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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킴슨 Dec 06. 2015

고독 한스푼 행복 두스푼

in Estonia (Tallin)

탈린에서의 시간들은 매일이 찬란한 날씨로 조증이 올 법도 했지만 갑자기 찾아온 고독으로 몸서리 치기도 했고 새로운 인연들에 취해 익숙해 질때쯤 찾아온 이별들로 찐한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다.



톰페아 언덕 (후지Film)



Travel START !!


헬싱키에서 탈린으로 가는 실자라인 페리에서 .iphon


첫 시작점인 나라에서 3일동안 혼자 있어야 한다는 부담감을 안고 적응하느라 정신없이 보냈던 탈린.

헬싱키보다 마음의 여유가 덜 했지만 그곳은 분명 나를 반겨주었고 그곳에서 만난 인연들은 지금까지도 소중하다. 해가 진 후 도착한 구시가지의 모습은 촌스러운 빨간홍등이 즐비한 술집들에 고성방가를 일으키는 한국의 불금과 같은 비슷한 모습이었다. 처음 마주한 광경이 다소 당혹스러웠지만 짐을 푸는게 먼저여서 빠르게 숙소로 향했다. 일본어가 영어보다는 자신 있어서 일부러 일본인이 운영하는 게스트하우스로 예약하고 안심하고 왔는데 현지인이 카운터에있는 모습에 당혹스러웠다. 그치만 쉬고싶은 마음이 너무 커서 쭈뼛하며 말하려는데 페리에서 만난 같은 게스트하우스의 한국친구가 먼저 나서서 도움을주었다. 그런데 내가 영어를 잘 못 하는걸 느꼈는지 카운터 직원이 그 친구에게 "얘 영어 못하니?" 라고 물었다. 그래서 친구가 "응 잘 못해" 라고 대답하니 나를 바라보며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 살짝 기분이 상했지만 숙소에 도착하기 까지 15시간 이상 넘게 긴장했던 탓에 피곤해서 나도 그냥 무시해 버리고 방으로 들어와 짐을 풀었다. 푸는동안 갑자기 밀려오는 낯섬들과 전혀다른 탈린 모습에 굉장히 쓸쓸해지면서 내가 오길 잘 한건가? 순간 복잡한 감정에 멍 함이 잠시 왔다가 갔다. 샤워로 피곤한 몸을 따뜻하게 데우고 가족들에게 안부를 전하니 꽤 늦은 시간이 되었다. 그런데 낯설음이 너무 큰건지 2층 침대가 불편한건지 선뜻 잠을 이루지 못해 뒤척이다 내일을 위해 겨우 잠을 청하며 복잡하고 멘붕이였던 긴 하루를 마무리했다.


구시광장 가는 길목 .iphon
구시광장 안 .iphon
언덕 위 분주히 오픈을 준비하는 가게 .iphon
멍하니 한곳을 응시하는 갈매기 컷 .iphon
그들만의 수다 .iphon
한폭의 엽서같은 광장안 옛 시청 .iphon

땡큐! 먼나라 이웃나라의 이방인 들이여~


첫째날은 정처없는 발길로 구시가지를 훑으며 다녔던 탓에 피로가 더해져 둘째날은 작정하고 밍기적 거렸다. 첫날에 너무 일찍 일어나서 인지 조식이 콘푸러스트만 있는줄 알았는데 늦장부리니 따뜻하고 건강한 토스트도 있었다는걸 그제야 알았다. 그렇게혼자 조용히 한구석에 앉아 토스트를 섭취하고 있는데 반대편에 앉은 프랑스 아저씨가 끈적한(?) 눈빛으로 말을 걸것 같은 느낌에 살짝 긴장이 되었다. 아니나 다를까 눈빛을 주며 말을 걸기 시작했다. 처음엔 편견을 갖고 말하는둥 마는둥 못하는 영어로 짧게만 얘기 했는데 말하다보니 호기심과 호의라는 걸 느끼고 재밌어져서 사전을 찾아가며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사전을 찾아가며 이야기 하는 나의 노력때문인지 프랑스 아저씨는 한국인들은 이런모습이 너무 좋다며 다른 동양의 이웃나라 사람들과 비교하며 한국인의 적극적인 성향과 사교성을 칭찬해주었다. 외국인에게 칭찬(?)을 들으니 당황스럽고 쑥스러웠지만 내심 뿌듯했다. 아저씨는 직접 챙겨온 원두로 커피도 내려주고 갖고있던 샌드위치와 초콜릿들을 한아름 주셨다. 고맙기도 하고 살짝 부담이 되기도 했지만 나쁘진 않았다. 호의이기 때문에 기꺼이 받고 그렇게 짧은 대화들을 띄엄띄엄 즐겁게 이어나갔다. 그러다보니 어느새 다른 이방인들로 자리가 채워지고 활기찬 조식이 이루어졌다. 독일인 일본인 프랑스인 등 잠깐의 시간들 동안 서로 귀기울이며 언어로 또는 몸을 써가며 이야기 한 시간들이 너무 즐겁고 언제 또 이런 자리가 생길까 싶은 생각이 커져 챙겨왔던 새콤달콤들을 방출했다. 반응은 가히 폭발적으로 독일친구의 손을모으며 놀란 눈으로 너무 고맙다는 제스처가 아직도 기억에 떠오른다. 좀 오바스럽다고 할 정도의 반응이였지만 작은선물 하나에도 두손모아 고마워해주는 먼 이방인들에 감동을 받기도 했다. 언어가 아니여도 진심으로 대하면 통하는 구나 라는 작은 깨달음을 갖기도 했다.( 새콤달콤의 힘일수도 있지만?!^^) 다같이 사진을 찍지 못한걸 나중에 후회했지만 잊지않고 기억하는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기에 후회를 그치고 그때의 기억을 써내려 가며 추억해 본다. 메일주소를 주고받은 일본인 친구와 헬싱키에서 만나기로했는데 주소를 적어둔 내용이 날라가서 연락이 닿지 못했던 미안함도 덧대보며 더이상 만나지 못하겠지만 인생에 스쳐간 인연들 중에 잊혀지지 않을 하나의 인연들로 진하게 남을거라 확신해본다. 그리고 누구나 여행에서 있을 사소한 인연들에 호들갑이냐고 할 수도 있지만 나는 작게 꿈꿔왔던 모습들이였기에 남들보다 그 순간이 배로 행복하게 다가왔었다.


탈린 어느 길목의 한적한 여유 (후지필름)
유럽느낌 물씬 한컷 (후지필름)
파란 하늘에 펄럭이는 국기들과의 조화 (후지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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