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프레드랩 Apr 15. 2024

문제정의

도입부로서의 사용

문제정의에서 기억할 것은 3가지다.

이미지 그리고 정량적 수치, 정보의 출처표시.


### 프레임을 바꿔야 한다.

본격적으로 문제정의 작성법을 논하기에 앞서, 창업씬에서는 왜 창업 아이템을 솔루션(해결책)이라고 부르고, 또 왜 그렇게 문제에 집착하는지에 대해 이야기해볼까 한다.


돈을 번다는 것의 본질이 뭘까? 이는 창업(사업)의 본질에 대한 질문이기도 하다. 

돈을 번다는 것은,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을 돕는다는 말로 치환될 수 있다.(출처: 컨셉진 김재진)

다른 사람을 돕는다고 해서 모두 돈을 받을 수 있는 건 아니다. 단적인 예로 봉사활동이 있다. 그러나 돈을 벌기 위해선 다른 사람을 도와야만 한다.

다른 사람을 돕는다는 말은, 다른 사람의 문제를 해결한다는 말과 같다. 

"다른 사람의 문제를 해결한다."는 말을, 창업씬에서 어려운 말로 PMF라 한다.

PMF는 Product Martket Fit의 약자로, 시장(고객)의 니즈(수요)에 부합하는 제품/서비스(아이템)를 의미한다.


"다른 사람의 문제를 해결한다."는 문장을 분석해 보자. 여기서 "다른 사람"은 고객을 의미한다. 사실 고객보다는 "페르소나"라고 표현하는 것이 더 정확한 표현이라 할 수 있는데, 이는 후술 하겠다. 그리고 "문제"는 고객의 문제로, 바로 창업가가 풀어야 하는 대상이자, "창업동기"로 연결된다. "해결한다"는 창업가가 해내야 할 미션으로, 창업 아이템으로 실현된다. 


창업씬에서 "페르소나"라는 단어를 자주 접할 수 있는데, 그 어원은 "가면"이라는 뜻이다. 가면이라는 뜻을 가진 페르소나를, 고객을 지칭하는 용어로 사용하는 이유는, 창업가는 공급자이지 소비자(고객)가 될 수 없으므로 페르소나라는 가면을 쓰고 고객이 되어봐야 한다는 의미다. 즉 고객 입장에서 문제를 정의하여 창업 가설을 만들라는 뜻이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페르소나는 비용을 지불하고 구매결정권한이 있는 고객만을 지칭하지 않고, 비용 지불 없이 창업 아이템을 사용하는 사용자와, 고객 및 사용자는 아니지만 창업 아이템이 사업화됨으로써 이득 또는 혜택을 볼 수 있는 제3자가 존재할 수 있는데, 이 모두를 포괄하는 개념으로서 페르소나가 사용된다는 점이다. 사업이 지속가능하기 위해선 사업을 둘러싼 모든 이해관계자가 이익을 볼 수 있는 선순환구조가 만들어져야 하는데, 창업 과정에선 사업을 둘러싼 모든 이해관계자를 페르소나로 치환해 부를 수 있다.


즉 공급자(창업가) 마인드를 버리고, 고객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 생각의 프레임을 바꿔야 창업에서 성공할 수 있다.


사실 창업을 하겠다는 예비창업가 입장에선 이해가 쉽지 않을 수 있다. 이해는 하더라도 받아들이기 쉽지 않을 수 있다. 나는 내 아이디어가, 또는 내 기술이 혁신적이거나 독창적이어서 시장에 내놓기만 하면 성공할 것 같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건 공급자 관점이다. 고객 입장에선 창업가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해야 할 이유보다, 구매하지 않을 이유가 더 많을 수 있다. 이미 대체품이 있을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창업씬에서는 일방적 주장이나 가설이 아닌, 시장검증을 필요로 한다.


### 문제정의를 도입부로 사용한다면 공감을 얻어야 한다.

프레임이 바뀌었다면, 문제정의에서의 "문제"가 "고객"의 문제임을 알았다. 그럼 고객을 먼저 이야기해야 할까? 문제를 먼저 제시해야 할까? 정답은 없다. 문제만으로 이야기를 시작할 수 있다면 그렇게 해도 된다. 그러나 문제가 일어나는 상황이나 주체가 특정되어야만 흐름을 만들 수 있다면 고민이 필요하다. 효과적으로 시작할 방법에 대해.


일반적으로 피칭 시 문제정의를 도입부로 사용한다. 흐름 상으로도 솔루션 다음에 문제를 위치시키기보다, 문제를 앞에서 말하고 해결안을 뒤에 제시해야 이해하기 쉽고 논리적이라고 느낄 수 있다. 문제정의를 피칭덱 앞에 배치할 때, 요구되는 기능은 청중을 이 문제에 공감시키는 것이다. 문제와 공명해야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했는지 보고 싶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거시적으로 접근하거나, 또는 장황한 설명, 긴 시간배분은 호기심을 반감시킨다는 점에서 피해야 한다.


