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의미들 가운데 우울함을 머금은 블루가 있다. 지금 봄이 딱 그렇다. 따뜻해지고 금방이라도 꽃이 활짝 필 것 같은 기분이지만 나의 봄은 우울함으로 물들어 가고 있다. 여러 가지로 예전의 봄이 아니다.
강제성 없는 구속과 불편함이 있다. 자유롭고 싶은데 자유롭지 못하다.
화려하지도 않고 세상으로 나아가지도 못하고 항상 제자리 걸음걸이가 벌써 몇 년째다.
푸르른 바다고 아니고 짙은 초록의 산도 아니다. 아직은 추운 이른 봄에 떨리고 하얗게 변해 버리는 내 손가락과도 같다. 계절은 무심하게 제 갈 길을 가는데 쉽게 답을 찾지 못하고 오래도록 이 길을 헤맬 것 같은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