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것을 찾는다는 것

나다움이라는 나침반을 만들어가는 여정

"좋아하는 것이 뭐에요?"라는 질문을 받을 때마다 머릿속에 물음표만 가득했던 경험, 누구나 한 번쯤 해봤을 것이다. 특히 회사라는 안전한 울타리 안에서만 살아온 우리에게는 더욱 당황스러운 질문일 수 있다. 매일 아침 알람에 맞춰 일어나고, 정해진 업무를 처리하고, 월급을 받는 루틴 속에서 언젠부터인가 '나'라는 존재는 희미해졌다.

하지만 이젠 평생직장이라는 개념이 점차 사라지고, 개인을 알리는 것은 좀 더 중요하게 되어가는 시대라 생각한다. 이제 우리는 회사 밖에서도, 아니 회사와 상관없이도 살아남을 수 있는 '나만의 것'을 찾아야 한다는 압박감 마저도 든다. 나만의 것을 찾아가는 그 시작점은 '내가 진심으로 좋아하는 것'을 발견하는 일이다.

나이를 먹어가는 시점마다 계속 내가 진심으로 좋아하는 것이 무언인지를 고민하며 방황하는 여정이 계속 되었다. 남들은 다 자신만의 확실한 무언가가 있는 것 같은데, 나만 공허한 것 같아 밤잠을 설쳤었다. 마흔이 넘은 나이지만 지금 좋아하는 것을 찾아가는 것에 대해 괜찮다고 늦지 않았고 내 안에 분명히 빛나는 무언가 있다고 생각한다.



좋아하는 것을 모른다는 것의 진짜 의미


"좋아하는 게 없어요"라고 말하는 사람들은 꽤나 많이 만나보았다. 좋아하는 것이 명확하게 있는 사람이 있는 반면 아닌 사람도 많다. 우리는 종종 좋아하는 것을 '특별한 재능'이나 '남들이 인정하는 무언가'로 한정해서 생각하곤 한다. 그림을 잘 그려야 하고 운동을 잘 해야하는.. 이런 식으로 생각하곤 한다. 하지만 좋아하는 것은 훨씬 일상적이고 미묘한 곳에 숨어 있다. 사실 좋아하는 것은 화려하지 않다. 드라마틱하지도 않다.


커피를 마실 때 원두의 향을 깊게 들이마시는 그 순간, 복잡한 엑셀 데이터를 정리하면서 느끼는 성취감,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시간이 편안할 수 있다. 이 모든 것이 좋아하는 것의 단서가 될 수 있다. 디자인 작업을 하면서 다양한 클라이언트들을 만나봤는데, 그들 중 대부분이 자신의 강점과 매력을 과소평가 하고 있었다. 마치 자신만의 보석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그것이 돌멩이라고 여기는 것처럼. 하지만 만나서 대화를 나누다 보니, 각자의 업을 잘 이끌어가는 강점을 가지고 있었고, 무엇보다 그 과정을 즐거워하고 있었다. 그저 당연한 일이라고 여겼던 것이 사실은 그 분만의 특별한 재능이었던 것이다.



내면의 신호를 읽는 연습


좋아하는 것을 찾는 첫 번째 단계는 자신의 내면에서 보내는 미세한 신호들을 포착하는 것이다. 우리 몸과 마음은 생각보다 정직하다. 다만 너무 바쁘게 살아서 그 신호를 놓치고 있을 뿐이다.


에너지 지도 그리기

일주일 동안 자신의 에너지 레벨을 관찰해보자. 언제 에너지가 올라가고, 언제 떨어지는지를 기록하는 것이다. 단순히 '피곤하다', '재미있다'가 아니라 더 구체적으로 관찰해야 한다.


나의 경우, 프로젝트에서 클라이언트의 진짜 이야기를 발굴해내는 순간에 가장 큰 에너지를 느꼈다. 복잡하게 얽힌 비즈니스 문제를 하나씩 풀어가면서 핵심을 찾아가는 과정이 마치 추리소설을 읽는 것처럼 흥미진진했다. 그 깨달음이 지금의 브랜드 컨설팅이라는 길로 이어졌다.


