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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레드랩 Apr 19. 2024

아이템(Solution)

PSF (Problem Solution Fit)

피칭덱(Pitching Deck)에서 아이템 작성을 고민하는 창업가/팀은 많지 않을 수도 있겠다. 아마도 많은 창업가/팀들이 시장검증보다는 오히려 아이템 개발과 구체화에 대부분의 시간과 자원을 투입했을 가능성이 높고, 때문에 피칭덱의 다른 항목들보다 아이템 관련 내용이 풍부할 수 있다. 그러면 그 많은 정보 중, 무엇을 어떻게 보여줘야 효과적일 수 있겠는지를 고민해야 되겠다. 피칭의 목적은 설득이므로.


### PSF (Problem-Solution Fit)

문제에 공감하고 집중력이 한층 높아진 청중에게, 솔루션으로서 창업 아이템을  보여줄 수 있는, 직관적인 이미지와 아이템 한 줄 설명이 필요하다. 여기서 요구되는 기능은, 아이템으로 고객의 문제가 해결될 수 있겠다는 믿음을 만드는 것이다. 문제를 피상적으로만 정의하였든 또는 구조적으로 접근해 근원까지 찾아 분석하였든, 피칭에서 제시하는 창업 아이템의 기능이나 스펙, 기술, 서비스, 가치 등으로 문제가 해소되어야 한다. 문제가 해소되어야 한다는 말은, 고객 입장에서 피칭덱 슬라이드가 만들어지고 정보가 전달되어야 한다로 이해될 수 있으면 좋겠다. 고객 관점에서 얻게 되는 혜택이나 효과가 이미지 형태로 직관적으로 전달될 수 있으면 좋다. 하드웨어 제품이라면 전체 외형을 확인할 수 있는 사시도 형태의 이미지도 필요하겠다. 흰 바탕에 검은색 선으로 표현된 또는 그 반대의, 도면 이미지는 추천하지 않는다. 사용되는 이미지가 고객의 문제 또는 근본원인과 직접 연결되는지 바로 인지하기 어렵거나 설명을 들어야 비로소 이해된다면 좋지 않다. '복잡한' 구조도 또는 다이어그램, 플로우차트 등도 바람직하지 않다. 핵심이나 우선순위에 대한 고민 없이 단순히 제품이나 서비스의 기능을 나열해서는 안된다. 기억하자! 아이템에서는, "Problem-Solution Fit"이 가장 중요하다. 아이템의 무엇 때문에 문제가 해소되는지를 보여주는데만 집중하자. 문제를 해결하는 핵심적인 기능이나 가치만을 설명하자.


디테일한 부분까지 신경 쓰고 고민했음을 창업가는 어필하고 싶을지 모른다. 그러나 특히 아이템 피칭에서는 핵심만 이야기하는 전략이 유효하다. 여기서 핵심의 기준은 문제 또는 근본원인과의 관련성이다. 만약 창업의 성공을 결정하는 요인이 아이템이라고 생각하는 창업가라면, 피칭(덱) 중에서 아이템에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하려고 할 것이다. 추천할 만한 전략이 아니다!


내가 이 글에서 제시하는 사업계획서(피칭덱)의 본문 목차는 총 9개(문제정의를 비롯해 아이템, 시장분석, 경쟁분석, 비즈니스모델, 시장검증, 향후전략, 재무계획, 팀역량)로, 5분 피칭을 기준으로 할 때, 목차 하나당 30초 정도의 시간이 할당된다. 즉 아이템 말고도 전달해야 할 내용이 많다. 그리고 창업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아이템이 아니라 PMF(Product-Market Fit)다. 



### PMF (Product-Market Fit)

PMF는 '시장니즈에 부합하는 제품'이라는 뜻으로, 피칭덱 목차항목 중 '시장검증'에서 표현할 수 있겠다. 시장니즈에 부합하는 '제품'이므로 결국 아이템을 뜻하는 것이 아니냐고 반문할 수도 있는데, 조금 다르다. 피칭덱에서의 아이템은 창업가의 '가설'에 속한다. 물론 피칭덱의 아이템은 현재시점에서의 최종버전이고, 시장검증도 거쳤다면 가설이 아닌 PMF에 해당하는 것이 아니냐고 반문할 수도 있다. 그 말도 맞다. 다만 피칭의 흐름상 문제를 정의하고, 솔루션으로서 아이템을 제안하는 과정이므로 가설로서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한다면 내 주장이 지나친 걸까? 한편 PMF는, 생각 이상으로 적극적인 개념이라 할 수 있는데, 고객이 모인 시장은 시간과 장소(지역), 환경(이슈) 등에 따라 변하는 특성을 가졌다는 점에서 그렇다. 즉 시점과 트렌드, 변화가 포함된 개념으로 시장의 니즈(수요)는 변할 수 있기 때문에, 이에 부합하는 제품 역시 변화와 진화를 거듭하며 시장 속에서 검증을 계속해나가야 한다는 적극성이 내포되어 있다.


Problem-Solution Fit 관점뿐만 아니라 피칭 시간과 안배 측면에서도, 아이템 슬라이드의 구성은, 문제 또는 근본원인을 건드리는 핵심가치 또는 핵심기능 중심으로 정보를 전달하고, 부차적인 내용은 덜어내어 부록으로 편집함이 바람직한 전략이 될 것이다.



