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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비스 Mar 04. 2022

오늘도 퇴사를 고민한 너에게.

퇴사해도 안죽는다

안녕.
오늘도 출근 잘했어?

 

겨우 눈을 뜨고 습관처럼 일어나 지옥철 타고 출근하고

이게 재미있던 적이 있었나 싶은 일을 하고

퇴근만 기다리지.


막상 퇴근하면 엄청난 걸 하는 것도 아니야.

책 읽어야 하는데

공부해야 하는데

이대로 살아도 되나? 싶지만 현실은 누워서 스마트폰만 들여다보고 있지.


내일 죽는다면 후회하지 않을 일을 하고 싶어!

거창하게 말했지만 사실은 아침에 눈 떴을 때

해야 하는 일을 생각하고

그게 즐거워서 죽을 정도는 아니더라도

기꺼이 해내는 그런 삶을 살고 싶었어.


그래서,

너보다 조금 빨리 퇴사를 선택했어.


직장 생활 5년. 그리고 스타트업 5년 차.

남들 좋다는 대기업을 나와서, 라는 좀 뻔한 클리셰 이긴 하지만

퇴사를 결심하기까지는 쉽지는 않았어.


회사에 재미를 붙여 보려고 하기도 하고,

주변 사람들에게 상담을 해보기도 하고,

태도를 바꿔 보려고 엄청 노력했어.


'회사 나가면 좋을 것 같냐'
'그래도 월급 주잖아'

그리고 마무리는 항상

...

'다들 그렇게 살아.'  


다들 그렇게 살아서 교복 입고 수능 치고 대학 가고 취업했는데

남은 70년을 또 그렇게 살아야 한다니?


차라리 도망친 곳에 천국은 없다는 멋진 말이라도 해줬으면 나았을까.

치열하게 살아온 20년의 결과가 제시하는 다음 라운드는 너무 재미없어 보였어.


집사야지
차 사야지
결혼해야지!  -  으악 결혼 안 해요! (내가 남의 말은 지지리 안 듣는 인간이라 다행이야)


이게 아닌데 싶은 갑갑함과

그래도 주시는 월급의 임계점이 교차되는 순간 결심했어.


'그래. 나가서 굶어 죽기라도 하겠냐.'

1종 보통 면허만 믿고 퇴사하겠습니다. 질렀어.


회사 나가면 인생 끝날 것 같았는데

막상 나와보니 새 인생 시작되더라.


회사원일 때는 갑-을이었는데

나온 순간부터 독립된 하나의 개체가 되어 있더라고.  


그만큼 일의 과정과 결과에 대한 책임도 져야 하지만

주변 동료들도 죄다 회사생활만 했으니,

질문의 대상이 너무 좁았던 거지.


그래서 오늘은 말해주고 싶어.

못 견딜 것 같다면, 이게 아니다 라는 생각이 확신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면


퇴사해. 퇴사해도 괜찮아. 안 죽어.


근데 준비 잘하고 퇴사해.


다 좋았는데, 퇴사 시점의 목표가 '퇴사' 에만 맞춰져 있다 보니

내 일 을 시작한 다음의 목표를 잡는데 오히려 시간이 오래 걸렸어.


오늘도 죽지 못해 출근했다면

네 주변에 같은 고민을 한 수십만 명의 사람이 있고

꼭 한 가지 길이 정답이 아니니 너무 힘들지 않았으면 해.


축하해!

내 주변의 환경과 사람을 어떤 것으로 채우고

어떤 삶을 살아갈 것인지 고민하기 시작한 것.  


진심으로 응원해.


조금씩, 작게 시도하고 많이 실패하면서

나에게 주어진 삶을 온전히 살아갈 기회를 찾아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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