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킴슨 May 12. 2022

잘못된 Check Out! (2015년 여행기)

멘붕의 연속이었던 입국 여행기!

여행 중 처음으로 세차게 내리던 비.. 꼭 나의 고생길을 예상한 것처럼 이른 아침부터 비가 내렸다.

6박 7일의 일정을 마치고 이제 집으로 가면 된다는 안도감과 설렘을 안고 부랴부랴 일찍부터 준비해서 나왔다. 비행기 시간이 한참이나 남았음에도 혹시나 비행기를 놓치진 않을까 하는 마음에 서둘러 나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전철을 이용하려 맘먹었다. 4일 동안 걷던 거리를 마지막으로 거닐며 작은 카페에 들러 크로와상과 커피를 마시며 이젠 추억이 될 헬싱키 시내를 바라보며 아쉬움을 달랬다.


공항으로 가는 전철을 타기 위해 역으로 갔는데 도저히 어떻게 표를 끊고 타는 건지 알 길이 없어 사람들을 붙잡으며 물어보았다. 나의 영어 실력이 부족한 건지.. 내내 빙빙 돌다가 결국 지나가던 남자 한 명이 나를 따라오라며 어디론가 데리고 갔다. 근데 웬걸 핀에어 버스를 타고 공항으로 가는 게 더 빠르다며 나를 태웠다. 결국 버스라니..난 전철을 타고 싶었는데ㅜㅜ 그래도 다행이지 싶은 맘에 모든 걸 내려놓고 버스에 올라탔다. 내가 먼저 자리에 앉고 뒤이어 샘 해밍턴을 닮은 그 남자가 굳이 내 옆자리에 앉더니 내 눈치를 살폈다. 많고 많은 자리 중에 왜 하필.. 영어도 못하고 피곤한데..고마웠지만 2시간가량 그의 덩치 때문에 몸을 움츠리는 바람에 다리에 쥐가 날 것 같았다. 그리고 영어도 나를 긴장의 연속으로 만드는데 한몫했다. 번역기를 돌렸음에도 어색한 시간들이 흐르고..그렇게 2시간 만에 도착했다. 그분께 고마움을 전하고 가려는데 본인을 따라오라는 제스처에 나도 모르게 이끌려 체크아웃하는 데까지 왔다. 마지막까지 나를 몸소 데려다준 그분께 지금도 고마운 마음은 잊을 수 없다. 그분이 떠나고 이제 체크아웃만 하면 되겠구나 마음을 놓고 있는데 짐을 부치는 사람이 한 명도 없는 모습에 당황스러웠다. 그런데 보안검색대에 사람들이 짐을 들고 길게 줄이 서있었다. 잠시 당황했지만 셀프체크인을 해야 할 것 같아서 기계를 찾아서 부쳤다. 예상보다 어렵지 않았고 그렇게 서둘러 끝냈던 셀프체크인이 화근이 되었다는 걸 전혀 예상하지 못한 체 난 4시간가량 남은 대기시간을 편한 마음으로 즐기고 있었다.



멘붕의 시발점..!

열심히 면세점을 활보하고 탈탈 털어 남은 돈으로 여유롭게 샌드위치를 먹으며 대기시간을 보냈다. 이제 탑승 차례가   예감하며 부지런히 일찍 갔는데 이미 사람들이 모든 의자를 차지하고 있었다. 역시 여행에서도 부지런한 한국인들이라 생각하며 나는  짧은 시간에  한국 친구  명을 만들고 한국으로  돌아가자 다짐하며 각자 출국 수속을 했다. 근데  차례에서 늦어지고 있는데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다. 승무원은 고개를 갸우뚱하고 누군가에게 가서 물어보는 행동들을 반복하는  보고 ~ 느낌이 들려던 찰나..  승무원이 빠른 영어로 나에게 말을 하는데  말인지 하나도 모르겠는데  지금  비행기 못타 라는  확실히  수가 있었다. 순간 머리는 하얘지고 뭐라 말이  나오고 눈물부터 나려는데 한국 교육원에서 출장차  학생들과 교수님이  상황을 보고 재빠르게 통역을 해주시며 잘못된 점을 알아봐 주셨다. 들어보아 하니 내가 셀프 체크인을   발렌티어를 no라고 했어야 하는데 제대로 읽지 않고 yes라고 눌러버린  원인이었던 것이다. 창피하고  자신에게 화나는 순간이었다. yes 누름으로써  자리는 오버부킹 됐을  양보하게  것이고  지금  비행기를 타고 가지 못하는 상황에다가  시간 후의 비행기도 없고 다음날도  수가 없게 되었다. ..진짜 암담한 현실에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고 눈물만 연신 흘렸다. 그런데 승무원이 중국(시안)  비행기가 20 후에 떠난다고 그걸 타고 가서 한국으로 들어가는 방법이 있다며 알려주었다.  이상 지체할 시간이 없었다. 다행인  한국교육원 학생  명이 나와 같은 상황이라 교수님께서 직접 발로 뛰어  학생과 나를 케어해주셨다. 인포메이션에 가서 나와  학생은 시안으로 가는 티켓 재발권을 받고 승무원이 챙겨주는 뭔지도 모르겠는 여러 가지 종이들을 들고 공항을 뛰었다. 뒤에서 승무원들의 Run~Run~ 이라는 환성밖에는..그렇게 뛰고 뛰어 도착해 티켓팅을 하고 자리에 착석하는 순간 울컥 펑펑 눈물이 났다. 운이 좋게 비즈니스 좌석에 앉았음에도 그런  전혀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무지한  탓과 긴장이 한꺼번에 풀리면서 하염없이 흐르던 눈물이 40분가량 흘렀다. 그렇게 한바탕 소동을 보내고 주섬주섬 티켓과 여러 종이들을 쥐어주던  생각나 정리하는데 카드가   있었다. 알고 보니  카드가 너의 자리를 내어주어 고맙다는 표시의 사례금이 들어있었던 것이다. 이게 무슨 횡재인가.. 여행하면서 이런 사례를 본적도 들은 적도 없었는데! 마지막이 스펙터클 해서 그렇지 지나와 생각해보면 이런 운이 없다. 비즈니스 좌석 + 현금.. 정말 뭣도 모르면 그런 행운도 찾아오는구나 싶었다 한국에 도착하자마자 CD기에서 돈을 찾아와 비행기  할부금을 어느 정도 갚으니 그제야 나의  여행이 마무리가 되었다 아주 기분 좋은 마무리로 끝나게 되어 행복했을정도?! 요즘 말로 금융 치료까지 받았으니 더할 나위가 있겠는가..!!

오래된 여행이었음에도 그 순간은 잊히지가 않는다. 지금도 그곳에서 만난 인연들과 만나며 그때의 여행들을 추억하고 있다. 모든 게 인연이었고 모든 게 행복했던 경험이었다.







작가의 이전글 고독 한스푼 행복 두스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