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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괴짜분석가 Dec 31. 2018

[책리뷰] 컨테이저스 -전략적 입소문

마케팅은 잘 팔기 위해 하는 모든 행위라고 볼 수 있기 때문에 마케팅 자체도 다양한 형태가 있겠죠.  책 컨테이저스에서는 주로 바이럴 마케팅 같이 회사나 직원보다 소비자들이 알아서 정보를 퍼뜨려주는(전염시키는) 마케팅이 성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얘기하는 책입니다. 저자가 직접 밝혔듯이 저자는 말콤 글래드웰의 "티핑포인트"에 영향을 받았고, 티핑포인트에서 주로 사람 얘기를 한다면 이 책은 티핑포인트에서 말하지 않는 그것을 전달하는 콘텐츠에 집중합니다. 강한 존경심을 표했지만 간접적으로 티핑포인트의 내용은 잘 못 되었다고 말하는 것 같습니다. 


STEPPS

이 책에서 주장하는 전염성 있는 콘텐츠의 6가지 특성입니다. "6가지를 모두 가지면 가장 전염성 있다" 이런 얘기는 아니고 그저 6가지 특성이 있으니 최소 하나는 갖춰야 한다는 의미가 더 강합니다. 각각 Social Currency(소셜 화폐), Triggers(계기), Emotion(감성), Public(대중성), Practical Value(실용적 가치), Stories(이야기성)입니다.


책에서는 사례를 설명해주느라 많은 분량을 할애하지만 저는 짧게 요약해서 해설해보겠습니다.


소셜 화폐 - 사람들은 자신의 이미지를 좋게 만들어주는 것을 공유한다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을 보면 자존감이 떨어진다는 생각을 하거나 이런 얘기를 들어본 적 있으실 겁니다.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고 선택적으로 자료를 올리거나 공유할 수 있는 상황에서는 자신의 이미지를 좋게 만들어줄 것을 공유하겠죠. 지나치게 성적인 내용이나 욕설이 많은 내용 같은 것은 잘 공유하지 않고 사회적/정치적 얘기를 많이 하는 경우 가계정을 만들어 본계정에서는 말하지 않는 내용들을 가계정에서 얘기하고 공유합니다. 심지어 본인은 그 의견이 옳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런 온라인 활동을 열심히 하는 것일 텐데도 계정을 별도로 만드는 것이죠. 사회적으로 특정 활동이 자신의 이미지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느낌적으로 알고 있으니까요. 콘텐츠를 만들 때도 이것을 고려해야 합니다. 우리 기업의 제품과 서비스는 공유하는 사람의 이미지를 좋게 만들어 주어야 합니다. 


계기 - 머릿속에 떠올라야 입 밖으로 이야기가 나온다

제가 금요일마다 닌자 분장을 하고 학교를 간다면 사람들은 금요일에 닌자 분장을 한 제 모습이 생각날 겁니다. 그렇지만 제가 별 연관성 없이 가끔 닌자 분장을 한다면 그저 이상한 사람으로 볼뿐, (나루토 같은 애니메이션을 볼 때 빼면) 제가 갑자기 생각날 포인트가 없겠죠. 이렇게 계기가 될 포인트를 확실히 해야 합니다. 사람은 생각보다 많은 양의 기억을 머릿속에 넣어두지만 계기가 되는 기억이 활성화되어야 다른 기억도 활성화되기 때문이죠. 우리 기업에서 굉장히 많은 돈을 들여서 광고를 찍던, 굉장히 웃긴 광고를 찍던 뭘 하든 간에 제품, 서비스, 기업 이미지로 연결될 포인트를 만들지 못했다면 일시적으로 인지도는 올라갈지라도 결국 가끔 닌자 분장하는 이상한 애가 될 뿐입니다.


