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미인이 아니다. 마음에 드는 곳이라곤 신경 써서 다듬은 오른쪽 눈썹(왼쪽은 실패)과 두꺼운 아랫입술, 옆에서 봤을 때의 콧날 뿐이다. 물론 '예쁘다'는 말을 한 번도 듣지 못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것은 모두 '예쁘다'고 말할 상황이었기 때문임을 안다. 어쩔 수 없이 그 말에 매달려 본다.
게스트하우스에서 만난 뉴질랜드 친구는 미인이 되고 싶다는 말에 "Hey, don't say that again. I think u look beautiful."이라고 진심으로 화를 내 주었다. 설레고 만다.
누군가는 "뭐야, 이 여자 왜 이렇게 자존감이 없어?"라고 투덜거릴지도. 전혀 다른 문제다. 내 얼굴이니까, 내 기준을 따라야 한다.
'나'와의 싸움이다. 그러니까 여기서 "그건 불가능해, 모든 사람을 만족하게 할 수 없어." 하고 말하다면 입을 틀어막아 버리겠다.
물론 미인이 되기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겟잇뷰티 쇼마저 보지 않는다. 세수하는 것이 귀찮다. 미용실은 짐승이 되지 않기 위해 몇 달에 한 번씩 자르러 간다.
여기까지 글을 읽었다면, 혀를 끌끌 차게 되리라. 욕심과 별개로, 의지가 없다 할 것이다. "요즘 것들은 열정이 없어!" 라는 문장에서 '것' 정도밖에 되지 못하는.
이것은 그저 징징거림일까? 여성들이여, 더는 '예쁘다'는 말에 목매지 말자! 앞으로 나아가자! 하고 계몽이라도 시키고 싶은 것일까?
단어는 단어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