### 접근방법으로서의 스토리보드/시나리오

피칭을 보는 상대방은, 평가자 또는 투자자, 스타트업 관계자 등이겠지만, 직관적이라는 말의 주어는 고객이다. 고객 관점에서 아이템을 효과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방법으로, 고객의 사용 과정에 따라 순차적으로 정보를 전달하는 것도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정답이나 베스트 관점이 아니라 하나의 방법으로서 소개하고자 한다.) 내 아이템을 고객 사용 경험 기반으로 표현하고자 할 때 도움이 될 만한 방법은, 스토리보드 또는 시나리오를 작성해 보는 것이다. 스토리보드는 4~6컷 만화 또는 웹툰을 직접 그려본다고 생각하면 된다. 글이 편하다면 시나리오를 쓰면 된다. 다만 스토리보드 제작을 위한 팁(Tip)이 있는데, 포스트잇을 사용하라는 것이다. 포스트잇을 사용하는 이유는, 각각의 컷(장면)을 그린 후에 순서를 바꿔보며 생각하지 못했던 인사이트를 얻을 수도 있고, 중간에 잘못 그린 경우에도 해당 컷(장면)의 포스트잇만 다시 그리면 되기 때문에 수정이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당연한 말이겠지만 그림을 잘 그릴 필요는 없다. 시나리오 작성의 경우에도, 포스트잇을 적극 활용한다면, 위의 장점들을 누릴 수 있다. 다만 스토리보드 또는 시나리오 작성 시 필수로 지켜야 하는 규칙이 있는데, 과정을 적어도 5단계 이상으로 컷(장면)을 나눠서 만들라는 것이다. 각 단계는, 1단계에서 문제상황을 그리고, 2단계는 아이템의 접근 또는 사용시작, 3단계는 아이템 사용 중, 4단계는 아이템 사용완료모습, 5단계는 문제가 해결된 모습으로 구분된다.


오해하지 말자! 스토리보드 형태로 아이템 슬라이드를 구성하는 것이 정답이라는 의미가 아니다. 아마도 창업가/팀의 시간과 자원, 노력이 가장 많이 투입된 것이 아이템일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창업가/팀이 하고 싶은 말을 쏟아내선 안된다. 공급자 측면에서의 접근을 경계하자! 핸드폰을 소개할 때, 카메라의 스펙과 기능, 기술을 강조하는 것이 설득에 효과적일지, 촬영된 사진이나 영상을 보여주는 것이 더 효과적일지를 고민하자. 정답은 없다. 기준은 고객이다. 따라서 전달 방식을 선택하기에 앞서 고객이 영업용 세컨드 폰(second phone)이 필요한 것은 아닌지 확인해야 한다.


### 기술 설명에 대한 가이드

아이템 피칭에서 기술을 앞세워 이야기하지 말자! 기술보다 "Problem-Solution Fit"이 먼저다. 창업가/팀의 기술이 우수하고 경쟁력 있더라도, 기술이나 특허권 등은 부록에 배치함이 어떨까 싶다. 만약 아이템 구현에 있어 기술 설명이 필요하다면 어쩔 수 없겠지만, 그런 경우라 하더라도 그 비중은 최소화함이 바람직하다. 왜냐면 우리는  IR피칭을 하는 것이고, 이는 기술을 개발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사업을 하겠다고 설득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IR은 Investor Relations의 약자다.)



마인드셋 글에서 피칭덱은 창업가 자신뿐만 아니라 상대방을 설득해야 하고, 그렇기에 흐름이 중요하다고 했다. 문제정의에 이어 그 해결책으로 창업 아이템을 소개하여 논리흐름은 만들어냈으나, 설득을 위해선 주의해야 할 것이 또 있다. 아이템을 단순히 소개하는 수준에서, 안내하는 어조로, 설명하면 안!된!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감정에 호소하라는 뜻은 더더욱 아니다. 문제정의에서 창업동기 또는 창업가가 문제를 선택한 이유를 스토리텔링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이야길 기억한다면, 스토리의 끝을 잘 맺을 필요가 있다는 말도 하고 싶다. 문제에 공감하고, 창업가 이야기에 진정성을 느껴 호기심 반, 기대 반 지켜보고 있을 청중이, 아이템에 대한 단순한 기능 나열이나 설명이 아니라, 고객이 아이템을 사용해 문제가 해결된 모습을 그릴 수 있도록 한다면, 또는 고객이 느낄 기쁨이나 만족감을 전달할 수 있다면, 이 아이템이 해결책이 될 수 있다는 창업가의 제안에 청중은 동의할 수 있지 않을까? 설득당하지 않을까? 


현재 작성된 피칭덱 슬라이드의 내용 구성이 기술이나 스펙 중심으로, 또는 공급자 관점에서 작성되었을 수 있다. 포기하긴 이르다. 피칭은 보고 듣는 것이 동시에 이루어진다. 청중이 눈으로 슬라이드를 보고 있을지라도 귀로는 창업가의 피칭을 듣고 있다. 슬라이드의 내용은 기술에 대해 설명하고 있을지라도, 구두 발표로는 이것이 고객 관점에서 어떤 효익을 제공할 수 있는지를 설명한다면 청중의 동의를 이끌어낼 수 있는 방법(대안)이 될 수 있다.


참고자료: 스타트업 IR피칭 제품소개 페이지  작성방법 3가지, Alex C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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