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관처럼 괜찮다고 하는 것은 안심시키기 위해서가 아니다. 말에는 신비한 힘이 있어서 내뱉은 그대로 된다고 하지.
나는 고통에 지쳐버린 나머지 동화 같은 전설을 믿어 보기로 한다. 위로하지 않아도 된다. 잘못이 없음에도 함께 아파해야 했던 너.
앞으로도 나는 괜찮지 못할 것이다. 자신을 되돌아보면서, 뚜벅이면서 앞으로 옆으로 지그재그로 비틀거릴 것이다. 걱정에 화답하지 못할 것이다.
그런 너에게, 괜찮다는 거짓말. 나누고 싶지 않은 작은 마음. 소박한 바람. 관계를 위한 발악.
아무 데도 도망갈 곳은 없다. 나는 끌려나간다. 붙박인 삶의 의자에서 눈부신 환영에 시달릴 것이다. 그것은 사랑. 나에게는 고통.
누군가는 이해받지 못할 바에야 미친 사람이 되겠다고 했다. 나는 조금 괜찮은, 미친 사람이 될 것이다. 재미있는, 우울하지만 밝기도 한.
그 안에서 찡그리고 콜록대는 법을 잠시 잊을 것이다. 괜찮아질 것이다. 혹은 괜찮지 않더라도, 습관처럼 괜찮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