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은 뿌린 것을 거둬들이는 그런 한 해가 되길
2023년 하반기 오랜 기간을 공을 들여 만들고 있는 신제품 런칭 마케팅을 존경하는 작가님이 운영중인 회사와 협업으로 일하게 되었다. 신제품 런칭 캠페인 콘텐츠를 AI로 만들자고 이야기가 나왔을 때 그걸로 정말 이미지를 만들 수 있을지 아무것도 몰랐다. 최종 결과물을 보고 나서 온몸에 전율이 흘렀다. 이건 단순한 도구의 발전이 아니라 세상이 근본부터 뒤바뀌고 있다는 신호를 깨닫는 순간이었다. 14년간 업을 이어오며 이 변화 앞에서 주저앉을 수 없고 이 흐름에 빨리 갈아타야 한다고 생각했고 11월 말부터 본격적으로 독학을 시작했다.
2024년 초, 미드저니와 스테이블디퓨전을 독학하며 시행착오를 거듭했다. 프롬프트 하나하나가 낯설었고, 원하는 이미지가 나올 때까지 수십 번씩 재생성 버튼을 눌렀다. 하지만 그 과정이 싫지 않았다. 오히려 새로운 창작 언어를 배우는 설렘이 있었다.
회사 아이디어 회의에서 목업이나 아이데이션 중인 디자인과 제품들을 AI로 제작했을 때 이런 것도 가능하다는 놀라운 반응이 많았다. 이미 유명한 브랜드에서는 AI를 가지고 다양한 콘텐츠들을 적극적으로 만들고 있었다. AI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들도 많은 편이었는데 AI는 도구일 뿐, 진짜 중요한 건 사람의 관점과 전략적 사고와 기회력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 무렵 인스타그램 콘텐츠 제작 강의를 들으며 21년도에 만들어 두었던 원더앨리 계정을 본격적으로 운영하기 시작했다. 브랜더로서의 생각과 경험 디자이너로서 AI와 접목해 활용하는 노하우를 나누고 싶었다. 팔로워 수도 적고 많이 알아봐주지도 않았지만 진심을 담아 하나씩 업로드하다 보니 조금씩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2025년 상반기, 회사 제품 패키지에 사용될 캐릭터를 AI로 개발하는 프로젝트를 리딩했다. 이전까지는 실험적 시도였다면 이번엔 실물 제품에 들어가는 중요한 작업이었다. 외주 캐릭터 개발과 디자인 의뢰를 맡기면 수백만 원의 비용이 드는 작업을 몇주 만에 완성했다. 교수님들의 강의를 듣고 AI를 실무에 바로 적용해서 만들어보라는 대표님의 지시도 있었지만 실무에 본격적으로 AI를 빠르게 도입하고자 하는 판단이었다고 생각한다.
물론 쉽지만은 않았다. 브랜드 아이덴티티에 맞는 톤앤매너를 찾이 위해 수백 개의 프롬프트를 테스트하고 디테일을 조정하기 위해 포토샵 보정 작업을 병행했다. 그리고 AI를 다뤄보지 않은 팀원을 다독이고 AI를 알려주고 동기부여 해주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면서도 중요하게 생각했던 건 AI가 만들었다는 사싱이 아니라 그 결과물이 우리 브랜드를 제대로 표현하는가였다.
인쇄물 적용까지 성공하고나서는 AI로 쉽게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나 자신이 변화를 주도하는 혁신가가 되어 가고 있다는 것에 매우 만족했다. 하반기에는 스레드를 통해 알게 된 브랜드빌더님의 강의를 비롯해 여러 AI 강의를 수강하며 역량을 한층 더 끌어올렸다. 배우면 배울수록 AI는 단순한 제작 도구가 아니라 비지니스 전략을 실행하는 파트너라는 확신이 들었다.
작년부터 지금까지 원더앨리 스레드를 꾸준히 운영했다. 팔로워는 1,456명 누군가에겐 적거나 많은 숫자가 될 수 있지만 그 숫자보다 더 값진 것을 얻었다. 바로 나만의 관점이었다. 매일 콘텐츠를 올리며 생각을 정리하고 사람들의 반응을 보며 내가 진짜 전하고 싶은 메세지가 무엇인지 선명해졌다.
1월, 프리에이전트 클럽이라는 커뮤니티를 구상했다. 나답게 일하고 나다운 삶을 고민하는 사람들을 도울 수 있는 커뮤니티를 만들고 싶었다. 세 번의 창업 실패를 겪으며 배운 것들, 14년간 조직에서 배운 것들 그리고 AI 시대에 필요한 새로운 역량까지. 이 모든 경험을 나누고 싶었다.
7월, 유튜브 프리에이전트 클럽을 기획하고 운영하기 시작했다. 카메라 앞에 서는 것도 편집도 썸네일 제작도 모두 새로운 도전이었다. 하지만 이미 AI를 익히며 낯선 것을 배우는 근육이 생신 터였다. 같은 시기에 AI강의 세 개를 동시에 수강하며 밤낯없이 공부했다. 힘들지만 즐거운 시간이 되었다.
