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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엉 Jul 12. 2016

밤일 하는 사람이라며

 나는 밤일 하는 사람이다. 곧장 시선이 묘하게 달라지는 것을 알지만, 밤일을 사랑한다. 사람이 없는 조용한 거리를 쏘다니는 것은 소소한 기쁨이다. 퇴근 후에 맞는 짜릿한 새벽 공기와 잠을 돕기 위한 술 몇 모금은 큰 위안이 된다. 용기 있는 사람이 묻곤 한다.


"그 밤일은 아니지요?"
"밤일이 뭔데요?"
"에이, 아시잖아요. 그 밤일."
"너무 여러 가지라서."
"그렇게 되나요? 하하" 


의 머릿속 모른 체한다. 보통은 먼저 겸연쩍은 웃음을 지으며 물러난다. 자신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입 밖으로 꺼내는 것이 민망한 모양새다.  오늘도 누군가의 아버지일 분들이 골목을 환히 밝히고 밤일을 하고 있다. 몇몇 사람들이 정색하며 피해 가는 것이 보인다.  낮에 일한다고 낮일합니다. 말하는 사람은 없는데, 밤일은 왜 이다지도 힘이 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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