감성 - 마음을 움직여라

가끔 광고를 보다 보면 2분~5분 정도 긴 시간을 들여서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려는 광고들이 있습니다. 감성이 중요하다고 했으니까 이런 광고들은 성공했겠죠? 답은 당연히 '꼭 그렇지 않다'입니다. 이 챕터에서 가장 중요한 내용은 긍정적 감정을 주냐, 부정적 감정을 주냐가 아니라 각성 상태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각성 상태가 높은 감정은 각각 경외심, 흥분, 즐거움(유머), 분노, 불안이고 각성 상태가 낮은 감정은 만족감과 슬픔입니다. 사람들에게 불안한 감정을 주는 보험 광고라면 활동에 영향을 줄 수 있겠지만 슬픔을 주는 보험 광고는 슬프게 하고 끝입니다. 요즘 유튜브 같은 곳에서 소위 "나눔"을 많이 하더라고요? 그리고 관련된 이슈도 많이 있었죠. 특히 몇만 구독자 감사 기념 이런 이유가 아니라 콘텐츠마다 나눔 조건을 걸어놓는 경우가 있습니다. 저는 이것이 좋아요와 구독, 댓글 수를 늘리면 알고리즘 상 추천이 더 잘 되기 때문에 하는 것이라 그럴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만 이 자체가 사람들을 진짜 움직이게 하지는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여기서 얘기하는 사람들의 각성 상태에 별 영향을 주지 않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기계처럼 될 때 각성 상태가 가장 낮죠. 우리가 단순 반복 업무 할 때 어떤 의식 상태인지 생각해 보면 주로 멍한 상태입니다. 단순 엑셀 업무 하면서 각성된다면 이상하잖아요? 마찬가지로 기계적으로 돈 준다니까 기계적으로 댓글을 남기고 좋아요를 누르는 것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지 않을 것입니다.


대중성 - 눈에 잘 띄는 것은 입소문이 나기 마련이다

사람은 다른 사람들이 하는 걸 따라 할 때 안정감을 느끼죠? 개성을 중시하는 사람들이 모이는 장소를 가면 개성 있게 옷 입고 다닐 것 같지만 관련 유머글들을 보면 그들 사이에 유명한 브랜드의 옷을 교복처럼 입는다고 합니다. 결국 본인의 준거집단이 하는 것을 보고 따라 하는 거죠. 이 파트는 유명한 애플 로고 일화로 대체하겠습니다. 노트북의 마크는 접었을 때 똑바로 서있는 버전과 펼쳤을 때 똑바로 서있는 버전 두 가지만 가능합니다. 그러면 기업 입장에서는 이것을 선택해야 하는데 애플은 펼쳤을 때 똑바로 서있는 디자인을 선택했죠. 그 이유는 펼쳤을 때 다른 사람들에게 애플 로고가 제대로 보이는 것이 영향력 있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카페나 도서관에 갔을 때 주변 사람들이 애플 로고를 펼쳐놓고 사용한다면 본인도 같은 노트북을 사용하고 싶을 테니까요. 


실용적 가치 - 유용한 정보

당연하지만 놓치기 쉬운 내용입니다. 유용한 정보는 공유가 잘 되고 유용하지 않은 정보는 공유가 잘 안 됩니다. 만약에 제가 지인들과 "서로에게 가장 쓸데없는 선물 주기"를 하고 그 선물들에 대한 얘기를 인터넷 공간에 올렸는데 공유가 많이 되었다면 이유가 둘 중 하나일 것입니다. 재밌거나 유용해서. 저 글을 보면서 재미를 느끼거나 '나도 저걸 친구들이랑 해봐야지' 하는 생각으로 공유하는 것이지, 재미도 없고 나중에 해볼 생각도 없는데 공유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겁니다. 결국 가장 쓸데없는 정보에 대한 얘기조차도 유용해서 공유를 한다는 것이죠. 새로운 제품이 나왔는데 TV 광고로 특징을 나열한다면 굉장히 올드해 보이고, 센스 없는 광고로 비칠 것입니다. 그래도 정말 실용적인 특징들이 있다면 그 제품은 성공할 것 같습니다. 그만큼 실용적인 건 중요합니다.


이야기성 - 이야기 속에 내재된 가치 있는 정보

이 책은 감사의 말까지 해서 341p입니다. 그런데 저는 이 짧은 글에 대부분의 내용을 정리해 담았고, 이 정리를 모두 읽었다면 다른 사람과 이 책에 대해 얘기할 때 대화가 충분히 진행될 겁니다. 그러면 저자는 뭘 위해 300 페이지가 넘게 글을 썼을까요? 정보의 나열보다 이야기 속에 있는 정보가 더 잘 받아들여지고, 이야기가 있을 때 다른 사람에게 공유가 잘 되기 때문입니다. 축구 기사를 보는데 "26분 델리 알리 어시스트, 손흥민 골"이라고 쓰여있는 것보다 "팀 분위기가 밀리는 상황 속에서 손흥민이 델리 알리의 패스를 받아 골을 성공해 분위기를 끌어올렸다"라고 쓰여있는 것이 좀 더 이야기가 있고 상황이 잘 그려지죠. 물론 예시기 때문에 별 감흥이 없을 수도 있지만, 더 클릭 잘 되고 공유 잘 될 것 같은 느낌은 있죠. 이 책이 이렇게 길어진 이유도 여러 이야기와 에피소드를 담아내려 했기 때문입니다. 정보만 있는 것보단 이야기 속에 정보가 있는 것이 사람들을 전염시키는데 유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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