과거의 흔적 찾기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 당신이 자연스럽게 끌렸던 것들을 떠올려보자. 그때는 '쓸모없다'고 여겨서 포기했던 것들 중에 지금의 당신에게 필요한 단서가 숨어있을 수 있다. 중학생 때 친구들의 고민을 들어주는 것을 좋아했다면, 지금도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것을 좋아할 가능성이 높다. 고등학생 때 교실 게시판을 예쁘게 꾸미는 역할을 맡아서 했다면, 시각적 표현에 대한 관심이 있을 수 있다.


일상의 패턴 관찰하기

SNS에서 어떤 콘텐츠에 '좋아요'를 누르는지, 어떤 유튜브 영상을 끝까지 보는지, 서점에서 어느 코너에 오래 머무르는지... 이런 무의식적 선택들도 중요한 단서가 된다.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의 교집점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잘하는 것'을 별개로 생각한다. 하지만 진정한 만족감과 성취감은 이 둘이 만나는 지점에서 나온다. 흥미로운 것은 좋아하는 일을 지속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잘하게 된다는 점이다. 좋아하니까 더 많이 하게 되고, 더 많이 하니까 실력이 늘고, 실력이 느니까 더 좋아하게 되는 선순환이 만들어진다.

반대로 아무리 재능이 있어도 좋아하지 않으면 한계에 부딪힌다. 억지로 하는 일은 번아웃을 가져올 뿐이다.

좋아하는 것을 찾기 위해서는 실제로 해봐야 한다. 머릿속으로만 상상하는 것과 직접 경험하는 것은 완전히 다르다. 콘텐츠 제작에 관심이 있다면 일단 블로그 포스팅 하나라도 써보자. 사진에 관심이 있다면 스마트폰으로라도 매일 한 장씩 찍어보자. 코딩이 궁금하다면 무료 온라인 강의라도 하나 들어보자.

중요한 것은 완벽하게 하려고 하지 않는 것이다. 일단 시작해보고, 그 과정에서 느끼는 감정을 관찰하는 것이 목적이다.


두려움이라는 장벽 넘기

좋아하는 것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가장 큰 적은 두려움이다. 많은 사람들이 완벽한 계획을 세우고 나서야 시작하려고 한다. 하지만 계획은 실행하면서 수정되는 것이다. 아무리 치밀한 계획도 실제 상황과는 다를 수 밖에 없다.

나 역시 첫 창업을 준비할 때 6개월 동안 사업계획서만 작성했다. 완벽한 계획이라고 생각했는데, 실제 시장에 나가보니 모든 것이 예상과 달랐다. 그 경험을 통해 깨달았다. 계획보다는 실행력이, 준비보다는 적응력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사이드 프로젝트

회사를 그만두고 새로운 일을 시작하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사이드 프로젝트로 시작해보자. 본업은 유지하면서 틈틈이 관심사를 탐구해나가는 것이다. 주말마다 2시간씩이라도 투자하다 보면, 그것이 정말 좋아하는 일인지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작은 성과들이 쌓이면서 자신감도 생기고, 나중에 본격적으로 전환할 때 리스크도 줄일 수 있다.


타인의 시선에서 자유로워지기

우리가 좋아하는 것을 찾지 못하는 또 다른 이유는 타인의 시선을 너무 의식하기 때문이다. '이런 걸 좋아한다고 하면 유치하게 보일까?', '돈이 안 되는 일을 좋아한다고 하면 비현실적으로 보일까?'


내면의 비판자 길들이기

우리 머릿속에는 항상 비판하는 목소리가 있다. "그런 거 해봤자 소용없어", "너는 그런 재능 없어", "현실을 봐"라고 속삭이는 목소리 말이다. 이 목소리를 완전히 없애는 것은 불가능하다. 다만 그 목소리가 진실이 아니라 두려움의 산물이라는 것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 목소리에 감사를 표하되, 결정권은 내가 가져야 한다.