### 공감을 위한 장치, 3가지

도입부이므로 임팩트가 있으면 좋다. 이를 위한 장치로 문제와 관련된 직관적인 이미지, 그리고 정량적인 수치 정보, 정보의 객관적인 출처표시가 필요하다. 출처표시를 간과해선 안된다. 정의된 고객의 문제가, 창업가만의 일방적이고 주관적인 주장이 아니라, 객관적인 사실에 근거하고 있음을, 또는 신뢰할 수 있는 기관에서 내놓은 정보에 기반하고 있음을 전달해야만 한다. 그래야 피칭에 힘이 생기고 청중을 끌고 갈 수 있다. 여기서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마인드셋을 주제로 한 글에서 강조한 피칭의 목적이다. 피칭의 목적은 설득임을 기억하자! 아무리 논리적으로 설득한다 하더라도 마음을 움직이지 못하면 사람은 움직이지 않는다. 고객을 행동하도록 해야 구매가 일어나고, 심사위원을 움직여야 지원사업에 합격할 수 있으며, 투자자를 결정하도록 해야 투자를 유치할 수 있다. 


가슴을 뜨거워지게 하거나 마음을 흔들기 위해선 사실관계의 적시나 논리성만으론 부족할 수 있다. 그래서 적절하면서도 직관적인 이미지가 필요하고, 작더라도 스토리를 담아낼 필요가 있다. 즉 창업가의 창업동기, 창업가가 이 문제에 관심을 가지게 된 이유를 스토리텔링 관점에서 풀어낼 수 있다면 좋겠다. 다만 과하면 안 된다. 


### 구조적 접근의 필요성 (문제정의의 진정한 의미)

추가로 문제에 대한 접근이, 겉으로 드러나 있는 피상적인 것에서 그치지 않고, 문제를 일으키는 원인을 구조적으로 파헤쳤음을 보여줘야 한다. 아니, 보여줄 필요까진 없다. 느낄 수만 있어도 된다. 문제의 원인을 구조적으로 분석한다는 것은, 문제는 결과이고 현상적인 것이어서, 이러한 결과를 만든 원인을 근원적이고 본질적인 영역까지 탐구함을 의미한다. 때문에 "문제정의"는 단순히 문제 현상을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정의한다는 뜻을 넘어서, 문제와 그 근본원인까지 분석함을 말한다.


왜 그렇게까지 해야 할까? 앞에서 "고객의 문제를 해결한다."가 창업의 프레임이라고 했다. 그런데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다양할 수 있다. 문제를 어떻게 진단하느냐에 따라 해결방법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솔루션이 피상적으로 드러난 문제만을 해결한다면 근본원인이 없어지지 않기 때문에 문제는 다시 발생할 수 있다. 단기적일 수 있다는 얘기다. 만약 고객이 단기적 솔루션에 만족한다면 시장이 형성될 수 있다. 그러나 시장에는 그런 고객만 있진 않을 것이다. 근본원인을 해결해 원천적으로 문제의 재발을 방지하고자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근원적이고 본질적인 요인을 건드리는 솔루션은 영향력이 클 수밖에 없고, 그렇기에 더 높게 평가받는다. 문제를 어디까지 또는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솔루션이 달라질 수 있다는 논리에 동의한다면, 창업 아이템이나 기술에 집착하기보단, 문제를 정의하는 데에 집중할 필요가 있고, 문제를 정의함에 있어선 구조적 또는 시스템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말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문제의 구조적 접근방법이 궁금하다면, "5 why method" 또는 "Root Cause Analysis"를 키워드로 찾아보자. 물론 이 주제로도 글을 쓸 계획이다.)


문제에 대한 구조적 접근의 필요성을 피칭덱의 도입부 관점에서 설명하자면, 사실 이 이야길 하고 싶었다. 청중이, 창업가/팀이 정의하고 제시한 문제를 진짜 문제로 인식할 가능성이 높다. 왜냐면 정의된 근본원인이 해결되면 문제가 쉽게 풀릴 수 있겠다는 느낌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는 이전과는 다른 접근이거나 관점이기 때문에 관심을 가질 수 있다. 즉 이 창업가/팀은 다르다거나 또는 흥미롭다고 느낄 수 있다. 문제의 공감과 함께 이러한 느낌을 만들어낼 수 있다면, 이야기를 시작하는 시점에서 만큼은 성공했다고 말할 수 있지 않은가?!


