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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FREDIS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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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red Kang Nov 15. 2016

살아 있어라...

스타트업 4년의 여정 속에서.

그렇더라.

삶의 면면이란게.

밀어 낸다고 떠나가지 않으며, 당긴다고 끌려 오지 않더라.

그저 “그래야함”만이 당위를 만들어 내더라.

굳이 밀어내지 않아도 떠나야 함에 떠나는 자가 있고, 굳이 당기지 않아도 연이 되어야 함에 끌려올더라.

미약하게나마 그걸 알고 나니, 내 영역이 아님에 한움큼 내려놓을 수도 있더라. 


떠남이 주는 허전함, 무기력, 암담함 등 비움이 가져다 주는 감정의 종합선물세트 버젼을 경험하고도, 그래도 이렇게 내버려 둘 수 만은 없잖아! 라는 일말이 의욕이 꿋꿋하게 한달 반을 지키게 해 주었다.


연은 함부로 맺는게 아니더라. 그걸 끊어냄에, 아니 어떻게 맺어진 연을 끊겠는가. 그렇게 맺어진 연의 방향을 틀면서 겪는 감정의 소비는 다시는 겪고 싶지 않더라.


떠날 자는 떠나야 했지만, 현실은 지속적으로 존재해야만 하는 당위를 지켜내야만 한다는게 냉혹하지만, 그 순간에도 연약하지 못한채 냉철해야만 했다.


지난 시간 몰랐던 걸 오늘 알고, 오늘 모르는 것이 내일 어떠한 고통을 수반한 채 지식과 경험이 될지 때론 두렵기도 하지만, 이러한 과정의 반복속에 오늘 모를 어려움을 무던하게 받아드릴 수 있게 되겠지라고 체념도 한다.

가지지 못한 것들의 선망, 그 선망을 가질때 얻을 것과 같았던 희망을 따라 4년의 여정을 걸어왔다. 지금 이 순간 마주한 어려움 뒤에 마주할 환희가 오늘도 차가운 밤공기를 마주하며 밤길을 달리게 한다.


수습하고 마무리하고를 반복하니 출근길 남산순환로의 단풍이 절경이더라. 또, 수습하고 마무리하며 격렬한 시간들을 보내고 나니 한 때 빛났던 단풍들이 길바닥을 수놓았더라. 나는 어떻든에 상관 없이 시간은 흐르고, 한 때의 빛깔들도 가야할 때를 알고, 다음을 물려주더라.


나도 한때 빛났겠지. 그리고 훗날 다시 빛날 때 추억할거리를 지금 만들고 있겠지.


살아 있어라. 그럼 다 순환하더라.


다들 그렇게 피어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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