다양성의 가치 인정하기

세상에는 다양한 역할이 필요하다. 모든 사람이 CEO가 될 필요도 없고, 모든 사람이 창업자가 될 필요도 없다. 각자의 관심사와 재능에 따라 다양한 방식으로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손글씨를 예쁘게 쓰는 것을 좋아한다면 캘리그래피 작가가 될 수 있고, 정리정돈을 좋아한다면 정리컨설턴트가 될 수 있다. 심지어 넷플릭스 드라마 리뷰를 잘 쓴다면 그것도 하나의 콘텐츠 영역이 될 수 있다.


작은 성공 경험 쌓기

좋아하는 것을 찾았다면, 그 다음 단계는 작은 성공 경험을 쌓는 것이다. 성공이라고 해서 거창한 것일 필요는 없다.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었다든지,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았다든지, 스스로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었다든지...


혼자서만 하는 일은 한계가 있다. 다른 사람들의 반응을 통해서 객관적인 평가를 받고, 개선점을 찾아나가야 한다. SNS에 올려보거나, 지인들에게 보여주거나,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유해보자. 처음에는 부끄러울 수 있지만, 점차 피드백을 받아들이는 것에 익숙해질 것이다.


갑자기 큰 것을 시도하지 말고, 단계별로 확장해나가자. 블로그 포스팅 1개에서 시작해서 월 4개, 주 1개, 격일 1개 이런 식으로 점진적으로 늘려가는 것이다. 이런 점진적 접근은 부담을 줄여줄 뿐만 아니라, 각 단계에서 배운 것들을 다음 단계에 적용할 수 있게 해준다.


나만의 스토리 만들기

좋아하는 것을 찾고, 어느 정도 실력을 갖추게 되면 그 다음에는 나만의 스토리를 만들어야 한다. 단순히 '잘한다'는 것을 넘어서서, '왜 이 일을 하는지', '어떤 가치를 추구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메시지가 있어야 한다.

차별화의 지점 찾기

똑같은 일을 해도 사람마다 접근 방식이 다르다. 그 차이점이 바로 개인 브랜드의 핵심이 된다. 예를 들어, 같은 요리를 해도 건강을 중시하는 사람, 시각적 아름다움을 중시하는 사람, 효율성을 중시하는 사람이 있다. 이런 관점의 차이가 각자만의 고유한 영역을 만들어낸다.


과거의 모든 경험이 현재의 자산이 될 수 있다. 실패 경험도 마찬가지다. 실패에서 배운 교훈들은 다른 사람들에게 가치 있는 인사이트가 될 수 있다. 나의 세 번의 창업 실패 경험은 처음에는 부끄러운 흑역사였다. 하지만 지금은 그 경험들이 클라이언트들에게 더 현실적이고 실용적인 조언을 해줄 수 있게 하는 소중한 자산이 되었다.


지속가능한 동력 만들기

좋아하는 것을 찾았다고 해서 끝이 아니다. 그것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나갈 수 있는 동력을 만들어야 한다.

관심 분야의 최신 트렌드를 지속적으로 파악하고, 새로운 기술이나 방법론을 배워나가야 한다. 하지만 무작정 많은 것을 배우려고 하지 말고, 핵심적인 것들에 집중하자.


혼자서는 한계가 있다. 같은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과의 네트워킹을 통해서 정보도 공유하고, 동기부여도 받을 수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든, 오프라인 모임이든, 스터디 그룹이든 자신에게 맞는 방식으로 연결점을 만들어나가면 큰 도움이 된다.



나다움이라는 나침반

결국 좋아하는 것을 찾는다는 것은 나다움이라는 나침반을 만드는 과정이다. 이 나침반이 있으면 어떤 상황에서도 길을 잃지 않을 수 있다. 회사가 어려워져도, 경제상황이 나빠져도, 나이가 들어도 내 안의 나침반은 여전히 방향을 가리키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방향으로 한 걸음씩 나아가면 된다.

완벽한 답을 찾으려고 하지 말자. 완벽한 답은 애초에 존재하지 않는다. 대신 지금 이 순간, 내 마음이 이끌리는 방향으로 작은 발걸음을 내딛어보자. 좋아하는 것을 찾는 여정은 목적지가 아니라 여행 그 자체다. 그 과정에서 만나는 모든 경험들이 나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줄 것이다.

모두의 여정을 응원하고 언젠가 자신만의 고유한 색깔로 세상을 물들이는 모습을 보게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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