반면 현상이나 피상적 수준에서 문제를 제시하면, 호기심이나 흥미, 기대를 만들어내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만약 피칭의 상대방이 실제로 그 문제를 고민하는 고객이라면, 해결방법으로 제시될 창업 아이템이 궁금할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그 고객이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가만히 있었겠는가? 적어도 창업가/팀만큼 진지하게 고민해 보거나 대체 방안을 사용해보지 않았을까? 왜냐면 문제의 당사자니까 말이다. 한편 청중이 피칭을 평가하는 심사위원 또는 투자자라면 어떨까? 이들은 동일한 문제를 접하진 못했더라도 유사하거나 다양한 문제들을 경험한 사람들이다. 경우에 따라선 동일한 문제에 대해 구조적 또는 산업적, 시스템 측면에서 전문적 지식을 가진 사람이 포함되어 있을 가능성도 있다. 즉 어떤 경우든 피칭을 바라보는 상대방은 전문가다. 이들 앞에서 깊게 고민하지 않은 문제를 제시한다면, 이들이 문제에 공감을 하겠는가? 오히려 비판적 입장에 서서 피칭을 바라보려고 하지 않겠는가?


### 문제정의의 어려움 (창업가의 관점*) 

*출처: 언더독스 주식회사

사실, 문제를 정의하는 것이 가장 어렵다. 문제를 그 근본원인까지 제대로 정의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보통, 문제는 여러 가지 복합적인 요인에 의해서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생각이 여기에까지 이르면 수많은 근본원인을 모두 없애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든다. 그러나 복잡성의 함정에 빠지지 말자! 복잡한 문제라 생각될수록 본질에 접근해야 한다고 방향을 잡자! 창업교육 전문가 언더독스(주)의 표현을 빌리면, "창업가의 관점"이 그것이다.


문제를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정의하고, 그 근본원인을 본질적 영역까지 분석해 탐구하다 보면, 그 근본원인이라는 것이 매우 다양하고 많을 수 있다는 사실에 놀랄 수 있다. 여기서 창업가/팀은 자신이 더 관심 가고, 해결해보고자 하는 의욕이 충만해지며, 내가 가진 경험과 역량으로 접근 가능한 근본원인을 선택해야 한다. 다만 그것이 다른 근본원인들에 비해 본질에 더 가깝거나 임팩트가 더 커야 한다. 만약 선택한 근본원인의 영향력이 약하거나, 이 근본원인을 해결하더라도 문제가 쉽게 풀리지 않을 것이 예견된다면 선택하지 말아야 한다. 왜냐면 고객이 구매할만큼 충분한 가치를 제공할 수 없다면, 사업은 작동조차 하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사업은 고객과의 계약 성립부터가 시작이다.


임팩트가 큰 근본원인을 찾아내는 것만큼, 창업가/팀이 관심 있고, 잘할 수 있고, 그래서 꾸준히 계속할 수 있는 주제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 아니 어떤 측면에선 이것을 먼저 찾아야 한다고 말할 수도 있다. 순서는 중요하지 않다. 고객의 문제를 먼저 찾든, 창업가/팀이 할 수 있는 것을 먼저 찾든, 즉 시작을 어디서부터 하든, 고객의 문제와 근본원인, 그리고 창업가/팀이 하고자 하는 것이 연결되는 지점이 선택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문제를 정의한다는 것은, 곧 창업가/팀이 자신의 관점을 정립한다는 말과 연결됨을 이해할 수 있으면 좋겠다.


다양하고 복합적인 원인들로부터 만들어진 문제이기 때문에, 이 문제는 해결할 수 없다거나, 또는 이 문제를 풀기 위해선 모든 근본원인들이 동시에 제거되어야 한다는 접근을 원하는 것이 아니다. 문제를 바라보고 해석하는 창업가/팀의 통찰(관점), 나아가 태도까지 보고 싶은 것이다. 어디까지 고민해봤고, 얼마나 이 문제에 대해 진심인지를 말이다. 정답을 요구하는 싸움이 아니다. 정답은 시장에, 고객에게 있다. 문제정의는 고객에게 제공할 가치를 찾기 위한 방법이다.


문제정의는 언뜻 보면 결과론적이지만, 실제는 문제의 탐색과 발굴, 창업가/팀의 관점 정립이라는 과정을 포함하는 개념이다. 피칭덱에는 창업가/팀이 현재시점까지 정리하여 내린 결론이 담길 뿐이다.


### 고객 타겟팅

문제를 제시하며 타깃 된 고객도 설명해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이 있을 수 있다. 문제정의 슬라이드에서 고객 또는 페르소나를 언급하는 것이 자연스럽다면 고민하지 않을텐데, 그렇지 않다면, 문제만 설명해도 된다면, 고객 또는 페르소나를 어디서 이야기해야 할까? 바로 시장분석에서 표현하면 된다. 정확히는 시장정의로서 초기진입시장(거점시장)을 정의할 때, 타겟팅한 페르소나를 거론하면 된다.

작가의 이전글 프런트 커버(front cover)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