기반으로 가설을 검증하며, 끊임없는 반복을 통해 프로덕트 마켓핏을 찾고, 제품을 고도화 합니다.

- M사
가설을 수립하고 검증하며 제품과 지표를 개선합니다. 문제 해결을 위해 가설을 세우고 검증하는 그로스해킹을 지속적으로 경험하며 서비스 주요 지표를 높이고 고객의 사용 경험을 개선합니다.

- S사


4. 팀 내부 커뮤니케이션

- 처음에는 프로덕트(개발)팀을 내부, 그 외 조직을 외부 커뮤니케이션 대상으로 정의했지만 PM은 어차피 모든 사내 조직과 소통을 해야 하므로 무의미하다고 판단, 외부 커뮤니케이션은 사외 이해관계자와의 것으로만 한정지었습니다.

사업, 영업 및 기술에 특화된 다양한 stakeholders와 논의하고 주요한 의사결정을 내리고 이를 실현합니다.

- P사


5. 프로젝트 관리

- 프로덕트 "매니저"니까 각각의 개발 프로젝트가 유연하게 돌아갈 수 있도록 협업 구조를 만들어내는 것은 중요한 업무일 것입니다. 단, 애자일 방법론이나 프로세스 효율성 개선을 특별히 언급하는 내용들은 별도로 분류했습니다.

목표달성을 위해 팀에 필요한 역량과 자원을 파악하고 적절하게 리소스를 투입하며 팀을 리딩합니다.

- D사


6. 로드맵 도출

- "로드맵"이라는 단순한 워딩으로 치환했지만, 실제로는 굉장히 중요한 업무입니다. 제품의 중장기적인 전략을 세우고 핵심 지표를 정의하는, 프로덕트의 라이프사이클을 관리하는 업무입니다.

프로덕트의 핵심 지표 정의에서부터 비즈니스 모델 설계, 액션 아이템 추진 및 결과 도출까지 서비스의 생애주기를 오롯이 담당하며 제품의 성장을 드라이브하는 역할이에요.

- V사
제품 개발의 핵심 지표 정의부터, 액션 아이템 추진 및 결과 도출까지의 전체 로드맵을 구성하고 이를 실행합니다.

- A사



자격요건

캬 사실 PM은 저 자격요건 "전부를" 조금씩은 다 갖춰야 하는 직무인 거 아시죠..?


1. 프로덕트의 이해

- 스타트업은 당장 제품에 투입할 수 있는 PM을 원하고 있고, 따라서 거의 모든 PM 채용 공고는 경력직을 대상으로 하고 있습니다. 특히 전체 연차를 따지기보다는 직접적으로 프로덕트에 관여했던 경력만을 따지는 공고가 대부분입니다. 이번에 살펴본 많은 스타트업들이 3년 이상 프로덕트팀에 소속되어 일해본 경험이 있는 사람을 원하고 있었습니다.


2. 팀 내부 커뮤니케이션

- 내부 외부를 가르는 기준은 JD와 동일합니다. 요즘 데이터 분석력이 워낙 대세라 2위를 예상했는데 미미한 차이로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2위를 차지했습니다. 우스갯소리로 역량 부족한 PM이 항상 스스로 커뮤니케이션이 장점이라고 한다던데, 커뮤니케이션 능력은 사실 갖추기 가장 어려운 능력이 아닌가 싶습니다. 좀 알 것 같으면 틀어지고, 일을 하면 할 수록 겸손해지게 만드는 역량인 것 같아요...

서비스를둘러싼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기획/디자인/개발/CX/제휴사 등)과 원활한 의사소통을 통해 담당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운영해본 경험이 있는 분이 필요해요.

- V사


3. 데이터 분석 능력

- 요즘 제일 잘 나가는 스킬이죠. 특정 분석툴 사용 가능 여부를 자격요건으로 걸어놓은 기업들도 있었지만, 실제로 필요로 하는 것은 다름아닌 "데이터를 해석하고 이를 기반으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가?"인 것 같습니다.

데이터 기반으로 다양하고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는 Analytical Mindset을 가지고 가설 설정 → 실험 설계 → 빠른 실행을 통해 제품을 발전시킨 경험이 있는 분.

- A사
문제 발굴부터 가설 검증의 전 과정을 데이터 기반으로 의사결정할 수 있는 분.

- G사


자격요건은 중요하다고 생각되어 10% 밑의 태그들은 어떤 능력을 요구하는 것인지 10위까지만 간략하게 설명하고 넘어가겠습니다.


4. 고객 문제 정의

- JD와 동일

5. 가설 수립 및 검증

- JD와 동일

6. 임팩트 혹은 실패 경험

- 문제를 정의하고 가설을 실험하여 실제로 성과를 내거나, 실패했더라도 러닝 포인트를 얻은 경험에 대해 포트폴리오 등으로 서술하기를 요구하는 기업들이 꽤 있습니다. 요즘 포트폴리오 작성 가이드에서 대부분 다루는 내용이기도 하지요.