8월에는 원더앨리 인스타그램을 재정비하고 프리에이던트 클럽 공저 작업을 시작했다. 브런치 작가 신청도 통과되어 본격적으로 글을 올리기 시작했다. 각각의 채널에서 나는 조금씩 다른 모습으로 말을 걸었지만 모두 나였다. 진정성과 소통, 성장과 나눔이라는 내 핵심 가치가 모든 플랫폼에 스며들 수 있도록 내 속에 맞춰 차분히 해나갔다.
변화 속에서 발견한 나
9월은 이직이라는 큰 결정을 내렸다. 권고 사직 후 천천히 나 자신에 대해 알아가며 천천히 회사를 알아보자고도 생각했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았다. 동시에 유튜브 채널을 제대로 운영할 수 있도록 관련 강의도 수강을 시작했다. 외부에서 보면 무모해 보일 수 있는 선택이었지만 내게는 명확했다. 이제 나다운 일과 나다운 삶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으니까.
2025년은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잘하는지를 발견한 해였다. 나는 사람들과 함께할 때 에너지를 얻는다. 누군가의 성장을 돕고 진심으로 소통하며, 관계 속에서 의미를 찾는 사람이다. 브랜드 디자이너로서의 정체성은 그대로지만 이젠 그 정체성을 표현하는 방식이 훨씬 다양해졌다.
AI는 내게 새로운 창작 도구였고 비지니스 확장의 수단이었으며 동시에 내 한계를 확장시켜준 파트너였다. 혼자서는 불가능했을 속도와 규모로 실험하고 실패하고 배울 수 있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더 중요한 깨달음을 얻었다. 결국 사람들이 원하는 건 기술이 아니라 그 기술로 만들어진 진짜 가치라는 것.
이 모든 여정을 거치며 예상치 못한 꿈이 생겼다. 회사에서 콘텐츠 기획자로서 커리어 전환을 도전해보고 나중엔 브랜드 디렉터로서 일을 해나가고 싶다. 책을 출간하고 강연장에서 사람들과 만나고 커뮤니티를 통해 함께 성장하는 것. 언젠가는 자립해서 내가 원하는 프로젝트만 선택하며 살아가는 것.
거창해 보이지만 이미 그 씨앗은 뿌려졌다. 브런치 글 하나하나하가 책의 챕터가 될 수 있고 유튜브 영상 하나하나가 강연 콘텐츠가 될 수 있다. 원더앨리의 계정의 팔로워는 숫자가 아니라 내 이야기에 공감하고 응원해주는 사람들이다.
25년은 목표를 재정비한 한해이기도 하다. 성공해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 나답게 살아야 한다는 확신으로 옮겨간 시간이었다. 세 번의 창업 실패가 가르쳐준 것처럼 계획대로 되지 않는 게 인생이다. 하지만 그 실패 속에서 배운 것들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듯 25년의 모든 시행착오도 결국 다음 장을 위한 밑거름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26년에는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까?
프리에이전트 클럽은 단순한 채널이 아니라 진짜 커뮤니티로 키워나가고 싶다. 함께 배우고 성장하는 사람들의 네트워크. 공저로 시작한 책을 완성하고 그 다음 단독 저서도 준비하고 싶다. 원더앨리 AI 계정은 AI 활용법뿐 아니아 미감을 높이거나 디자인 감각을 기르는 법으로 주제를 넓혀가며 사람들에게 도움되는 내용을 전달하고 싶다.
현재 회사에서 마케팅과 콘텐츠 기획 업무를 맡아 일하며 제대로 콘텐츠 기획자로 일하며 커리어 전환하고자 마음먹었다. 디자이너에서 마케터로의 전환이 정말 쉽지 않겠지만 도전하지 않으면 결과는 없다 생각한다. 그리고 최종 목표인 브랜드 디렉터가 되기까지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노력해가볼 계획이다.
AI 역량은 계속 강화하되 그것이 목적이 되지 않도록 조심하자. 중요한 건 도구가 아니라 그 도구로 누구에게 어떤 가치를 전달하느냐가 중요하다. 미술치료와 상담을 공부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사람을 더 깊이 이해하고 진심으로 도우며 살아가고 싶다.
이 글을 읽는 당신도 지금 어딘가에서 낯선 변화와 마주하고 있을지 모른다. AI든 이직이든, 새로운 도전이든 두렵고 불안한 것이 당연하다. 내가 경험을 통해 배운 것은 완벽한 준비를 기다리면 영영 시작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작게라도 시작하면 그 작은 시작들이 모여 길이 된다. 실패는 끝이 아니라 더 나은 방향으로 가기 위한 피드백이라는 것.
나다움을 찾는 과정은 거창한 게 아니었다. 매일 조금씩 실험하고 무엇이 나를 설레게 하는지 관찰하고 사람들의 반응 속에서 내 강점을 발견하는 것. 그리고 그 강점으로 세상에 나누는 것이다.
25년은 내게 되어가고 만들어가는 중이라는 의미를 가르쳐준 해라 생각한다. 나는 아직 완성되지 않았고 매일 조금씩 더 나다워지고 있다.
당신의 25년은 어땠나요? 혹시 저처럼 나다움을 찾아가는 여정 중이라면 응원을 보냅니다. 우리는 각자의 속도로 각자의 방식으로 걸어가고 있습니다. 당신의 발걸음들이 모여 원하는 삶으로 나아가길 바랍니다.
26년 더 나다운 이야기로 찾아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