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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라우킴 Feb 14. 2021

지갑이 없어도 괜찮아요, 스마트폰만 챙기세요

겨울방학을 맞이했지만, 코로나19로 외부활동마저 줄어드니 아이들이 집 안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졌다. 한참 땀 흘리면서 뛰어놀기 바쁜 나이인데 집콕 생활을 하는 아이들이 안쓰러워 보이기도 하고, 무엇보다 아이들의 건강이 걱정되기 시작했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어서 저녁식사를 끝내고 아이들에게 살며시 제안했다.


"얘들아, 우리 줄넘기하러 나가지 않을래? 줄넘기 300개 하면 엄마가 마이쮸랑 요구르트 사줄 수 있는데..."


아이들이 제일 좋아하는 군것질로 보상을 해준다고 하니 흔쾌히 알겠다고 한다. 옷을 챙겨 입고 아파트 주차장으로 내려갔다. 마스크를 쓰고 줄넘기 300개는 무리였나 싶었지만, 중간중간 쉬어가며 미션을 완료했다.


아이들과 약속한 대로 집 앞 편의점에 갔다. 설레는 마음을 가득 안고 요구르트와 마이쮸를 고르고 계산대에 다가섰다. 주머니에서 지갑을 찾았는데 아뿔싸, 지갑이 없었다! 그냥 집에 돌아가자고 하면 아이들이 분명 실망할 터였다. 당황하고 있는 사이 계산대에서 '카카오페이'라는 문구가 눈에 들어왔다.


'가만있어 보자, 카카오페이라면 스마트폰으로 결제할 수 있는 거잖아?'


나는 스마트폰을 꺼내 카카오톡 화면으로 전환했다. 그리고 카카오페이 화면을 찾기 위해 여러 개에 작은 글자들을 일일이 터치해보았다. 마침내 '결제'라고 보이는 곳을 터치했더니 바코드가 보이는 화면으로 순식간에 바뀌었고, 화면 하단에는 언제 등록했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 S 은행 체크카드가 보였다. 카카오페이가 처음이라 쭈뼛대는 나를 보며 친절한 아르바이트생은 "바코드만 보여주시면 돼요."라고 말했다. 그렇게 지갑 없이 나의 첫 스마트폰 결제는 성공적으로 마쳤다.


편의점을 나오며 신세계를 경험한 느낌이 들었다. 앞으로 지갑이 없어도 스마트폰 하나만 있으면 되는구나! 이미 오래전부터 이용이 가능한 것이었겠지만, 그동안 집순이 생활을 오래 했던 터라 세상 돌아가는 걸 몰라도 너무 몰랐다.


기술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그러고 보니 얼마 전 친구와 함께 만보 걷기를 하다 나에게 '토스' 어플이 있냐고 물어봤다. "토스? 그게 뭐야?" 친구는 캐시 워크처럼 걸음 수만큼 현금으로 리워드해 주는 어플이라고 알려 주었다. 친구의 말을 따라 어플을 다운로드해 만보를 채워 리워드를 받았다. 매일 10원, 20원 차곡차곡 모으는 재미가 쏠쏠했다. 하지만 만보기 기능은 '토스'의 빙산의 일각이었다. 어플을 자세히 들여다보니 송금, 결제, 조회, 뱅킹 등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모바일 금융 플랫폼이었다. 은행 계좌, 증권계좌, 신용카드 등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나의 계좌들을 한데 모아 한눈에 확인하고 관리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제 증권사에 직접 가지 않아도 어플 하나만 다운로드하면 계좌를 개설할 수 있고, 은행을 가지 않아도 모바일에서 웬만한 업무는 가능한 일이 되어 버렸다. 특별한 날이 되면 누군가는 카카오톡으로 기프티콘 선물을 보내주고, ‘선물 받기'를 누르면 택배기사님이 집 앞까지 선물을 가져다준다. 지갑이 없어도 신용카드가 없어도 괜찮다. 스마트폰 하나만 있으면 편리한 세상이 되어버렸다.


최첨단 기술이 빠르게 확대된다. 디지털화되고 가상화된 미래의 모든 금융 형태는 안전성과 밀접한 관련을 맺으며 역동적이며 파괴적으로 다가온다.(...) 이제는 오프라인 은행이 문을 닫아도 걱정하지 않는다. 은행 어플로 금융 거래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는 사람들이 핀테크 솔루션으로 방향을 트는 또 다른 이유가 된다. 시간 관계상 오프라인 은행을 가거나 물리적으로 자산 운용 매니저들을 만날 수 없을 때 대중은 금융과 보험에 대한 니즈를 충족시킬 또 다른 방법을 찾는다. 바로 온라인 은행 핀테크 기술이 도입된 금융, 핀테크 어플이다. 편리하고 사용이 용이하다는 장점이 이용자의 만족도를 높여 각광받고 있다.

<금융의 미래>, p31~39



코로나 19 팬데믹으로 비대면 금융 서비스에 대한 관심은 점점 높아지고 있고, 편의성과 접근성을 접목한 플랫폼이 늘어나고 있다. 빠르게 발달하는 기술의 추세를 따라가려면 하루라도 더 빨리 경제와 시장 흐름을 눈여겨볼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든다.


지갑이 없어도 스마트폰으로 편리하게 결제할 수 있는 시대가 왔다. 한때는 현금과 신용카드가 두둑하게 들어간 지갑이 부의 상징이었지만 이제는 그 실물이 필요 없게 되어버렸다. 그러나 모든 게 탑재된 스마트폰마저 잃어버리게 되면 어떻게 되는 걸까? 어쩌면 곧 스마트폰마저 챙기지 않아도 될 것 같다. 국내에 한 금융기관에서는 안면인식으로 결제하는 방법을 가맹점을 통하여 상용화한다고 했다. 영화 속에서만 보던 최첨단 기술을 곧 현실에서 만날 수 있는 날이 얼마 남지 않은 것일까.


출처 : http://www.kbanker.co.kr/news/articleView.html?idxno=829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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