7. 초기 서비스 경험

- 아무래도 스타트업이다보니 아무런 기반 없이 서비스를 처음부터 만들어본 경험을 원하는 직무들이 있었습니다.

8. 도메인 지식

- 각 사업영역에 대한 사전 지식 혹은 경험을 원하는 내용입니다. 주로 앱/웹 등 넓은 범위에서의 경험을 요구했지만 일부는 B2B, SaaS 등 특정 에어리어의 경험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가장 인기가 좋은 도메인은 이커머스인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B2C, B2B 양쪽 고객과 직접 만나고, 현금흐름이 일어나며, 정산 등 백오피스까지 모두 경험해야 하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9. 적극성, 능동성

- 주도적으로 일할 수 있는 사람을 원하는 내용입니다. 가끔 '힘든 상황 속에서도 끈질기게 목표를 추구하는 능력'을 요구하는 공고도 볼 수 있었습니다. 흔히들 이야기하는 Grit이 아닐까 합니다.

10. 문서 작성 능력

- 정책서나 PRD 등 문서화된 커뮤니케이션을 콕 집어 언급한 경우입니다.



우대사항

우대사항은 본격적으로 기업들의 욕망(?)을 엿볼 수 있는 곳입니다. 어찌보면 우대사항을 잘 읽어보는 것이 채용하려는 직무를 가장 잘 파악하는 방법일지도요...


1. 도메인 지식

- 서비스의 종류에 따라 패션, 자동차, AI 등 다양하고도 구체적인 도메인 지식 및 경험을 요구하는 회사들이 많았습니다. 특히 일부 기업들은 관련 학위를 요구하는 경우도 있어 눈에 띄었습니다. 음... 학위가 있으면... 그쪽 전문 일을 하지 않았을까요...?

SAAS, 이커머스, 마케팅 및 1인미디어에 관한 이해도가 있으신 분.

- T사


2. 스타트업 경험

- 단순히 스타트업에 다녀봤다!라는 경우도 조금 있기는 했지만, 우대사항에서 원하는 "스타트업 경험"이란 대부분 창업, 혹은 그에 준하는 주도적인 역할을 해본 경험입니다.

사업/제품 기획부터 조직 운영까지, 0 to 1을 만들어본 창업 경험이 있는 분.

- A사
불확실성 속에서 다수의 이해관계자들을 설득하여 결정을 이끌어낸 경험.

- D사
스타트업 창업 경험 or IT스타트업에서 신규 서비스를 기획, 출시 및 성장 시켜 본 경험이 있으신 분.

- M사


3. 프로덕트 생애주기 경험

- 이미 개발된 프로덕트에 투입되어 일한 경우가 아니라, 프로덕트의 초기 기획부터 시작하여 런칭, PMF 발견, 개선까지 전 과정에 참여해본 경험입니다.

프로덕트의 핵심 지표 정의에서부터 비즈니스 모델 설계, 액션 아이템 추진 및 결과 도출까지 서비스의 생애 주기를 담당하며 프로덕트의 성장을 드라이브 하는 역할을 해보신 분.

- M사
서비스 런칭부터 운영 고도화까지 프로덕트의 라이프 사이클 전반을 경험해 본 분이면 좋아요.

- A사
서비스를 론칭하거나 Product-Market Fit을 찾은 경험이 있으신 분.

- P사


4. 애자일 경험

- 요즘 대부분의 IT 스타트업이 애자일 방법론을 채택하고 있는 만큼, 스크럼, 칸반 등 애자일 방법론에 익숙한 PM을 찾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애자일한 프로세스로 비즈니스와 제품에 유의미한 성과를 만들거나, 실패를 통해 배운 경험이 있는 분.

- H사
개발자와 긴밀하게 협업하며 짧은 주기로 개발해 본 경험이 있는 분.

- Y사
Agile / Scrum에 친숙하신 분이면 좋아요.

- O사



마치며


이렇게 총 40종의 채용공고를 통해 현 시장에서 원하는 PM, PO 상을 그려봤는데요. PM이라는 직무가 국내에 소개된지 오래된 직무는 아니지만, 많은 기업들이 채용하여 시행착오를 겪고 관련된 도서나 강의도 늘어나면서 어느정도 그 정의가 자리잡힌 듯한 느낌입니다.


중요한 것은 그러한 PM의 정의에 맞게 자신의 경험과 역량을 잘 풀어내는 것이겠죠. 그 우선순위를 정하실 때, 그리고 워딩을 고민하실 때 이 글이 도움이 조금이라도 된다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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