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상담에선 도대체 뭘 할까? (2) 자유연상

심리상담 사용설명서

by 프로디언슬립

상담은 자신에 대한 깊은 탐색을 통해 스스로를 이해해 나가는 과정입니다. 이 과정에서 내담자는 의식적으로 생각하지 못했던 자신의 내면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자신을 이해함으로써 내담자는 자신에 대한 통제감을 찾을 수 있게 됩니다. 이에 따라 정서적 고통이 완화되고 심리적 안정을 찾아가며, 이렇게 생긴 안정감을 바탕으로 문제 행동이나 상황에 대해 좀 더 잘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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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에 대한 깊은 탐색이란 스스로의 생각, 감정, 행동, 몸의 반응, 대인관계, 중요한 가치와 욕구 등 내 안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을 꼼꼼히 점검하고 그것들이 가지고 있는 심리적 의미와 현재의 삶에 미치는 영향을 점검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런 것을 위해 상담에서는 기본적으로 자유연상(free association)이라는 방법을 활용합니다. 자유연상은 정신분석에서 만들어진 방식으로 말 그대로 편안하고 자유롭게 떠오르는 대로 이야기한다는 뜻입니다. 전문적인 심리상담이라며 뭔가 특별히 더 힘을 주기보다는 그냥 '의식의 흐름대로' 이야기하도록 한다는 거에요.


심리상담이라고 하면 상담자가 척척 교통정리를 해서 의미심장한 한마디나 신박한 솔루션을 내리는 이미지가 떠오르기도 하지만 상담자의 관심에 따라 특정한 주제나 방법에 초점을 두게 되면 오히려 내담자 고유의 내면 탐색을 방해할 뿐입니다. 그래서 내담자는 매 회기마다 스스로 상담의 주제를 선택하고 그때그때 떠오르는 대로 자신의 마음을 이야기해야 합니다. 상담자는 내담자가 내놓는 이야기가 있을 때 비로소 내담자가 스스로를 깊이 들여다볼 수 있도록 안내할 수 있습니다. 내담자가 자유연상을 한다면 상담자는 상담에서 주로 질문을 해요. 상담자의 질문은 내담자를 이해하기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더욱 중요하게는 내담자의 자유연상을 방해하지 않고 스스로가 자신의 마음을 더욱 깊게 살펴보도록 하기 위한 것입니다.

일반적인 상담의 이미지는 온화하고 자상한 상담자의 따뜻한 한마디를 그리는 것 같아요. 하지만 자유연상으로 이어가는 상담 과정은 편안하고 쉽기만 할 수 없습니다. 일단은 아무리 마음먹고 찾은 상담이라고 하더라도 처음 보는 사람 앞에서 편안하고 자유롭게 내 이야기를 한다는 게 기본적인 부담이 있죠. 이건 마음먹는다고 당장 해결될 것은 아닙니다. 이런 순간에 어색해 지는 건 당연한 일이기도 하니까요.


더 중요하게는 상담을 찾는 사람이 대개 자신의 마음을 자유롭게 들여다보지 못하거나 들여다보지 않으려고 하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방법을 몰라서였을 수도 있고 스스로 마음을 들여다보는 것이 그러지 않는 것보다 더욱 큰 고통을 불러일으켰기 때문이었을 수도 있어요. 따라서 상담은 상담을 찾은 내담자와 훈련받은 상담자라는 특별한 역할 관계를 통해서 내담자가 스스로를 들여다볼 힘을 얻고 기술을 익혀나가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내담자는 상담자의 지시나 조언, 충고, 교훈적인 한 마디나 신통한 솔루션을 기대하기보다 스스로 적극적인 내담자 역할을 수행해야 합니다. 헬스트레이너나 여행 가이드가 그렇듯 스스로 움직이지 않는 내담자를 상담자가 움직일 수는 없습니다. 내담자는 자유롭게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 보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자유롭게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려면 적극적이고 솔직한 마음가짐이 필요해요. 자유롭기 위해서는 솔직할 수 있는 용기가 있어야 합니다. 그런 용기가 없다면 그것을 인정하는 것, 그리고 그런 용기를 내기 위한 준비를 하는 것에서부터 상담을 시작하면 되고요. 앞서 처음 보는 상담자 앞에서 자기 공개를 하는 것이 어색하고 부담되는 일일 수 있다고 말씀드렸잖아요. 상담에서 떠오르는 이야기를 자유롭고 솔직하게 말한다는 건 '막상 자유롭게 이야기를 하려니 어색하고 부담스럽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용기가 안날 때 내담자는 겁에 질려 멈추거나 두려움을 호소하고, 분노에 차 상담자에게 화를 내기도 해요. 그 과정을 물러서지 않고 함께 하는 것이 상담자의 역할입니다. 때로는 뒤로 후퇴했다가 어떨 때는 멈추는 내담자를 밀기도 하고 그냥 버티기만 할 때도 있습니다. 아주 조금은 앞에서 당기기도 하고요. 그러나 중요한 건 결국 그 여정은 내담자의 것이라는 점입니다. 상담자는 결코 방향과 목적지를 정해줄 수 없습니다. 실패하고 잘못된 길로 접어들지라도 그것이 내담자의 실패와 잘못이라면 의미를 찾을 수 있습니다. 스스로 내린 결정과 선택에서 실패하는 경험은 그 자체로 자신을 만나게 하고 그만큼 단단해질 수 있도록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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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은 내담자-상담자라는 특수한 관계 안에서 내담자의 내면에 초점을 두고 내담자가 스스로를 이해하고 통제감과 안정감을 되찾고 현실 문제에 더 잘 대처할 수 있는 힘을 기르는 과정입니다. 이것을 위해 내담자는 자유롭게 자신의 마음을 이야기하고 상담자는 주로 질문을 통해 내담자가 스스로를 더 깊이 들여다보도록 안내합니다. 이 과정에서 상담자는 내담자가 자신의 마음에 지나치게 압도되거나 스스로를 회피하지 않도록 버티고 지지하고 응원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 과정은 어쩌면 여행자와 가이드, 헬스트레이너와 수강자의 관계와 비슷한 것 같습니다.


덧붙이자면 상담을 찾았다는 것부터가 이미 대단한 용기를 낸 거니까요. 자유롭고 솔직해야한다는 데서 행여나 부담감을 느끼시지는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늘 그렇듯 되는 만큼만 하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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